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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

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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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목문학상 및 토지문학제 대상 수상작 수록 작품집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148*210*20mm
ISBN13 9791165526528
ISBN10 1165526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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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치 새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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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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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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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익, 학습된 휘파람 소리가 섞여 들어와 머리를 쿵쿵 두드렸다. 최변이 모르는 게 있다. 내가 언제인가부터 그의 휘파람 소리에도 침을 흘리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한 날, 나는 다짐했었다. 가끔은 나를 속이기도 하는 저 소리에 침 흘리지 말자고. 그러자 정말로 휘익, 소리를 듣고도 더 이상 침이 고이지 않았다.
---「안락사회」중에서

동화책에 이런 내용이 있어. 한 소년이 누에고치 속에서 나방이 나오려고 애쓰는 걸 보았대. 소년은 그 모습이 너무 딱하더래. 그래서 칼로 구멍을 찢어 주었지. 그랬더니 밖으로 나온 나방이 얼마 못 가 죽어 버렸대. 나방은 누에고치에서 빠져나오려는 과정을 겪어야만 죽지에 힘이 생겨 날 수 있게 되는 거야.
---「코쿤룸」중에서

집구석이 문제야. 이놈의 집구석……. 집구석이란 단어에선 애증의 냄새가 난다. 가정과 집구석 중에, 가족과 어울리는 단어는 단연 집구석이다.
---「집구석 환경 조사서」중에서

나는 여섯 살이었다. 엄마는 은밀한 목소리로 이런 처세를 알려 주었다. “잘 들어 둬. 고스톱 치다가 바닥에 먹을 게 없잖냐. 그러니까 맨땅에 헤딩해야 할 상황에 처하거든, ‘비, 풍, 초, 똥, 팔, 삼’ 일단 요 순서대로 버리는 거야. 이게 다 욕심 부리자면 끝도 없는 패거든. 쥐고 있다가 쓰리고에 피박 쓰고 쌍코피까지 터지면 아주 끝장이야, 끝장.”
---「아름다운 나의 도시」중에서

나는 머리맡에 둔 수첩을 펼치고 닥치는 대로 썼다. 견디기 위해서. 나를 따라다니는, 나를 괴롭히는, 가끔씩 내 머릿속에서 타오르는 불씨. 나는 머릿속에 들어찬 무수한 ‘너’를 증오하며 오직 잊기 위해 글을 썼다. 문장 안에 ‘너’를 가두고 닫아 버렸다. …… 나는 ‘너’를 오랫동안 죽을 때까지 종이 위에 박제시켜 놓을 수 있다고 믿었다.
---「기억의 제단(祭壇)」중에서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에 속도가 붙었다. 부조리를 향한 삿대질, 충만해진 정의감, 뭔가 확 엎어 버리고 싶은 혁명의 에너지가 손가락에서 자판을 타고 인터넷 세상으로 건너갔다. 욕 좀 하는 키보드 워리어로 게시판을 실컷 누빈 사내는 조금씩 감정이 누그러져 오는 것을 느꼈다. 변한 건 없어도 어쨌든 좀 살 것 같았고, 일단은 그걸로 족했다.
---「조용한 시장(市場)」중에서

그동안 나는, 이렇게 미끈한 상태로 젊음을 누리다 스물아홉엔 미련 없이 삶을 버릴 작정이었다. 솔직히 지금도 나는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 버린 포만감 때문에 남은 생이 좀 지루하다.
---「클리타임네스트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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