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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악보

사유의 악보

: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

[ 개정판 ] 하이브리드 총서-01이동
리뷰 총점7.8 리뷰 5건 | 판매지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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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532쪽 | 672g | 140*215*25mm
ISBN13 9788954445832
ISBN10 895444583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서곡. 사유의 악보―기형과 잡종의 글쓰기를 위한 하나의 서문
1악장. 폭력의 이데올로기 비판을 위하여―윤리인가 불가능성인가: 폭력의 아포리아와 유토피아
2악장. 페티시즘과 불가능성의 윤리―유물론적 윤리학의 한 서론을 위하여
3악장. 미학으로 (재)생산되지 않는 미학―알튀세르 예술론의 어떤 (불)가능성
4악장. 문학적 분류법을 위한 야구 이야기―이사만루와 무타무주, 근대와 리셋의 욕망
변주 1. 세계문학의 이름으로: 낯선 ‘세계’와 낯익은 ‘문학’
5악장. 테제들의 역사를 위한 현악사중주―바르토크의 조바꿈과 사티의 도돌이표 사이에서
변주 2. 장치란 무엇인가: 푸코, 들뢰즈, 아감벤을 함께 읽기
6악장. 나르시시스트를 위한 자기진단법―자서전 읽기의 몇 가지 증례들
변주 3. 진단과 비판: 들뢰즈의 니체 해석
7악장. 불가능한 대화를 위한 자동번역기―이식된 근대와 오역된 풍경 사이로의 한 이행
변주 4. 사상사의 한 풍경: 마루야마 마사오와 고야스 노부쿠니 사이
8악장. 초월의 유물론, 변성의 무신론―박상륭을 다시 읽기 위하여: 「뙤약볕」 연작의 한 독해
변주 5. 인간과 성스러움: 모스와 카유아를 읽으며
9악장. 랑시에르의 번역을 둘러싸고―「민주주의에 대한 증오」 서론의 정밀 독해
변주 6. 지적 해방이란 무엇인가: 자코토의 고유명
10악장. 새로운 제1철학: 불확실한 광장에서 나눈 불편한 우정―‘작가선언’을 둘러싼 한 좌담의 흔적들: 박시하, 심보선, 은승완, 진은영과의 대화
변주 7. 문학적 철학의 두 가지 유형: 푸코의 문학론과 마슈레의 문학론
11악장. 소설을 권유하는 시, 시를 전유하는 소설―김언의 시와 박상의 소설에 대한 비평적 농담 한 자락
12악장. 테크노 음악의 분열과 몽환―정주와 횡단의 음악적 (탈)정체성: dancer/danger의 양가성에 바쳐
변주 8. 인문학 서평을 위한 몇 개의 강령들
13악장. 파국의 해석학: 후기(後期) 혹은 말년(末年)의 양식이란 무엇인가―사이드, 슈트라우스, 주네, 라캉, 헤겔을 위한 하나의 후기(後記)
종곡. 중독에의 권유: 각주들로만 이루어진 부고(訃告)와 유서(遺書)의 결어들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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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돌이켜보자면, ‘죽음’을 술어로 갖지 않는 ‘삶’은 한시라도 가능했던가, 혹은 바꿔 말하자면, ‘빈사瀕死’를 빈사賓辭로 갖지 않는 언어는 과연 한순간이라도 가능했던가. 폭력이라는 개념은, 그것이 언제나 검은 리본이라는 죽음의 표식을 단 채 진행되는 삶의 문제, 곧 되갚을 수도 되찾을 수도 없는 죽음(삶)을 삶(죽음)으로 회수하고 상환하려는 역설적 문제와 항상 결부된 것이기에, 바로 그 이유에서 항상 ‘문제적’이다.
--- p.24

‘이중어 글쓰기’라는 근대적/식민지적 문학의 한 극단에 위치한 김사량의 언어 안에서 드러나고 있는 쟁점은 보다 더 ‘극적’인 것인데, 내가 인용한 부분은 특히나 고유명의 ‘번역’ 혹은 ‘표기’라는 문제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문제적’인 것이 된다. 번역이란 단순한 일대일 대응의 옮기기가 아닌 것, 번역이란 오히려 무엇을 잃거나 덧붙인 상태에서의 어떤 변환 내지 전화轉化를 의미하는 것이다. 번역은 기본적으로 어떤 상실이거나 덧칠이다. 번역에 있어서는 언어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대일 대응이란 것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가감 없는 번역이란 없고 곡해 없는 해석이란 무의미하기까지 한 것.
--- p.179

