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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린디합을

그들에게 린디합을

리뷰 총점8.1 리뷰 24건 | 판매지수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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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8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67쪽 | 380g | 153*224*20mm
ISBN13 9788954621519
ISBN10 895462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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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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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부에게 왜 담요를 주었느냐고 아까 물었죠? 사실 내가 순찰차로 돌아오기 직전, 어린 부인이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했소. ‘아들과 다른 공연을 보러 가세요. 사람들이 죽지 않는 콘서트요. 사람들이 즐겁게 노래 부르고, 춤추는 그런 콘서트 말이에요.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행복한 노래만 흘러나오는 곳이요. 나도 그런 곳에 가고 싶거든요..’ 나는 차 안으로 돌아왔고, 조금 울었소.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되돌아갔소. 그랬더니 그 어린 부인이 나에게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어린 부인은 이렇게 말했소. ‘우린 인간쓰레기예요’라고.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소. 다만 그 부부의 머리를 잠시 동안 쓰다듬어보았소. 그 작고, 동그랗고, 차가운 아이들의 머리를 말이오.”---「담요」 중에서

“이를테면 사람이 아무도 없는 텅 빈 댄스홀을 롱테이크로 오 분이나 보여줄 때,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심지어 음악조차 더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제야 비로소 화면 속에서 무엇인가를 본다. 그건 길감독이 도저히 표현할 수 없었던 일종의, 감정의 간격이다.”---「그들에게 린디합을」 중에서

그는 생각했다. 다른 세상에서 나는 그런 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지 않을 거야. 어머니는 아직까지 살아 계시겠지. 아버지가 다리 병신이 되지도 않을 테고, 그 세상에서…… 나는 담요를 잃어버리지도 않을 거야. 그 세상에는 「과학자의 사랑」이니, 『난, 리즈도 떠날 거야』 같은 거지 같은 글이 존재하지도 않을 거야.
(……)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그 세상에서 나는 파셀의 콘서트에서 이미 죽었을 거다.
나는 그때 죽었어야 해.
---「애드벌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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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기이하고 매혹적인 작품은 말과 침묵 사이의 틈새로 흐린 욕망의 풍경을 언뜻 언뜻 드러낸다. 언어가 말을 더듬을 때까지 벼랑으로 몰고 가며 태연하게 연출하는 이 잔잔하고 불안한 한 편의 연극은 어 어떤 단정적인 해석도 거부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 그 잔상이 길게 남는다.
- 김화영(불문학자, 문학평론가)

일상의 삶이란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각자의 삶의 연약함들은 또 어떻게 서로 연결돼 있는지를 이 소설은 ‘구조적으로’ 입증해낸다. (……) 말로 ‘규정’하지 않고 침묵으로 ‘환기’하는 이 스타일의 효과는 절묘하다. 그럴 때마다 두 부부 사이에서 발생중인 어떤 ‘파열’의 조짐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꿈틀댄다.- 신형철(문학평론가)

문학이 유독 젊고 새로운 것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으나 최근의 문단이 손보미에 대해 보내는 확신에 찬 기대는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취향과 입장을 조금씩 달리하는 사람들이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이 작가를 지지하고 있다. 삶의 ‘파열’을 드러내는 단편의 전형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세련된 분위기와 낯선 문체의 흡인력, 치밀한 구성과 비밀스러운 결말의 묘미가 그녀 소설의 매력으로 주로 거론됐다. (……) 대개의 좋은 소설들이 그렇듯 손보미 소설의 매력에 대해서 명쾌하게 말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조연정(문학평론가)

그녀의 소설이 언제나 그렇듯 대단히 정교한 이야기의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그 촘촘한 이야기는 이상하게도 가장 결정적인 대목을 말하지 않고 그것은 말해지지 않은 덕에 더욱 강렬한 방식으로 전달된다.- 권희철(문학평론가)

가짜 전기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등장인물을 능란하게 가지고 놀면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작가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사랑과 중력의 유사성/차이를 성찰하는 대목이 많이 나오지만 이것이 너무 지나쳐 소설이 옆길로 새지 않을 정도로 잘 통제하고 있다. 그래서 상큼한 뒷맛을 남긴다.
남진우(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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