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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식당 개성밥상

통일식당 개성밥상

: 고려의 맛과 멋이 담긴

정혜경 | 들녘 | 2021년 02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14건 | 판매지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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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976g | 163*225*35mm
ISBN13 9791159256035
ISBN10 1159256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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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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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는 ‘만두’와 유사한 음식으로 볼 수 있다. 건국 초기부터 이슬람 상인들과 교역하기 시작한 고려는 원의 침략 이후 서역과의 교류가 증대된다. 이로 인해 서역의 음식 문화는 고려 음식 문화에 영향을 주게 된다. 밀가루로 만든 피에 소를 넣어 만드는 음식으로는 터키와 중앙아시아에서 주로 먹는 만티manti 외에 삼사samsa를 들 수 있다. 페르시아가 기원인 삼사는 일종의 군만두로 세모뿔 모양이다. 『고려사』의 팔관회 기록에 등장하는 ‘쌍하雙下’는 식사 마지막에 왕에게만 바치는 귀한 음식이었다. 그러나 점차 고려에 정착한 서역인이 증가하면서 ‘쌍하’ 혹은 ‘쌍화’ 전문점이 생기고, 이 음식이 고려인에게도 익숙해졌다. 다만 가루가 귀했고 끓이거나 찌는 것에 익숙한 한국인의 식습관으로 인해, 기름에 튀기거나 구워야 하는 방식보다는 찌거나 삶는 형태의 만두가 친숙하게 자리잡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 「다문화사회, 개경이 노래한 쌍화점」 중에서

지난 2007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충남 태안군 대섬 인근 해역에서 고려 시대 선박 1척을 발굴했다. 선박에는 2만 7천여 점의 청자가 실려 있었으며 도자기에 묶여 있거나 도자기 옆에 놓여 있던 목간을 통해 이 배가 전남 강진에서 개경에 있는 귀족과 하급 무관 등에게 전달하기 위한 도자기를 나르던 도자기 운반선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수중에서 발견된 수만 점에 이르는 고려청자 중에서도 눈에 띈 청자는 바로 발우鉢盂였다. (중략) 태안선에서는 청자로 만든 발우가 40벌도 넘게 발견되었다. 이는 대개 3개 또는 4개의 크기가 다른 그릇으로 한 조를 이루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제일 큰 그릇 안에 작은 것들을 차곡차곡 포개 놓는 형태로 보관한다. 발우의 형태는 큰 대접과 비슷하지만 일반 대접과는 달리 굽을 따로 만들지 않고 편평하게 처리하였다. 가장 작은 1점의 안쪽 면에는 음각으로 모란덩쿨 무늬를 새겨 넣었으며 나머지 3점에는 안쪽 입구 아래에 1줄의 음각선을 둘렀을 뿐 다른 무늬는 없다. 오늘날 스님들은 대개 목기 발우를 사용한다. 옻칠을 한 나무 발우는 가볍고 아름다워 나도 소장하고 있다. 그런데 오래전 고려 개경으로 가던 선박에서 발견된 수십조의 청자발우靑磁鉢盂를 보는 순간, 너무 아름다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저런 고운 그릇에는 어떤 아름다운 음식이 담겼을까? (중략) 고려는 해마다 2월이면 연등회를 성대하게 개최하는 등 불교 의례를 중시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러한 대규모 행사에는 식사접대가 중요하다. 승려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행사를 반승飯僧이라 하였으며, 『고려사』에는 총 140여 회의 반승을 실제로 행한 기록이 적혀 있다. 그러니 음식 접대에 이전에 식기를 마련해야 했을 테니 스님들이 사용하던 발우를 준비해두어야 했을 것이다.
--- 「태안선에서 발견된 청자 발우」 중에서

요즘 ‘혼밥’ ‘혼술’은 젊은이들에게 일상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다. 고려 시대 사람들도 혼술을 하고는 했는지, 그 역시 혼자서도 술을 즐겼고 이를 시로 남겼다.