‘작가선언’의 작가들에게는 그 스스로 어떤 ‘전위’라는 의식이 있었을까? ‘작가선언’이란 무엇보다 일단 어떤 ‘선언’을 표명하는 것이고 그러한 표명을 통해 어떤 식의 행동이나 반응을 기대하고 요구하게 되는 것이므로. 여기서 나는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의 의미에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레닌적 의미에서 ‘전위’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무언가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일종의 작가의식에 대해 이 작가들 자신의 의견과 느낌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이들에게서 ‘연대’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그리고 그 안에서 ‘문학적인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내가 궁금했던 것은 이 작가들 사이에, 그리고 ‘우리들’ 사이에, 하나의 ‘세대 의식’이 존재하는가, 혹은 그러한 ‘세대 의식’이 심지어 요구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어떤 형식을 갖게 되는가 하는 문제였다.
--- p.395-396

우리는 이러한 복제의 문제를 ‘표절’이라는 새로운 문제 층위에서도 또한 읽어낼 수 있다. 플라톤은, 말하자면, 표절반대론자인 것이다. 예술과 그것이 취하고 있는 모방이라는 방법론에 대한 그의 가치 폄하가 자신의 형이상학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 것이, 원형과 모사, 원본과 복제의 이분법적인 존재론의 위계질서에 대한 그 자신의 확고한 믿음이었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결국 예술은 그것이 이데아에 대한 일종의 ‘표절’이기 때문에 플라톤에게 있어서는 비난받아 마땅한 것으로 남는 것이다, 마치 찌꺼기처럼. 이러한 관점에서 록 키드로 대변되는, 음악에서의 표절반대론자들과 결벽증 환자들은 결국 근본적으로 모두 플라톤주의자들일 뿐이었다.
--- p.459-46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도,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자음과모음은 지난 12월에 정통 학술 총서 ‘새로운 사유의 힘, 뉴아카이브 총서’를 선보인데 이어 올 3월에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을 그려나갈 ‘하이브리드 총서’를 펴낸다. 국내 학자들의 집필서만으로 구성되는 이 총서는 “경계 간 글쓰기, 분과 간 학문하기,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도”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통섭’의 학문하기가 한국의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주목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이 총서로 펴내는 책들은 지난 2~3년간 계간 문예지 『자음과모음』의 ‘스펙트라’, ‘하이브리드’ 꼭지를 통해 연재된 인문, 사회, 과학, 예술 제 분야의 원고를 대상으로 하는데, 총서 발간을 계기로 일정한 퇴고 기간을 거쳐 좀 더 핍진한 주제의식과 매력적인 문체로 짜임새 있게 가다듬었다. 국내 학자들의 야심 찬 학문적 실험과 매력적인 글쓰기가 한데 어우러진, 국내에서 자체로 생산되는 보기 드문 총서가 아닐 수 없다.

하이브리드 총서 1차분은 문학평론가이자 작곡가인 최정우의 『사유의 악보―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 디자인 연구자 박해천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여성학자 권김현영 외 5인의 『남성성과 젠더』 총 3권이다. 음악, 문학, 철학, 미학, 정치학, 심리학, 신학, 윤리학 등 다방면의 이론을 교배시키며 현란하면서도 핍진한 사유의 장을 펼쳐 보이는 최정우, ‘아파트’라는 프레임을 통해 한국의 세대론과 시각문화를 통찰하는 박해천, 남성성이라는 주제 아래 젠더론의 새 논법을 제시하는 권김현영 외 5인 등, 익숙한 대상들을 낯선 시각과 실험적인 방법론을 통해 새롭게 조명해낸 이들의 탐구는 작금의 인문학도들에게 참조해야 할 중요한 판본이 될 것이다. 향후 이택광, 이현우, 박원익, 정여울 등의 근간도 준비 중이다.

