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지가 문학을 통해 성취한 것은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연 것이다.
그것을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부르든 해체주의라고 부르든 한국문학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길이다.
이제 그는 또 다시 미술에서 새 길을 열었다.
제도적인 미술계가 감히 상상해보지 못했던 기발한 방식으로 독창적인 형식을 만들었고, 그것이 의도적이든 외부적인 요인이든 독창적 영역을 확보하였다.(…)
그는 중간 절차를 생략하고 목적지에 도착해버린 것 같다.
그가 미술을 통해 이 광기의 시대를 헤치고 나갈 수 있을까?
예술에게 정치적 사회적 부조리를 해결할 힘과 방책을 요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적어도 그의 미술은 그것을 보는 우리에게 짊어져야할 벽시계 하나씩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