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식 목사가 보낸 원고를 읽고 찰진 글맛에 반했다. 성경해설서나 신학책들을 보면 건조하고 메마른 문장 때문에 읽기도 전에 질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한 문장도 허투루 쓰이지 않았고, 성경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인간의 삶에 대한 꼼꼼한 성찰,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이 돋보였다. 따뜻하게 열려 있는 쉽고 아름다운 문장들은 글쓰기에 대한 오랜 내공이 느껴지고, 삶과 신앙과 교회와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눈을 감는 자리, 기도의 자리에 나의 존재를 부단히 놓아야 한다’는 그의 고백처럼 깊은 신뢰가 느껴졌다. 우상파괴의 소중한 역을 감당해야 할 교회가 자본의 악령에 삼켜지고,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잃어버려 자꾸 천박해지는 오늘의 종교 현실에서, 그의 책이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잠을 깨우고, 성경을 사랑하는 이들이 예수의 정신을 자기 몸으로 구현해 살아내는 변화의 촉매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