한국 이론계에 출현한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
: 13개의 악장과 8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사유의 악보


하이브리드 총서 첫 번째 책, 최정우의 『사유의 악보―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은 오늘날의 사유와 사태를 규정한 (탈)근대의 이론과 작품 들을 교차하고 병치하고 혼합함으로써 근대와 근대 이후, 그리고 그 이후를 사유하는 비평에세이로, 작곡가이자 비평가인 저자가 지난 10년간 써온 글들을 다듬어 엮었다. 번역, 평론, 음악,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음악, 문학, 철학, 미학, 정치학, 심리학, 신학, 윤리학 등 예술·인문학 분야의 다양한 작품과 담론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접붙이는’ 비평 방식을 통해 경계의 경계되는 지점을 질문하고 새로운 사유, 새로운 글쓰기의 가능성을 찾는다.

이 책은 저자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다양한 지면을 통해 썼던 글들과 미발표한 글들을 모은 것으로 1990년대 소위 ‘포스트모더니즘’의 철학이 풍미하고 그 이식의 행위들이 횡행했던 한국의 이론적이고 실제적인 풍경 속에서 쓰였다. 하나의 서곡(overture)과 하나의 종곡(finale), 그리고 13개의 악장들(movements)과 8개의 변주곡들(variations)로 구성되어 있는 이 글들은 음악, 문학 등의 작품 비평에서 이론, 철학, 미학에 이르는 메타비평, 정치학과 심리학 등의 철학이론, 자서전 읽기, 좌담 등에 이르기까지 각각이 다양하고 고유한 사유의 작업들로서 편의상 분류한 위와 같은 이름들로 포섭하기 어렵다는 특징을 갖는다. 악장과 변주곡들로 비유된 이 글들은 서로 다른 분과의 학문과 대상들 간의 낯선 결합(Hybrid)으로 이루어져 있다(그러나 이 결합은 1+1=2식의 단순 병치나 접합이 아니며 하나로써 다른 하나를 대상 삼고 단순 분석하는 여타의 ‘통섭’ 시도들과도 다르다). 이 혼종의 사유, 하이브리드적 시도는 저자의 약력에서 예감되듯 체질적인 것인 동시에, 그 자체로 단순한 치환이 갖는 폭력에 대한 저자의 ‘문제의식’으로, 즉 의도라고도 할 수 있다. 새로운 사유와 글쓰기를 위한, 나아가 새로운 이론을 형성하기 위한 위험한 ‘감행’이다.

새로운 전시를 알리는 불친절한 책의 도발: 질문 없는 세대에게 던져진 몇 개의 아포리아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사태와 사례로써 근대와 탈근대를 조망하지만 단지 그것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이후를 사유해야 한다고 종용한다. 언어와 이미지가 범람하는 이 시대의 우울과 불안, 그리고 무엇보다 무감각을 이유로 들면서 저자는 다시 이론과 사유가 가동되어야 할 필요성을 절박하게 외친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혹은 인문학이 위기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사유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강요된 이데올로기에서 새롭게 사유해야 할 근거를 찾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시대’ 혹은 ‘세대’라고 하는 구성된 집단적 주체와 인위적 시공간에 대해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그것들을 전복하기 위해.

이데올로기가 바로 그 이데올로기에 대한 해명과 폭로로써만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시대 혹은 세대가 지닌 불안과 우울에 대한 깊은 무감각은 그것의 직접적 원인으로 생각되는 것들을 파악하고 제시한다고 해서 절대 깨지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저자는 그래서 이러한 사태를 극단으로 가져간다. 저자는 이 책이 ‘확신을 가진 이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한다. 이 책은 ‘설득’에 대한 믿음과 ‘절멸’에 대한 의지를 양극단에 대립항으로 위치시키는 철학적이고 실천적인 어떤 극단의 선택이라는 문제를 제출한다. ‘윤리인가 불가능성인가, 미학인가 정치학인가, 자기인가 타자인가, 번역인가 오역인가, 유물론인가 유신론인가, 동지인가 적인가, 시인가 소설인가, 정주인가 횡단인가, 합의인가 파국인가, 쇠렌 키르케고르의 어법을 차용해 이것인가 저것인가.’ 이러한 선택의 문제란 오히려 어떤 ‘선택 불가능성’에 대한 이론의 ‘가능성’을 열어젖힌다. 절멸의 가능성 혹은 불가능성을 사유하고 그 이전과 이후를 사유할 것을 역설하는 이 책의 글들은 이론 이후를 사유하고, 사유 이후를 실천하며, 실천 이후를 이론화하는, 오늘날 혁명을 사유하는 이론적 실험이다. 불친절한 의도를 가지고 쓰인 이 책은 ‘이론’의 증폭과 심화, ‘혁명’을 위한 친절한 ‘매뉴얼’인 것이다.

