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여름 아내와 나는 딸들을 사파리 공원에 데리고 갔다.
--- p.9
오랜 시간에 걸쳐 나는 케이지에서 걸어 나왔다. 나는 이미 주어진 것이 아닌 새롭게 고안해 낸 새로운 결혼, 새로운 믿음, 새로운 세계관, 새로운 목표, 새로운 가족, 그리고 새로운 정체성을 천천히 세워나갔다. 내가 받은 교리 대신 나의 상상력으로. 길들여진 것이 아닌 나의 야생성으로. 이 책은 내가 어떻게 케이지에 갇혔으며, 어떻게 자유로워졌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 p.21
아이였을 때 나는 아이로서 당연히 느낄 법한 감정을 느꼈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으며,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폈다. 부끄러움에 길들기 전까지는 야생의 존재였다.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하는 두려움 때문에 내 감정을 숨기고 무감각하게 만들기 전까지는. 자신의 직관을 믿는 대신 다른 사람들의 충고를 따르기 전까지는. 내 상상력이 우스꽝스럽고 내 욕망이 이기적이라고 믿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 문화적인 의무들, 제도적인 복종이란 케이지에 스스로 갇혀버리기 전까지는. 내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 되기 위해 나의 본질을 파묻어버리기 전까지는. 나는 어떻게 남의 비위를 맞추는지를 배우자마자 자신을 잃어버렸다.
--- p.71
나는 영원히 거듭 거듭 더욱 진실하고 더욱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자 여기에 존재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영원한 혁명의 상태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좋든 싫든 고통은 그 혁명의 연료다. 내가 꿈꾸는 미래의 여자가 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은 지금의 고통스러운 감정들 속에 존재한다. 삶은 연금술이며, 여러 정서들은 나를 황금으로 바꾸어줄 불이다. 하루에도 수백만 번 불을 꺼버리는 것에 저항할 수만 있다면 계속해서 자아를 형성해갈 것이다. 저항한다면─내가 나 자신의 감정의 불구덩이 속에 앉아 있을 수 있다면─나는 계속 새롭게 형성되어 갈 것이다.
--- p.76
나는 영원히 형성되어 가는 인간이다. 만약 내가 용감하게 산다면 나의 전 생애는 수백만 번의 죽음과 부활로 채워질 것이다. 내 목표는 동일하게 남아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매년, 매일, 매 순간, 모든 관계, 모든 대화, 모든 위기를 더욱 진실하고 아름다운 새로운 자아를 만드는 재료로 삼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나의 목표는 조금 전의 내가 다음 순간 존재하게 될 나에게 끊임없이 복종하는 것이다. 나는 나만의 생각, 의견, 정체성, 이야기 혹은 관계에 집착하는 바람에 새로운 것들이 떠오르는 것을 방해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떤 강둑에도 나를 단단하게 묶어두지 않을 것이다. 나는 더욱 깊이 여행하고 더욱 멀리 보기 위해 해안으로 가야만 한다. 다시, 또 다시. 그리고 또 다시. 최후의 죽음과 부활이 올 때까지. 그때까지 똑바로 선 채.
--- p.105
수년 전 가수 알리시아 키스Alicia Keys가 세상을 향해 자신은 이제 화장을 그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말했다. “더는 감추고싶지 않다. 내 얼굴만이 아니라 내 마음도, 내 영혼도, 생각도, 꿈도, 나의 투쟁도 감추지 않겠다. 그 어떤 것도.”
바로 이거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난달 그가 애덤 레빈Adam Levine과 한 인터뷰를 읽었다. 그는
말했다. 그들이 함께 쇼를 하던 시절, 그는 알리시아 키스의 분
장실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키스는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서서
거울에 기대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이
봐, 알리시아. 화장 안 하는 줄 알았는데.”
키스는 돌아서서 그를 보았다. 한 손에는 립스틱을 들고.
알리시아가 말했다. “젠장, 내가 원할 때는 해.”
바로 그거야.
--- p.129
용기는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어쨌든 해본다는 뜻이 아니다. 용기는 내면을 드러내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불확실한 순간에 마주칠 때마다 내면을 향하는 것이며, 앎을 위해 느끼는 것이며, 그것을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다.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가 말했다. “티시, 아까 그 여자가 네가 용감하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한 거 알아. 사람들은 용감하다는 것에 대해 여러 생각을 가지고 있어. 넌 용감한 일을 했어. 왜냐하면 용감한 일은 너의 앎이 하라는 것을 하는 것이거든. 무엇이 용감한 일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묻지 말고, 스스로 알고 느껴 봐. 네가 해야겠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과 정반대일 수도 있어. 사람들이 네게 용감하지 않다고 억누를 때 너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서는 더 특별한 용기가 필요하단다. 굴복하는 건 정말 더 쉬워. 오늘 넌 사람들에게 굴복하지 않았어. 넌 느끼고 알고 있는 것을 지켜냈어. 엄마에겐 그게 정말 용기 있는 일이야. 그런 진정한 확신은 스스로를 존중한다는 뜻이지. 그게 세상을 살면서 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야, 티시. 확신 말이야. 다른 사람들이 ‘용감하다’고 하는 건 상관하지 마. 너 스스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렴.”
--- p.133~135
티시: 체이스는 자기가 중학교 때 가입했던 클럽에 나도 가입하래.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나: 그럼 하지 마.
티시: 그렇지만 오빠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나: 다른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것과 너 자신이 실망하는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상황이 종종 생기겠지. 그럴 때마다 네가 할 일은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는 것이란다. 평생에 걸쳐 네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거야.
티시: 엄마한테도?
나: 특히 나를
--- p.213~214
나는 폭식증에 걸렸고 회복하는 데 평생이 걸렸다. 자기혐오에 빠지면 새로 배우기보다 배운 것을 지워나가기가 더 힘들다. 여전히 심각하게 병든 세상에서 여자가 건강하기는 어렵다. 여자에겐 그럴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과 다른 여자들을 사랑하는 법을 찾아낸다면 그것은 엄청난 승리다. 그래서 나는 매일 건강과 온전함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는 여성의 평등권을 주창한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나는 진실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내 몸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고 있다. 내 몸은 남자의 쓸모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팔기 위한 것도 아니다. 내 몸은 사랑하고 배우고 쉬고, 정의를 위해 싸우고자 존재한다. 나는 이 땅의 모든 몸이 평등하며 저마다 최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 p.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