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요코하마 히데오 7년만의 미스터리 신작] 슬럼프에 빠진 건축가에게 들어온 의뢰. 그는 온 마음을 다해 주택을 완공하지만 주인은 집을 방치하고, 건축가는 예상치 못한 진실을 알게 된다. 7년이라는 삶의 공백에 머물던 작가 요코하마 히데오. 그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결국에 삶에 머물러, 넘어지고 있을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한다. -소설MD 이주은
인간이 집에 가진 고집들은 단순한 취미나 기호에 머물지 않는다. 개인의 가치관과 숨겨진 욕구가 드러난다. 그것은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 오히려 과거에 뿌리내리고 있다. --- p.29
인생의 기로에 섰을 때, 혹은 도무지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절로 떠오르는 곳을 고향이라 부른다면, 아오세에게는 숫제 고향이 없었다. 남은 건 빛의 기억뿐이다. 부드러운 빛 속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갈망이 솟아오를 때가 있다. 떠돌던 건설 현장의 숙소에는 희한하게도 북쪽 벽에 큰 창이 나 있었다. 새어 들어오는 것도, 쏟아져 들어오는 것도 아닌, 왠지 조심스레 실내를 감싸 안는 부드러운 북쪽의 빛. 동쪽 빛의 총명함이나 남쪽 빛의 발랄함과는 또 다른, 깨달음을 얻은 듯 고요한 노스라이트(north light). --- p.33
살아 있는 것들은 본능적으로 의지할 곳을 찾는다.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어디든 갈 수 있는 것이다. --- p.183
절대적인 아름다움이라 불러야 할 것이 어디에 깃드는지 알고 있었고, 그래서 자신도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려고 했지. 그건 자신의 마음을 채우는 작업이야. 채워도, 채워도 여전히 부족한 것을 하염없이 채워나가는 끝없는 작업.
“남은 건 빛의 기억뿐이다. 부드러운 빛 속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갈망할 때가 있다.” 건축사 아오세는 어느 날 의뢰인에게 메일을 한 통 받는다. 책에 수록된 아오세의 ‘Y주택’을 보고 싶어 찾아갔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다는 내용이다. 아오세에게 Y주택은 특별하다. 직장과 가정에서 실패하고 현실과 타협하며 일하던 중 ‘스스로 살고 싶은 집’을 지어달라는 의뢰를 받고, 처음 건축을 시작했을 때처럼 설렘을 느끼며 최선을 다해 설계했었다. 아오세가 망설임 끝에 찾아간 Y주택은 애초에 사람이 산 흔적 없이 텅 비어 있다. 다만, 2층 창가에 독특하게 생긴 의자 하나가 창을 향해 놓여 있는데……. 완공된 집을 보며 함께 감격했던 일가족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걸까?
상실을 겪고도 꿋꿋이 삶을 지탱하는 이들을 위로하는 이야기 휴먼 미스터리의 정점에 놓일 거장의 최신작
“여행을 하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인지도 알 수 없어 걸음을 내딛지 못하게 된 사람에게 이정표 같은 빛이 내리쬐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_작가 인터뷰 중
건축사 아오세 미노루가 직접 설계한 Y주택에 얽힌 미스터리를 좇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가정과 직장에서 한 번씩 실패를 경험했다. 거품경제기를 거치며 직장에서 잘리기 전에 자진 퇴사했고, 상처 입은 자존심 탓에 아내와도 이혼했다. 예전의 열정을 잃고 주어진 의뢰를 그저 처리하기만 하던 중에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지어달라’는 특이한 의뢰를 받고, 마음을 다해 Y주택을 설계하고 완공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의뢰인이 Y주택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유라도 알고 싶은 마음 반, Y주택을 지으며 진심을 나눈 사람이 걱정되는 마음 반으로 집주인을 찾아 나서지만, 그에 대해 알게 될수록 드러나는 예상치 못한 진실이 아오세를 혼란에 빠뜨린다.