회원리뷰 (5건) 리뷰 총점7.8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사유의 악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s***h | 2021.04.10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사유의 악보   이 책은    이 책 『사유의 악보』는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이란 부제가 있다.    저자는 최정우, <철학자, 작곡가, 비평가, 미학자, 기타리스트.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불어불문학과에서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의 에로티슴 문학과 유물론적;
리뷰제목

사유의 악보

 

이 책은 

 

이 책 사유의 악보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이란 부제가 있다. 

 

저자는 최정우, <철학자, 작곡가, 비평가, 미학자, 기타리스트.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불어불문학과에서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의 에로티슴 문학과 유물론적 철학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0세계의문학을 통해 비평으로 등단한 후, 오랫동안 누더기 넋이라는 뜻의 람혼(襤魂)’을 필명으로 사용하면서, 문학평론과 미술평론, 시론과 연극론, 미학과 사회의 관계, 음악론과 철학적 에세이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비평들을 집필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저자가 연주하는 곡이 13개의 악장으로, 또한 그 사이 사이에 8개의 변주곡으로 펼쳐지고 또한 서곡과 종곡이 있으니 모두 23개의 악보로 사유가 연주된다. 화려하고 찬란하다.

 

그러나 이책, 읽기 쉽지 않다.

책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새삼 저자의 힘에 놀란다.

글을 이어가는, 생각을 이어가는, 사유를 끈질기게 파고 들어, 그걸 원고지에 옮기는 그 힘, 능력에 놀란다.

 

해서 이 책은 그야말로 나에겐 경이로운 책이다.

저자가 펼치는 사유의 깊이와 넓이를 도저히 가늠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거니와 또한 따라잡을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나를 끌어들여, 글과 한 판 씨름을 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글과 씨름한다는 말, 빈 말이 아니다. 이런 글 읽어보자.

 

사유와 이론에 대한 글을 쓰기에 앞서서 나에게는 이 문제가 가장 근본적인 물음이자 믿음이었으며, 이 모든 글들은 어쩌면 오히려 소위 인문학적 사유철학적 깊이의 저 진부하고도 암묵적인 강요에 대한 강한 의문, 곧 우리에게 사유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누군가가 우리에게 원하는 방식으로 -  자들의 저 역겨운 교훈과 무의식적 이데롤로기 그 자체를 어떻게 사유하고 전복해야 하는가 하는 극단적이고 실천적인 질문으로부터 탄생한 기형과 잡종의 것들이다. (7)

 

대체 저자의 서술 범위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한꺼번에 풀어놓는 사유의 근거를 따라잡을 수 없으니 하는 말이다.

 

칸트, 사드, 슬라보예 지젝, 라캉도 모자라서 라캉적. 또한 칸트적,

 

합리주의자 임마누엘 칸트는 다른 의미에서 마찬가지의 강도로 합리적인사드 후작이 될 수 있는 것, 아니 오히려 슬라보예 지젝이 말하는 것처럼, 칸트와 함께사드를 읽어내는 라캉적 행위의 핵심은 칸트의 진실이 사드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사드 자신이 지극히 칸트적이라는 사실에 있을 것이다. (38)

 

또한 바타유, 벤야민 그리고 희랍적이면서 유대적인 ......

 

폭력에 대한 원근법적접근의 두 극단으로 나타나면서 동시에 극단적인 친근성 또한 드러내고 있는 이 두 사유는 폭력의 개념이 지닌 양가적 아포리아를 가장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표출하는 형식이기도 한데, 그 한쪽에는 바타유의 사유가, 다른 한쪽에는 벤야민의 사유가 있다. 반복하자면, 극단은 서로 통하고 있는 것, 종교적이면서 또한 정치적인, 희랍적이면서 또한 유대적인 이 양가성의 폭력에 대한 두 사유를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41)

 

음악에 대하여는, 무지를 고백당하는 기분, 이해하실지 

이런 글 읽으면서 무지, 그 무지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무조에 대한 이러한 조성의 침입은 여기서 두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 않은가.

