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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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아야츠지 유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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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일곱 명의 미스터리 연구회 대학생들이 봄방학을 맞아 일주일 예정으로 츠노시마[角島]라는 무인도로 여행을 떠난다. 츠노시마는 반년 전, 수수께끼의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와 그의 부인, 고용인 부부 등이 처참하게 살해되었던 곳이다. 그들이 묵기로 한 ‘십각관(十角館)’은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은 ‘청옥부’의 별채로 열 개의 변으로 이루어진 기묘한 십각형 형태의 건물이다. 그들은 미스터리 연구회의 전통에 따라 아가사, 반, 엘러리, 르루, 포, 카, 올치 같은 유명 미스터리 작가의 이름을 닉네임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루가 지나 기괴한 건물에 점차 적응이 됐을 무렵, 십각관의 중앙 홀 테이블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표지판이 발견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누군가 장난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들 중 아무도 관련되지 않았음이 밝혀지자, 서로를 의심하는 분위기로 흐르면서 이상한 긴장감이 감돈다. 한편, 함께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육지에 남아있던 전 회원 가와미나미는 작년에 사고로 죽은 미스터리 연구회의 신입회원 ‘치오리’와 관련된 내용의 편지를 받는다. 발신자는 바로 반년 전에 죽은 ‘나카무라 세이지’, 같은 편지가 섬으로 떠난 미스터리 연구회 회원들에게도 발송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괴편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독자적인 수사에 나선다. 십각관에 묵은 지 3일째 되던 날, 일행 중 한 명이 정체모를 살인범에 의해 목이 졸려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들이 경악하는 순간, 죽음의 그림자는 그들 모두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2. 일본 미스터리계를 뒤흔든 신본격 미스터리의 시작 1987년 발표된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은 당시 일본 미스터리계의 주류였던 사회파 리얼리즘 스타일의 변격 미스터리에 반기를 들고, 추리문학 고전기의 본격 미스터리로 돌아가고자 했던 ‘신본격 운동’의 효시가 된 작품이다. 교토대 미스터리 연구회 출신으로 고전 추리물을 두루 섭렵한 미스터리 마니아였던 아야츠지 유키토는 ‘트릭’에 집중한 초기 엘러리 퀸 작품들을 자신의 이상적인 모델로 삼아, ‘독자와의 두뇌 게임’에 충실한 작품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일본 미스터리계의 대안으로 떠오른다. 그는 추리문학 황금기의 작가와 작품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 위해 그들의 트릭을 다시 뒤집고 패러디하며, 오마주를 바치는 작품들을 발표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간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이에 자극받은 수많은 작가들이 ‘신본격’을 지향하는 수많은 작품을 쏟아내면서, 일본 미스터리계는 바야흐로 신본격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3. 고전의 재해석과 참신한 시도가 어우러진 걸작 아야츠지 유키토의 대표 시리즈인 《관》시리즈는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수수께끼의 건축가가 일본 곳곳에 만들어 놓은 독특한 건축물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관》시리즈의 첫 작품이자 그의 데뷔작인 <십각관의 살인>에는 그의 이후 작품들을 규정짓는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먼저, 추리문학 황금기에 대한 향수가 작품 전체에 진하게 드리워져 있다. <십각관의 살인>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연상시키는 ‘폭풍의 산장’ 설정을 기본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추리문학 황금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이름을 등장인물들의 별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전 추리물의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유명한 패턴과 작가의 이름을 전면에 등장시켜, 어떻게 변주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며, 각자의 캐릭터에도 독특한 분위기를 부여하고 있다. 두 번째, 육지와 섬으로 나뉘어 사건이 진행되는 ‘이중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츠노시마의 인물들과 사건을 추리하는 육지의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교차 전개되는 이중 구조는 작품 마지막에 이르러 서로 겹쳐지며 사건의 진상을 밝혀주는 동시에 작품을 읽는 독자에게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이중 구조는 이후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에 ‘현재와 과거’, ‘소설 속 소설’ 등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며 독자적인 방식으로 진화하게 된다. 세 번째, ‘탐정 대 범인’의 대결이 아닌 ’작가 대 독자‘ 사이의 대결이 펼쳐진다. 《관》 시리즈에는 ‘시마다 키요시’라는 탐정이 등장하지만, 그는 사건의 추리에만 신경 쓸 뿐 그것의 해결이나 범인에 대한 응징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작가는 오히려 독자를 어떻게 속일 것인가에 더 치중하는 듯이 보인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들은 마니아를 위한 미스터리로 불리기도 한다. 작가 후기에서도 작품 속의 트릭을 통해 독자를 속이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며, 독자들과 기꺼이 정정당당한 게임을 펼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십각관의 살인>은 작가의 데뷔작인 탓에 간혹 인물 묘사나 대사가 어색한 부분도 눈에 띄지만 이러한 단점을 덮을 만한 기발한 이중 구조 전개와 대담한 트릭의 사용으로 독자적인 경지에 이른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십각관 속의 십각형 소품, 만우절 에피소드, 담배 피는 취향 등등 미스터리 마니아 특유의 재기 넘치는 장치들도 곳곳에 숨어있어 잔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4. 1987년, 1997년, 그리고 2005년 전설의《관》시리즈 부활! 1987년, 일본 미스터리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십각관의 살인>은 단숨에 일본 미스터리계의 판도를 뒤바꿔 놓으며 정통파 신본격의 시대를 열었다. 이후 수많은 추종자와 아류작들을 낳으며 일본 신본격의 시작을 알린 전설적인 작품으로 등극하게 된다. 발표된 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미스터리 베스트에서 빠지지 않을 정도로 그 재미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1997년, 일본에서 출간된 지 10년 만에 드디어 한국에 번역된 <십각관의 살인>. 그러나 국내 미스터리 마니아 사이에 화제의 작품으로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일찌감치 절판되어 미스터리 팬들을 절망시켰다. 그 후 오랫동안 옥션과 헌 책방에서 고가로 거래되면서 한국판 《관》시리즈의 전설을 낳게 된다. 미스터리 마니아를 위한 궁극의 작품이라는 평과 희귀성으로 인해 과대 포장된 작품이라는 평으로 의견이 엇갈리며 그 유명세는 커져만 갔다. 2005년 여름, 미스터리/스릴러 소설의 폭발적인 출간 러시 속에서 마침내 다시 출간된 <십각관의 살인>, 이제 그 전설의 실체를 확인할 순간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