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를 강해 설교한 책이지만 주석서로 부족하지 않을만큼 방대한 내용을 자랑한다. 로마서를 강해 설교한 거라는데 주석서로 부족하지 않겠다. 이 책은 세 가지의 특징을 지닌다. 먼저 로마서 원문에 대한 정확한 번역이 돋보인다. 그리스어 성경의 원문은 물론 사본까지 참조하여 철저한 본문비평 작업까지 거친 번역이다. 어떤 부분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영어성경보다 번역이 정확하다.
또한 이 책은 잘 지어진 고층 건물과 같다. 교의학자답게 로마서 전체를 교의학적 구조로 분석하고 그 분석을 따라 성경의 의미를 드러냈기에 해석을 통해 도출된 가르침들이 일목요연한 짜임새를 가지고 있다. 그냥 한 번 읽어보는게 아니라 로마서를 옆에 두고 성경공부를 하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놀라운 적실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저자의 신학과 철학, 사상과 문화, 학문과 신앙을 아우르는 통합주의적 세계관은 이 책을 읽으면서 로마서를 렌즈삼아 세상을 이전과 다르게 볼 수 있게 해준다. 아무리 깊이 있는 내용을 가르쳐 준다고 해도 감동이 없다면 무미건조한 독서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논리적일 뿐 아니라 감화력이 있다. 생동하는 느낌이 있다. 거의 스무 세기의 시간과 로마와 한국이라는 간격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구원계획을 따라 살아갈 힘을 준다. 살아갈 힘! 그것보다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 김남준 (열린교회 담임목사)
로마서 강해(강설)는 모든 설교자의 꿈이자, 로망이다. 로마서는 바울 복음의 정수를 담은 중요한 서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간에 출간된 로마서 주석이나 연구 문헌은 산을 이루고 있고, 설교집들도 수두룩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한병수 교수의 로마서 강설의 출간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기뻐한다. 한 교수는 일찍이 리처드 멀러의 지도하에 종교개혁 이후 개혁파 정통신학을 깊이 연구하되, 특히 그동안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아만두스 폴라누스(Amandus Polanus, 1561-1610)의 신학을 연구하여 박사 논문을 써서 출간하기도 했다. 그간에도 한 교수는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여러 탁월한 논저들뿐만 아니라, 여러 권의 묵상집들과 강설집들을 출간함으로 많은 독자에게 유익을 끼쳐온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 로마서 강설의 출간은 그와 같은 저술들 위에 금상첨화라고 할 것이다.
한 교수는 1년 4개월 동안 자신의 목회지인 대학 강단을 통해 로마서 강설을 연속 진행했고, 그 준비한 원고를 다듬어 이렇게 일반 독자들에게 공개한다. 저자는 바울의 헬라어 원문과 씨름하여 직접 사역을 했고, 여러 탁월한 주석들을 참고하면서 튼실한 주해에 바탕을 둔 강설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새롭고 산뜻해 보이는 바울 해석에 요동하지 아니하고 종교개혁자들이 재발견한 바울 복음을 잘 역설해 주고 있기도 하다. 평소에 설교나 강의, 혹은 교제 속에서도 차분하게 또박또박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곤 했는데, 본서를 통해서도 격정적이거나 화려한 미사여구를 쓰거나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피상적이고 가벼운 이야기 한 톨 없이 본문의 의미를 길어내어 청중들에게 바로 제시하고자 하는 진리에의 열정을 드러내 주고 있다. 그간에 여러 종류의 다른 로마서 강해를 읽어온 독자라 해도, 본서를 읽으면서는 차별화된 강설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손에 잡고 조용히 앉아 저자의 강설을 찬찬히 읽어나가다 보면, 바울이 선포한 복음의 진수를 깊이 깨닫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하기에 본서를 권독하는 바이다. 문득 F. F. 브루스의 로마서에 대한 권독사가 떠오르는데, 역사 속에는 때때로 로마서를 읽고 연구하면서 폭탄이 터지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는 이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출간되는 한병수 교수의 로마서 강설을 읽으면서도 그러한 지적이고 영적인 각성과 변화를 경험하는 이들이 있기를 소망해 본다.
- 이상웅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한병수 교수가 로마서 강해를 냈다. 참 좋은 책이다. 많은 사색이 들어있다. 때로는 독자를 로마서 안으로 끌어들이고, 때로는 로마서를 독자 속으로 집어넣는다. 로마서는 성경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해보고 싶은 책이지만, 막상 도전해본 사람은 괜한 시도를 했다고 후회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병수 교수의 강해는 그런 후회의 기색이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형편만 허락하면 얼마든지 더 쓸 수 있다는 기세로 로마서를 읽어낸다. 그만큼 이 책은 충분한 설명을 갖추고 있다.
성경을 건드리면 건드린 사람이 상처를 입는다고, 주석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그 정도로 성경을 주석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작업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한병수 교수의 강해는 본래 설교였기 때문에 그런지 미묘하게 색다른 맛을 뿜어내며 성도의 마음에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 다시 말하자면 이 강해는 정곡을 찌르는 방식으로 로마서에서 달콤한 진액을 뽑아내어 독자에게 건네준다.
게다가 한병수 교수의 로마서 강해는 목적하는 구절을 충분하게 설명하기 위해 성경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성구를 채집하는 기량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는 어느 페이지를 열어봐도 신자의 삶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교훈들이 제시된다. 한병수 교수의 로마서 강해를 곁에 두면 로마서를 읽는 즐거움이 한껏 증가되리라 믿는다.
- 조병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역임/명예교수, 프랑스위그노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