첫째 (이 자체가 또 하나의 물음을 예비하고 있을텐데), 왜 조성에 대한 무조성의 침입이 아니라, 반대로 그 역이 문제가 되는가 하는 물음, 곧 왜 무조성에 대한 조성의 침입이 문제가 되는가 하는 물음이 있다. 둘째 (이는 보다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일텐데), 한 음악의 예술적 통일성과 형식적 일관성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혹은 어떻게 감지되고 분할되는가 하는 물음이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해보자. 첫 번째 물음의 정체는 이렇다. (이하 생략)  (165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10년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한다.

 

이에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내가 다양한 지면을 통해 썼던 글들 (혹은 발표되지 않았던 글들)을 여기에 함께 묶어 낸다. (11)

 

그러니, 번개 같이 속독으로는 읽어서는 안된다. 마치 교향악을 감상하는 기분으로, 정말 악보를 읽으면서 교향악을 듣는 심정으로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읽어야 한다.

 

특별히 저자의 문체에 대하여는, 저자의 이런 발언 생각하며 읽어보도록 하자.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만, 나의 문체는 내 사유의 일부 혹은 전체이다. 말하자면 나는 나의 문체로서/써 사유한다고 말해도 좋으며, 그것을 넓게는 문학적 철학의 한 형태 - 다만 (.………) - 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기형적이고 잡종적인 글쓰기라는 음악적 철학혹은 미학적 철학의 한 형태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내가 사유의 불협화음을 통해 산출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잡종의 자식이다. 그 난잡한 씨앗들이 여기 저기로 흩뿌려져 산개하고 만개하기를 기원한다. (15 - 16)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사유의 불가능성에 대한 질문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글**이 | 2021.03.28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내가 왜 이 책을 선택했을까. 아니, 이 책이 왜 나에게 왔을까. 나는 제목에 끌렸던 것인데 <사유의 악보>에서 방점은 '악보'에 있었다. 제목에 걸맞게 서곡, 13개의 악장, 그리고 종곡, 그 사이에 8개의 변주곡까지, 이런 식의 차례 구성이다. 비평가면서 작곡가인 저자의 글이 어떻게 이곳저곳을 횡단하는지 보고 싶었다. 왠지 자유로운 비행을 할 것 같은 문장을 예감했다. 음악 같;
리뷰제목

내가 왜 이 책을 선택했을까. 아니, 이 책이 왜 나에게 왔을까. 나는 제목에 끌렸던 것인데 <사유의 악보>에서 방점은 '악보'에 있었다. 제목에 걸맞게 서곡, 13개의 악장, 그리고 종곡, 그 사이에 8개의 변주곡까지, 이런 식의 차례 구성이다. 비평가면서 작곡가인 저자의 글이 어떻게 이곳저곳을 횡단하는지 보고 싶었다. 왠지 자유로운 비행을 할 것 같은 문장을 예감했다. 음악 같은 회화를 꿈꾸었다는 칸딘스키처럼, 머릿속에 어떤 형태가 그려지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적 선율이 흐르는 사유의 세계를 보여줄 것만 같은 저자를 통해, 뭔가 새로운 글을 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나의 예상은 맞았다. 그런데 529쪽의 방대한 분량은 둘째치고 난감함을 처음 몇 페이지를 읽는 순간 느꼈다. 한자의 이중, 삼중 병기, 길게 부연설명된 각주, 여러 의미를 압축하고 있는 한 문장 등이 그렇다.

 

이 책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다양한 지면을 통해 썼던 저자의 글을 모은 것인데, 초판본이 2011년이다. 2쇄 발행이 2021년 2월인 책이다. 이 책을 하나의 악보라고 소개하는 '서곡'에서, 저자는 "나는 나의 이 책이 하나의 전염병이 되기를, 역병처럼 창궐하기를 소망한다. 나는 그렇게 믿으며, 또한 그렇게 믿는 대로 쓴다."(11쪽)라고 말한다. (이 문장에서 나는 코로나19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자기 글의 영향력을 말하면서 왜 굳이 전염병, 역병에 비유할까.)