짙은 술 익자 친구 기다려지는데
濃?始熟待交親
어떤 사람이 이런 산인 찾아줄까
肯有何人訪散人
홀로 술잔 기울인다 웃지 마오
莫笑孤斟猶得醉
손이 주인 노릇하고 입이 손님 노릇하는 것을
手能爲主口爲賓

이 시는 「남헌南軒에서 홀로 술 마시며 희롱삼아 짓다」55라는 시로, ‘손이 주인 노릇하고 입이 손님 노릇한다’는 표현이 참으로 주신의 경지답다.
--- 「고려 주신酒神, 이규보」 중에서

조선시대 왕실 도화서 화원?員이었던 김홍도는 만월대에서 열린 잔치를 묘사한 그림을 남겼다. 이것이 바로 「기로세연계도」다. 조선 왕실에서 열었던 기로연耆老宴은 70세 이상의 원로 신하들을 위해 베푼 잔치이다. 여기서 ‘기耆’는 연고후덕年高厚德의 뜻을 지녀 나이 70이 되면 기, 80이 되면 ‘노老’라고 하여 기로소에 입소한 고령의 문신들을 예우하고자 하였으며 매년 봄 상사上巳(음력 3월 3일)와 가을 중양重陽(9월 9일)에 열렸다. (중략) 사실 김홍도는 계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말년에 이를 시각적으로 재현해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림의 아래에는 계회에 참석하였던 64인 기로들의 성명과 관직이 적혀 있다. (중략) 그림은 64인을 비롯하여 257인이나 되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계회장의 모습을 묘사했다. 그러나 공간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여 오히려 넉넉함마저 느껴진다. 송악산을 배경으로 한 이 복잡한 잔치 장면 속에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삶의 단면들이 펼쳐진다. 거지가 동냥을 하자 손을 내저으며 거절하는 모습, 초동이 나무 지게를 내려놓고 황급히 잔치 장소로 달려가는 모습,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추태를 부리는 장면과 함께 사람들이 흥에 겨워 춤을 추는 장면, 한쪽에 노상주점을 차려 놓은 모습 등 잔치 주변에서 벌어지는 풍속을 담담한 필치로 그려냈다. 여기서도 술은 빠지지 않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상 주점이 차려져 있으며 술에 취한 사람도 눈에 띈다.

(중략) 음력 9월은 ‘국추菊秋’라 할 만큼 국화가 만발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이때에는 계절주로 국화주가 대유행했다. 이미 고려 시대부터 술의 신인 주신酒神이라 불렸던 이규보가 읊기를 ‘젊었을 때는 중양절 만나면 부지런히 황국을 찾았었네, 좋은 술 나쁜 술 따지지도 않고 이것 띄우니 향내 풍기더라’라고 했다.

이처럼 당시 사람들은 중양절이면 국화를 감상하거나 국화를 따다가 술을 담고 화전을 부쳐 먹었다. 국화주는 그 향기가 좋아 많은 사람들이 즐겼다. 서민들은 막걸리에다가도 노란 국화를 띄워 마시면서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그러니 이날 기로연에서 노인과 서민들이 즐기고 취한 술은 아마도 국화주였을 가능성이 크다.
--- 「만월대, 잔치가 열리다」 중에서

강세황의 문집인 『표암유고豹菴遺稿』에는 ‘박연(박연폭포)에서 놀고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으나 시기를 밝히지는 않아 송도 방문 시기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런데 그의 각별한 친구 허필(許?, 1709~1768)이 그린 「묘길상도」에 적혀 있는 글에서 강세황이 45세가 되던 1757년 7월(음력)에 개성을 여행한 사실이 기록되었다. 그림 속 녹음이 우거지고 물이 가득한 개울에서 인물들은 웃옷을 벗고 탁족을 하는 풍경 또한 음력 7월에 아주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음식은 항상 풍경과 함께하니, 그의 『송도기행첩』을 통해 개성 풍경을 만나보자.
--- 「강세황의 『송도기행첩』」 중에서

