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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의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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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서진의 하와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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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60g | 130*183*30mm
ISBN13 9788997835294
ISBN10 8997835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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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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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는 창밖을 말없이 바라보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특히 낯선 여행의 버스 안에서는 현지인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서 좋다. 누군가를 쳐다보다가 눈길이 마주치면 창밖을 보는 척하면 되니까. 심심하면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인사를 나눌 수도 있다. 하와이에서는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난다. 즐거워서 죽겠다는 표정의 사람을 툭, 하고 건드리면 이야기가 술술 흘러나온다. ---「Day 7 ‘Best of best bus driver’」 중에서

와이키키의 호텔의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마음이 따뜻해졌다. 복잡하고 시끄러워서 와이키키가 싫을 때도 있지만, 언제든 꺼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주는 불빛은 반가운 것이다. 토요일 밤, 버스에서의 파티는 끝나가고 있지만 와이키키의 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Day 10 ‘고래를 보고, 파티 버스를 타다’」 중에서

일 초도 되지 않는 자유 낙하의 기분은 짜릿했다. 물과 부딪히는 순간, 만 개도 넘는 물방울이 온몸을 감쌌다. 몸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살아남았다는 찰나의 감동. 사람들이 죽을 것 같은 공포를 경험하기 위해 번지 점프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여자 아이들의 환호가 들리고 돌양의 걱정스러운 얼굴이 보였다. ---「Day 34 ‘온몸을 사로잡는 펠레의 의자 다이빙’」 중에서

구름 사이로 해가 나오면서 노을이 졌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 중의 하나는 이렇게 바다에 둥둥 떠서 보는 노을이다. 오늘 하루도 잘 놀았구나 하면서 보는 노을 말이다. 서퍼들도 파도타기를 멈추고 노을이 지는 걸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우리도 이제 구불거리며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Day 45 ‘곰치 발견!’」 중에서

우리는 아무 장비 없이 그저 물속을 들여다보는 것뿐이지만 스킨스쿠버를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다의 바깥과 바다 속은 너무 다른 세상이고, 그 속의 기이한 경관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다시, 또다시 들어가서 구경하고 싶을 테니까. 유혹은 위험이 따르더라도 굴복할 수 없는 것이다. ---「Day 46 ‘일렉트릭 해변에서 물고기들에게 포위당하다’」 중에서

공항 복도에서 남자 두 명이 반주를 하고 여자 한 명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쉬움을 품고 하와이를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공연인 것 같았다. 쓸쓸한 멜로디다. 입국장에 흥겨운 하와이안 노래는 괜찮지만 출국장에서 이런 슬픈 노래는 부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아 후이 호우(A hui hou,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라는 가사가 들어가는 노래는 더더욱.
---「Day 55 ‘아 후이 호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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