 

국가폭력은 정당한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저자는 '근대적' 법치 체제의 가장 '야만적'인 성격을 목격하게 되는 일련의 사태들(당시 이명박 정권 때의 촛불집회, 용산사태 등)을 언급한다. '법치'로 상징되는 법 자체의 불가침성을 문제 삼는 사유 두 가지가 있다. 폭력을 가장 먼 곳으로 밀고 나가 사유하고 동시에 가장 가깝게 끌어안아 사유하는 것이다. 한쪽에는 바타유의 사유, 다른 한쪽에는 벤야민의 사유가 있다. 저자는 두 사람의 '폭력'에 대한 논의를 설파한 후, 우리가 어떤 폭력을 사유하고 행사하며 제한/제안해야 하는지의 문제로 나아간다. 여기에는 비폭력의 '미학'보다는 반폭력의 '정치'를, 비폭력의 '윤리'보다는 반폭력의 '불가능성'을 깊이 사유해야 하는 이유가 전제되어 있다. '정의 사회 구현'이라고 내세웠지만 '정의롭지' 못했던 폭력의 시대가 멀지 않은 과거다. 이에, 우리는 '법치'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에 대해 비폭력이라는 무응답이나 동문서답이 아니라, 반폭력이라는 응답성/책임성으로 답하는 일이 시급하다.

 

"환대의 주제를 '국민 화합'이라는 역겨운 언어로 포장된 무차별적 화해나 용서로 이해하지 않는 것, 윤리라는 문제의식을 도덕적 편견들을 확인(사살)하는 차원이 아니라 하나의 정치를 잉태하고 탄생시키는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이유이다."(63쪽)

 

저자가 말하는 응답, 책임이란,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고 '양립할 수 없는 것을 양립'하게 하는 폭력의 양가적 아포리아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어떤 사유의 불가능성과 연관된다. 국가폭력에 대한 사유, 특히 환대의 윤리를 손쉽게 적용하는 부분에 대한 지적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한다. 폭력/비폭력을 비롯해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팽배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사유의 불가능성'을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책에서는 '세계문학'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 자체의 근대적이면서도 탈근대적인 물음에 대한 사유, 야구 이야기를 내세우면서 문학적 분류법을 말하는 방식, 현악사중주를 구조 삼아 칸트, 마르크스, 벤야민, 랑시에르의 논의를 풀어가는 방식, 박상륭의 <뙤약볕> 연작 독해, 랑시에르의 번역에 대한 견해, 문학적 철학의 유형으로 소개하는 푸코의 문학론과 마슈레의 문학론, 소설을 권유하는 김언의 시와 시를 전유하는 박상의 소설에 대한 비평, 인문학 서평을 위한 강령들, 후기 혹은 말년의 양식에 대한 글 등을 만날 수 있다. 종곡은 특이한 구성으로 마무리되는데, '각주들로만 이루어진 부고와 유서의 결어들'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자잘한 글씨의 각주 형태로 썼다.

 

작곡가면서 비평가의 정체성을, 저자는 이 책에서 유감없이 보여주는 듯하다. 그는 스스로 명명한 '사유의 불협화음'이 산출한 씨앗들이 여기저기 흩뿌려져 만개하기를 바란다. 현재 문학비평의 흐름은 어떠한가. 어떤 사유가 논의, 확장되고 있을까. 이 책을 보면서 지금 쓰여지는 문학비평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저자가 문체에 대해 언급한 대목을 상기하며 이 글을 마무리해본다. 문체가 곧 사유라는 말에 공감하면서.

 

"악보란 그 자체로는 음악이 아니며, 일종의 표기법, 문자/글쓰기의 한 형태이다. 내 글의 문체는 말하자면 나의 작곡 어법이며, 작곡된 하나의 악보가 그 음악 어법과 분리될 수 없듯이, 이러한 어법이 나의 언어 혹은 사유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략) 나의 문체는 내 사유의 일부 혹은 전체이다."(15쪽)

 

 

[YES24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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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악보, 평론 스타일의 새로운 시도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쟈****N | 2021.04.0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이토록 읽어 내기에 힘겨운(?) 책도 오랜만입니다, 그리하여 되도록이면 천천히 오래 곱씹어 봐야 할 평론집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오래전 한창 글쓰기에 고민이 많았을때 우연히 읽게 된 책 중에서 '재즈적 글쓰기'라는 스타일의 책이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그 책의 글쓰기가 떠올랐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음악 쟝르의 재즈처럼 즉흥적;
리뷰제목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이토록 읽어 내기에 힘겨운(?) 책도 오랜만입니다,

그리하여 되도록이면 천천히 오래 곱씹어 봐야 할 평론집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오래전 한창 글쓰기에 고민이 많았을때 우연히 읽게 된 책 중에서 '재즈적 글쓰기'라는