만두는 오늘날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식으로, 인류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음식이라 할 만하다. 중국의 딤섬은 물론, 이탈리아의 라비올리ravioli, 시베리아의 펠메니pelmeni, 그리고 페르시아의 조슈파라, 러시아와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에서 즐기는 피에로기pierogi나 터키의 만티manti처럼 대부분의 북반구 국가에서 만두와 같은 형태의 음식을 즐긴다. 한국에서 만두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북쪽 지역에서만 주로 즐겼다. 설에도 북쪽에서는 만둣국을 먹고 남쪽에서는 떡국을 먹었다. 만두의 재료인 메밀이나 밀이 주로 북쪽에서 잘 재배되었던 반면, 떡국 떡의 주재료인 쌀은 주로 남쪽에서 재배가 잘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만두는 전 국민이 사랑하는 국민음식이 된 듯하다. 만두는 외식업의 중심 메뉴가 되었고,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냉동만두를 비롯한 다양한 만두가공식품이 개발되어 세계적으로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은 언제부터 한반도에서 만두를 먹어왔을까? (중략) 편수의 재료인 밀은 특히 황해도에서 특출나게 생산량이 많았다. 또한 황해도에서 재배하는 밀은 품질도 좋았다. 이에 개성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밀가루를 구해 피를 만들어 편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편수는 여름에 차갑게 해서 먹고는 하였으며 소의 식감을 만끽하기 위해 보통 초장에 찍어 먹었다. 여기서, 초장은 간장에 초를 치고 깨소금이나 잣가루를 뿌려 만든 것을 말하는데 잣이나 깨를 쓰지 않고 간장에 초만 친 것도 초장이라 부른다.
--- 「소담한 모양을 자랑하는 개성 만두, 편수」 중에서

지인들에게 개성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개성 음식은 역시 보쌈김치지”라고 반응한다. 다들 생각보다 개성 음식에 관심도 많고, 특히 보쌈김치에 대해서는 일가견을 보이는 듯싶다. 역시 ‘김치의 민족’답다고 할까? 그런데 그들이 이야기하는 보쌈김치에 대해 가만히 들어보면, 정작 개성 보쌈김치를 제대로 먹어본 사람도 없고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었다. 김치 종주국이라는 한국에서 보쌈김치는 개성을 넘어선 한국 김치의 대명사로 등극한 듯하지만 사실 보쌈김치는 허명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통배추에 여러 가지 해물이나 재료를 넣어 싸 놓기만 하면 보쌈김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통 보쌈김치는 이와는 전혀 다른 김치다. (중략) 예로부터 개성에는 보김치가 있었다. 여기서 ‘보褓’는 포대기를 뜻하며, 둘러 말아 쌌다는 의미로 ‘쌈김치’라고도 불렀다. 개성 출신 사람들 역시 말하기를, 보쌈김치라는 말은 개성 본고장 말이 아니라고 한다. 어쩌다가 보쌈김치란 이름이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개성에서는 ‘보김치’ 혹은 ‘쌈김치’라고 한다는 것이다. 쌈김치가 보쌈김치로 이름이 바뀌듯 맛이나 법도도 차츰 변했다. 본디 개성에는 속이 연하고 길며 맛이 고소한 ‘개성배추’라는 종자가 따로 있어 개성 보김치는 이 개성배추로 담가야 제격이라 한다.

일제강점기인 1940년에 홍선표가 지은 요리서인 『조선요리학』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조선요리학』에는 당시 유명했던 통김치 중에서도 경성(서울)의 ‘육상궁 통김치’와 개성의 ‘보김치’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를 다음과 같이 원문 그대로 옮겨보았다.
--- 「개성 명물 김치, 보褓김치를 논하다」 중에서

