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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끝으로 이어진

끝은 끝으로 이어진

창비시선-448이동
박승민 | 창비 | 2020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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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66g | 128*188*8mm
ISBN13 9788936424480
ISBN10 8936424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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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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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 몰골로

풍(風), 맞으며

대들면서

끝내 자기 생(生)의 흰 별을 찾아가는,

저 허공에 눈이 먼
--- 「미루나무의 겨울 순례」중에서


임종 의식에서 사제는 자기 엄마 앞에서도 감정이입되면 안 된다. 목에 차는 슬픔의 수맥을 틀어쥐고 죽음 바깥에 있어야 한다. 잘 보낸다는 건, 죄가 있어도 그게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무의식 덩어리를 흔들어서 동의를 구하고 답을 받아내는 묵묵부답의 연속. (…) 한 생애를 잘 배웅한다는 건 죽음을 잘 받아내는 것, 그런 다음에 탈진한 죽음은 영원히 살고 삶은 오래 죽는다.
--- 「삶은 오래 죽는다」중에서


바닥은 자꾸 밀리면서 바닥이 된다.
아직은 바닥이 아니야,
최선을 다하면서 밑바닥이 된다.

언제부턴가 바닥은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어찔하다.
자기 심장보다 땅의 심장이 더 쿵쾅거릴 때
어깨를 들고 자꾸 일어서는 유혹에 흔들린다.
--- 「허공의 성(城)」중에서


멸치의 생비늘처럼 말라 있는 가을비, 다리와 손가락을 응급 처방으로 한쪽씩 잘라낸 절지류가 젓갈처럼 한번 더 푹 삭기 위해 대기 중인 쪽창, 누워 푸석거리는 약봉지와 입금된 적 없는 희망 증서와 벼룩시장의 구인란이 식판처럼 엎어져 있는 검은 대낮
--- 「빛의 가장자리」중에서


바닥 밑엔 또다른 바닥이 있었어요.
그러니깐 우린 아직 바닥 위에 있는 거죠?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죠?
밑에서 올라오는 바닥의 생애에 가만히 심장을 얹어보세요.
까마득한 시간의 지층에서 올라오는
느린 숨소리들을 한번 더 느껴보세요.
그러니깐 우린 지금 너무 높은 곳에 있는 거죠?
--- 「바닥」중에서


체념할 줄 아는 나이가 되면 속은 편하다.
그런데 사는 게 꼭 거세당한 비육우 같다

(…)

그래도 가끔은 생을 도약대에 세우고 뛰어내리고 싶은 날이 있다.

내용물을 거꾸로 처박고 허공을 박차 오르는,
발에 묶은 끈마저도 끊어버리고 싶은.
--- 「번지점프」중에서


나는 이미 거기에 가 있을지도 모른다.
―죽음이라 부르는 그 흔한 곳에
몸의 일부, 나빴던 내 과거의 행실까지도
거기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

끝은 끝으로 이어진 세계의 연속,
존재는 늘 새로운 형식으로 우주의 일부로 다시 드러난다
--- 「끝은 끝으로 이어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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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농무』로부터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박승민의 『끝은 끝으로 이어진』은 그 ‘농촌공동체’가 오늘날 어떤 ‘생명/죽음공동체’에 이르게 되었는지 내력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자본에 의해 ‘해고’된 밭과 과수원은 주변부로 밀려나고, 시의 밭자락엔 노인들과 귀신들과 혼백들만 남아 두런거린다. 그곳에는 “땅의 환부가 심부에서부터 끓어오”(「바다는 오지 않는다」)르고, “꼬리뼈까지 끊어놓고 주저앉은 산의 늑골”과 “파헤쳐진 내장 속으로 참나무살과 가문비살, 참꽃살과 소나무살이 차곡차곡 쌓여”(「기계의 시간」)간다. 개발의 광풍에 살과 뼈가 으깨지는 고통을 겪기는 인간이나 자연이나 마찬가지이다. “탈진한 죽음은 영원히 살고 삶은 오래 죽는” 이 중음신(中陰身)의 세계에서 시인은 침착한 사제처럼 감정이입을 줄이고 “죽음 바깥”(「삶은 오래 죽는다」)을 살아내며 그 존재들을 극진히 배웅한다. 그런 점에서 이 시집은 소리 없이 지는 흑매의 “매화창(唱)”처럼, 사라져가는 농본적 세계와 자연에 바치는 “만가(輓歌)”이자 “송가(頌歌)”(「흑매 지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시인의 시선은 간절하게 한줄기 빛을 찾아 헤맨다. 길의 끝은 끝으로 이어지고, 시집 곳곳에 박혀 있는 ‘허공’들은 사금파리처럼 빛난다. 그 위태로운 허공이 시인의 경작지이다. “밟을 때마다 자꾸 삐걱거리던 지구의 사다리” 위에서 그는 탄식한다. “우주의 미아가 되기 위해 우린 너무 빨리 달려왔”(「April Come She Will」)다고. 지구라는 ‘생명/죽음공동체’의 제어할 수 없는 속도 앞에서 느끼는 현기증과 공포, 그 묵시록적인 전언 앞에서 우리는 지금도 “간신히 매달려”(「벼랑에 고드름」) 있다.
- 나희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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