스타일의 책이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그 책의 글쓰기가 떠올랐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음악 쟝르의 재즈처럼 즉흥적 글쓰기(즉흥 연주처럼)와 함께 전체

뉘앙스가 재즈 연주를 듣는 느낌의 글쓰기를 시도한 것 같았었는데 역시 읽어 내기에

난해한 점이 많았었드랬습니다, 

 

이 평론집 [사유의 악보] 역시 작가가 비평가 이면서 작곡가, 기타리스트, 그룹 보컬 등의 

음악가로서 음악적 재능과 감각을 평론 문학에 적용해보는 하이브리드(융합)적 새로운

시도의 글쓰기 구성 스타일로 보여지며 또한 그렇게 읽혔습니다,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 이라고 책 전면에 표방을 한 것처럼

말 그대로 다양한 철학, 예술 분야와 함께 때론 주요 현대 시사를 접목, 다의적 언어의

유희를 즐기면서 기형과 잡종의 글쓰기를 시도하여 마침내 '사유의 악보'를 독자들 앞에

짜잔 제시합니다,

 

책의 서두 차례만 살펴도 짐작이 가겠지만 각 악장 사이에 변주를 넣어 전체적 책읽기에

흥미를 더한 노력들이 새롭게 읽힙니다,

특히 지금 필자가 쓰고 있는 이 글이 서평인 관계로 변주의 마지막 후미 '변주8'의

'인문학 서평을 위한 몇개의 강령들'이 흥미롭게 읽혔었는데 대략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책은 생각의 집합이기 이전에 하나의 물질이다, 책이라는 물질의 냄새를 맡고 책이라는

물질의 흔적을 따라가라, 동물적 감각을 활용하라! 킁킁~~ (냄새맡는 소리^^)

요즘같이 디지털북, 즉 e- book 사용이 늘어만 가는 시대에 엉뚱하게도 코를 대고 냄새

맡는 시늉의 독자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나는 군요,,,

 

작가는 이러한 감각의 논리를 따라서 이 도착증(?)을 충분히 즐기고 오히려 증폭시켜라

고 응원합니다,

또한 그 도착적 욕망에는 입이 없으므로 귀를 기울여라며 그에 따라 책을 스스로 발견

하라고 합니다, 도착의 논리는 어떤 대화의 논리를 필연적으로 수반한다고도 합니다,

 

그러면서 답을 구하려 하지말고 오히려 질문이 무엇인지를 묻고 그 질문을 확장 시켜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서평을 쓸때 그 책에 대해 섣불리 동의를 표하지 말고 의문시하며

질문하고 끝끝내 답을 얻어내라고 일갈하지요,

 

그리고 언론이나 전문가를 믿지 말고 오히려 그들 견해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

일부러라도(일부러 라구요??) 그들에 반대하고 그들을 전복시키기 위해 서평을 써라고

강권합니다,

따라서 인문학 서적을 선택하고 읽어내며 다시 그것에 대해 말하는 서평의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전복을 꿈꾸는 것이며 또한 꿈꿀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독자에게 감각을 활용하고 그 감각을 정치화 하라고 역설합니다,

(오오~~ 후덜덜 정치화(?)라니요,,, ?)

 

음악가이면서 비평가인 저자의 이 책은 오래전 이런 저런 잡지에 발표했었거나 미발표

원고를 모아서 새롭게 편집한 비평 작품집인데 이미 십년전에 초판 발행되었던 책입니다,

그런데 작가의 프로필 사진 혹은 캐리커쳐는 왜 없는 걸까요?

 

저자의 최근 다른 저작 작품 속 글을 인용하여 읽으면서 평론, 비평 작가의 글쓰기를 

새삼 곰곰 되새겨 사유해 봅니다,

 

 

--- 나의 글쓰기는 어떤 의미에서 세월호 사건 이후에 정지되었다,

지고의 미학은 드물고 고귀한 것, 정치는 헤프고 남루한 것일지 모른다,

그 둘은 만난다

그리고 고귀한 것은 남루한 것을 통과할 때에만 비로소 그 자신이 된다,

지고한 것은 지상의 나락으로 쳐박힌다,

드문 것은 남루한 것 안에 있고

헤픈 것 안에서 고귀한 것이 등장한다,  (작가 최정우)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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