세계인들이 쉽게 접하고 즐기는 닭고기 요리 중에는 고유한 전통 음식인 에스닉 푸드ethnic food도 많다. 인도의 유명한 닭 카레(chicken tikka masala)나 탄두리 치킨(tandoori chicken), 미국 남부 흑인들로부터 시작해 전 세계를 평정하기도 했던 후라이드 치킨 브랜드 KFC(Kentucky Fried Chicken)뿐만 아니라 중국의 사천요리를 대표하는 궁바오지딩도 닭을 사용한 요리로, 닭고기를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볶은 요리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닭고기 꼬치구이 요리인 아얌 사테(ayam sate, satay)는 인도네시아에서 빈부를 가리지 않고 먹을뿐더러 인근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쳐 싱가폴에 ‘사테 거리’가 있을 정도다. 한국인의 삶에서도 닭고기는 빠질 수 없다. 이제 한국은 일명 ‘치맥’의 나라가 되어 맥주와 함께 먹는 간장치킨과 각종 양념치킨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음식이 되었다. 닭은 예로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이다. 이에 닭을 이용한 요리도 다양하게 발달하여 전통적으로는 영계찜, 찜닭, 닭젓국, 초계탕, 닭김치를 비롯하여 오늘날에도 즐겨 먹는 삼계탕까지 여러 방법으로 닭요리를 즐겨왔다. (중략) 그럼, 닭볶음은 언제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까? 18세기 말에 쓰인 농업기술서인 『해동농서海東農書』에는 ‘초계炒鷄’가 등장한다. 이 초계는 중국 조리서인 『신은지神隱志』(1400~1450년경)와 『거가필용居家必用』(1560)에서 인용한 음식이다. ‘초炒‘는 볶는다는 의미이고 ‘계鷄’는 닭을 뜻하니 닭을 볶은 요리, 즉 닭볶음이라는 말이다. 이를 통해 닭을 볶아 만드는 요리는 1400년경부터 존재하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 『거가필용』의 한 대목을 보자. (중략) 우리나라에서 양계산업이 발달하면서 1960년대에는 전기구이 통닭이 식당에 등장하였고, 1970년대부터는 음식점에서 닭도리탕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닭도리탕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성에 잘 맞아 인기 메뉴로 급부상하였다. 한편, ‘닭도리탕’의 이름에 들어간 ‘도리’가 조류나 닭을 일컫는 일본어 토리[鳥, tori]라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국립국어원은 이를 받아들여 1997년에 일본어투 생활 용어를 고시하여 ‘닭도리탕’을 ‘닭볶음탕’으로 순화하여 사용할 것을 권하였다.
--- 「닭볶음탕이 개성 음식이라고?」 중에서

우리 민족의 국수 사랑은 유별나다. 국수를 사용한 음식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각종 찌개와 볶음에도 국수 사리를 넣어 먹는다. 부대찌개에 빠지면 서운한 라면 사리, 찜닭에 들어가는 당면 사리, 떡볶이에 들어가는 쫄면 사리, 어죽에 넣어 먹는 칼국수 사리 등 사리로 들어가는 국수의 종류도 다양하다.

남북한 교류에서 냉면은 뜻하지 않게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평양냉면 붐이 일어나 역사가 깊은 유명 평양냉면집에는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이 또한 근본적으로는 우리 민족의 국수 사랑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국수를 좋아하는 것은 북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평양에 있는 옥류관에서도 냉면과 온면은 북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다. 냉면 외에도 북한에는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국수들이 너무나도 많다. 관련 문헌들을 살펴보면, 북한의 국수 이름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국수의 이름만 보아도 어떤 맛일지 호기심이 생긴다. 과거 북한에서는 남한에 비해 국수를 더 많이 먹었는데, 여기엔 지리적인 특성이 작용한다. 북쪽에서는 메밀과 옥수수 재배가 활발하였다. 그래서 이를 활용해 녹말綠末(북한어로는 ‘농마’)을 만들어 국수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부산 밀면이나 여타 지역별로 유명한 국수가 생겨난 것은 해방 이후 미국 잉여 농작물인 밀가루의 원조로 이루어낸 결과이지 역사적인 산물은 아니다. (중략) 그다음으로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강냉이 국수와 밀가루로 만든 밀국수가 특징적이다. 와중에 ‘분탕국수’라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분탕粉湯은 흔히 잡채에 사용되는 마른국수인 당면唐麵을 뜻하니 남북의 언어 쓰임새가 이처럼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 「국수 천국, 북한 국수 열전」 중에서

대한민국 현대 사회에서 ‘전통 음료’로 처음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바로 식혜다. 오늘날 식혜의 대명사가 된 ‘비락식혜’는 1993년에 처음 출시되었다. 식혜는 잔칫날이나 명절이 되어야 먹을 수 있었던 손이 아주 많이 가는 전통 음청류였지만 비락식혜가 출시된 이래로 언제든지 편하게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중략) 그가 전해들은 식혜를 맛있게 만드는 ‘꿀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밥을 식힌 다음에는 차가운 물에 씻어 알알이 말려야 한다. 그리고 꿀을 많이 섞어 만들기도 하였으며, 과일을 많이 넣으면 도리어 잡다한 맛이 들어가 맛이 좋지 않게 되니 오로지 크고 좋은 유자를 통째로 밥 속에 넣는다. 그러면 밥이 알알이 온전하며 색깔도 희고 깨끗하면서 달달한 식혜가 된다고 하였다. 식혜에 유자를 통으로 넣고 그 향을 배가시켰다니, 참으로 특별하고도 유용한 정보다.