주로 기자나 경찰 조직을 다뤄온 작가가 이번에는 건축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노년에 나치스의 탄압을 피해 일본으로 망명했던 근대 건축의 거장 브루노 타우트가 주요하게 등장, 그의 인생과 작품관을 통해 예술가의 정신과 그곳에 깃드는 건축가 개인의 삶을 조망한다. 타우트는 건축에서 공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심미안을 의심하지 않고 추구하던 ‘미美’를 구현하여 건축사에 이름을 남겼다. 만든 지 얼마 안 된 제 작품이 사라지고 잊히는 경험을 한 아오세는 점차 초심을 잃어갔지만, 망명을 거듭하는 불안한 상황에서도 ‘남기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아 작품을 구상했던 타우트의 존재는 건축가로서 자아를 각성하는 계기가 되어준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자신만의 것을 남기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에게 세계적인 건축가도 당신과 다르지 않다며 공감과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작품을 통해 꾸준히 ‘가족’을 다루었다. 고위 경찰관이 아내를 살해하고 방치한 사건을 다룬 『사라진 이틀』은 물론이고, 시효 만료를 앞둔 아동 실종사건을 다룬 『64』에서도 주인공 가족에 부여된 이야기는 작품 전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본작에서 작가는 처음으로 가족을 정면에서 다룬다.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던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전국을 떠돌던 아오세는 자신과 달리 고향 즉 ‘돌아갈 곳’이 있는 아내와 ‘집’에 대한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한다. 그 후 그는 타우트가 일본에서 머물렀다는 작지만 정갈한 센신테이를 방문하고 깨닫는다. ‘집’의 가장 큰 가치는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함께하는지에 있다고. 남루한 내면을 그대로 내보였던 아오세는 타우트를 접하고, 또 ‘Y주택’을 짓고서야 자신의 과거를 담담히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독자들은 인물간의 오해와 용서, 그리고 진실을 받아들이며 삶이 ‘재생’하는 과정을 함께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작중 고독과 허무를 딛고 계속해서 작품을 그렸던 화가의 ‘채워도 채워도 부족한 것을 하염없이 채운다’는 예술에 대한 신조는, 수없는 상실을 겪고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든 경이로운 삶을 위한 응원으로 확장된다.
“이런 소설을 읽을 수만 있다면 몇 년이든 기다릴 수 있다.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읽히길 진심으로 바란다.” _‘기노쿠니야 서점 선정 베스트’ 평
구매빛의 현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YES마니아 : 플래티넘스타블로거 : 블루스타c*****o|2022.01.17|추천0|댓글0리뷰제목
한때 잘 나갔던 일급 건축사 아오세, 일본의 거품 경제기를 겪으며 그의 삶도 크게 흔들리는데 직장에서는 자진 퇴사를 그리고 아내와는 이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건축가로서의 초심과 열정을 잃어버리고 동창이 운영하는 사무소에서 그저 주어진 일만 의욕없이 해내는 아오세에게 과거 그가 작업했던 주택과 똑같은 주택을 지어달라는 달갑지 않은 의뢰가;
한때 잘 나갔던 일급 건축사 아오세, 일본의 거품 경제기를 겪으며 그의 삶도 크게 흔들리는데 직장에서는 자진 퇴사를 그리고 아내와는 이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건축가로서의 초심과 열정을 잃어버리고 동창이 운영하는 사무소에서 그저 주어진 일만 의욕없이 해내는 아오세에게 과거 그가 작업했던 주택과 똑같은 주택을 지어달라는 달갑지 않은 의뢰가 들어옵니다. 잡지에 실리면서 개성 있는 주택으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도 했지만 건축주의 특별한 의뢰로 인해서 아오세에겐 더 특별했던 그 집에 대해 아오세는 뜻밖에 어떤 얘기를 전해 듣게 되고, 그 집과 건축주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소식이 끊긴 건축주를 찾아 나섭니다. 소식이 끊겨버린 건축주 요시노의 이야기는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주인공 아오세가 그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아오세의 가족 이야기는 작품이 왜 휴먼 미스터리라 불리는지 수긍이 가게 하네요. 주인공 아오세와 건축주 요시노의 인연 그리고 두 사람이 잃어버린 것과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부서진 삶과 상실 그리고 회복에 대해 말하고 있는 듯 한데, 읽고 나면 독자 역시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는 공간과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구매빛의 현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YES마니아 : 플래티넘스타블로거 : 골드스타달***마|2022.01.17|추천0|댓글0리뷰제목
요코야마 히데오님의 빛의 현관 입니다.
5천원 페이백이란 이벤트 덕분에 구매했던 책입니다.
오구오구이벤트 였는데 이제는 100퍼센트 페이백이란 이벤트명으로 바뀌었..?ㅎ
건축사 아오세 미노루가 직접 설계한 Y주택에 얽힌 미스테리를 좆으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주로 기자나 경찰 조직을 다뤄온 작가 요코야마님이 이번에는 건축이라는 소재로 단행본을;
구매빛의 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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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YES마니아 : 로얄스타블로거 : 블루스타달**자|2022.01.16|추천0|댓글0리뷰제목
페이백 이벤트로 대여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신작으로 가장 아름다운 미스터리라는 찬사를 받은 소설입니다. 직장과 가정에서 한 번씩 실패를 경험하고 예정의 열정을 잃은 건축사 아오세 미노루가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지어달라는 특이한 의뢰를 받아서 마음을 다해 설계하고 완공한 Y주택에 얽힌 미스터리를 좇으며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페이백 이벤트로 대여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신작으로 가장 아름다운 미스터리라는 찬사를 받은 소설입니다. 직장과 가정에서 한 번씩 실패를 경험하고 예정의 열정을 잃은 건축사 아오세 미노루가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지어달라는 특이한 의뢰를 받아서 마음을 다해 설계하고 완공한 Y주택에 얽힌 미스터리를 좇으며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