(중략) 이렇게 역사 속 식혜를 살펴보다 보면 자연히 오늘날의 식혜를 둘러보게 된다. 우리 조상들은 식혜 하나에도 여러 조리법을 두고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할지 고민을 많이 하였다. 그러나 정작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식혜의 맛은 천편일률적이다. 식품회사에서는 우리가 식혜를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해주었지만, 도리어 다양한 식혜를 만나보기 어렵게 만들기도 하였다. 몇몇 솜씨 좋은 가정집이나 식당에서 후식으로 내는 호박식혜가 도리어 입맛을 돋운다. (중략) 음료 시장에서 우리 전통음료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이다. 콜라나 사이다 같은 외국음료가 점령한 대한민국 음료 시장에서 식혜는 꿋꿋하게 전통음료로 버티고 살아남았다. 중요한 것은 지금, 그리고 앞으로다. 외국 음료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나아가 세계인들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식혜를 개발하려는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 전통 음료 시장은 달라질 수 있다.
--- 「송도 식혜 이야기」 중에서

생원댁에서 쉰둥이, 즉 쉰이 넘어 귀한 아이를 보았지만 젖이 잘 나오지 않아 젖이 잘 돌게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보양식을 구해 먹이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는 전복, 홍합, 쇠꼬리, 돼지족발, 펄펄 뛰는 잉어, 숭어, 늙은 청둥호박, 심산유곡의 석청 등 온갖 음식들이 있다. 출산은 가족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사회를 지속시키는 데에도 중요하고 성스러운 의례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사회 구성원에 대한 배려는 지역과 인종을 넘어선 본능이다. 더군다나 경제와 상업의 요충지였던 개성에서는 산후에 젖이 잘 나오도록 온갖 귀중한 음식들을 산모에게 구해 먹이는 것은 너무나도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장면이다. 조선 초기 어의 전순의가 쓴 식이요법서인 『식료찬요』에서도 이러한 전통을 엿볼 수 있다. 호박과 석청은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여 산후 회복에도 매우 좋은 보양식이다.
--- 「소설 『미망』과 개성 음식」 중에서

마해송 선생이 이야기하는 개성 음식 중에서도 오늘날 잘못 알려져 있는 개성 음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한번 둘러보자. 그는 대표적으로 ‘보쌈김치’와 ‘오이선’을 들었다. 보쌈김치는 쌈김치이지 보쌈이 아니다. 특히 보쌈이라는 말은 사람을 보자기에 씌워 ‘보쌈해 오는’ 좋지 못한 풍습에서 연유하므로, 이를 두고 ‘보쌈김치’라 부르는 것은 잘못된 말이라 하면서 바른 음식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파하였다. (중략) 그는 큼직한 사기대접이나 유리대접에 담긴 쌈김치는 백목련이나 함박꽃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라 하면서 한식의 고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였다. 희멀건 식혜에 올린 새빨간 석류알 고명이나 꺼먼 수정과에 동동 띄운 하얀 잣, 육회에 뿌린 잣가루와 달걀 황백지단, 실고추. 이러한 ‘고명 문화’가 천 년 전부터 우리 민족의 예술 감각을 살려온 것이라 보았다. 이와 관련하여 앞서 『미망』에서도 웃고명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강조한 바 있다.
--- 「마해송이 들려주는 개성 음식 이야기」 중에서

요리책은 매력적이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잘 팔리는 책은 바로 요리책일 것이다. 요리책은 그 시대의 음식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음식을 먹고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한식에 대해서도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이는 전통 조리법이 담긴 조선시대 고조리서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도 이어진다. 서구에서도 역시 인류학자를 포함한 사회과학자들이 식품생산과 소비, 식습관 등을 연구하는 데에 요리책과 가정의 요리 매뉴얼 등을 중요한 1차 사료로 이용한다. 음식을 연구하는 데에는 고조리서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조리서도 요긴한 자료가 된다.

개성 음식을 연구하기 위해 고조리서를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래에 발간된 개성 음식 요리서의 텍스트를 자료로 삼는 것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지금부터는 주로 개성 출신 저자가 쓴 요리서들을 통하여 개성 음식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보려 한다.
--- 「요리책을 연구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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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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