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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규
국내작가 번역가
출생
1963년 출생
직업
시인,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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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규
국내작가 번역가
시인이자 번역가이며, 독문학자이다.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공부했으며, 폴란드 바르샤바 대학교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쳤다. 1985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시집으로 『이상한 바다』, 『기둥만의 다리 위에서』, 『그리고 또 무엇을 할까』,『아담, 다른 얼굴』, 『밤의 바다를 건너』, 『난간』 등을 냈으며, 번역서로는 안겔루스 질레지우스의 『방랑하는 천사』, 구스타프 마이링크의 『나펠루스 추기경』,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사탄 탱고』 『호수와 바다 이야기』, 『달빛을 쫓는 사람』, 『소박한 삶』, 『노박씨 이야기』, 『성경 이야기』, 『유럽의 신비주의』 등이 있다.

작가의 전체작품

작가의 추천

  • 지곡 시인의 이 시집에서 시인은 애도하는 사람이고, 애도에 깃든 죄책감과 그 불가능성으로 인해 시를 만드는 시인이며, 시인은 걷고 헤매지만 도착하지 않는 사람, 사라지는 사람이지만 사라짐의 순간을 통해 선명해지는 시인이며, 시인은 상실하고 기다리며, 기다리는 이가 오지 않기에 기다림의 명수가 되어 내내 사랑하는 시인이며, 시인은 여러 명인 사람이고 여럿이기에 비로소 한 명이 되는 시인이다. 이로써 새롭고 독창적인 이미지와 어법을 통해서 시인은, 부재가 사랑의 조건이 된다는 유구한 전설에 몸을 던진다. 시인 지곡의 글들을 3년 전부터 보아왔지만, 편집자는 이 자리에서 그의 세계를 포괄할 수 없음을 말하고 싶다. 주제와 시적 명제들을 열거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을, 매 시편이 가닿는 ‘극단적인 것’의 질적 속성 때문에 그러하다. 간절히 그리운 대상에 닿을 수 없음에, 그런 마음에 매번 아득히 가닿는다. 이러할 때 다양한 공간들의 목록, 시적이고 키치적인 사물들의 목록, 그 목록들 가운데서 추상과 구체의 병치(parataxis)와 모든 반복과 은유들의 도해는 강 건넌 뒤의 나룻배처럼 덜 중요하게 생각된다. 이 독창적이고 간절한 언어적 창조물인 시집을 독립문예지 『베개』에서 출간하는 일이 기쁘면서도 애석하다. 이 시집은 더 크게 주목받을 만한, 문예적 가치의 측면에서 분명히 중요한 시집이다.
  • 지나온 시절과 소소한 경이 누군들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이해하고 때로는 음미하고 싶지 않을까? 저자는 71년생으로 90년대 초까지의 사적인 동시에 알고 보면 어느 세대의 것인 경험을 돌아본다. 어쩌면 저리 잘 기억하지? 세세하고 생기 넘치는 기억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70, 80년대의 경험이 어느새 회상하고 기록할 만한 과거가 되었다는 당연한 사실이 새삼스럽다. 90년대 이후에 태어났더라면 경험하지 못했을 시절의 맛과 공기와 생활질서와 구경거리들, 그것이 이미 꽤 먼 과거가 아니면 무엇일까! 온갖 것에 대한 호기심과 천진한 선망 그리고 적극성을 지닌 아이였던 저자가 기억해 낸 ‘칠공팔공’ 시절의 일화들을 읽노라면, 아 그랬지, 그 시절엔 그런 게 있었어,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나, 하는 내적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나도 기억하는 일들이 있어, 이야기하고 싶다는 기분에 젖게 된다. 이 책은 어쩌면 그렇게 막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기분에서 출발한 것은 아닐까? 원고를 읽다가 저자에게 전화를 걸어 ‘나도 어쩌다 생각나면 참 이상하더라고요. 서울인데도 길거리에 소와 말이 다녔다는 게!’라고 수다를 떨곤 했다. 70년대 경제발전에 발맞추어 대거 보급된 바 있는 불란서 주택에서 ‘불란서’란 20세기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선망의 목록 가운데 한 대상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유일했던 어떤 것도 시간이 흐르면서 빛바래고 ‘그 시절의 것’으로 낯설어진다. 돌아보면 ‘양옥집’은 이제는 조금 촌스럽게 느껴지고 레트로한 취향의 대상으로 애틋해진 무엇이다. 이 책에 실린 숱한 사물들이 같은 처지에 있다. 그땐 그렇게 괜찮았던 옛 사물을 저자는 그런데, 오늘의 시선이 아니라 당시의 마음으로 이야기한다. 그래서 따뜻해진다. 저자는 이 책에 ‘사적 문명기’라는 부제를 붙였다. 문명이라니! 언제 저자가 비문명인이기라도 했던가? 다분히 과장된 낯설게 하기이다. 성장기의 기억을 사적인 톤으로 서술하며 그것을 ‘신문물’의 체험기라고 명명함으로써 이 책은 특별한 성격을 얻는다. 저자는 어린 마음으로 접한 다양한 사물의 경이로움을 되살린다. 사회학적 조망 대신 다정하고 소소한 일상 사물들의 기억을 통해 ‘지나온 시절’의 작은 흥분들과 소망을 되살려 전하는 것이다. 70, 80년대의 한국은 거시적으로는 경직되고 억압적인 국가, 사회였다. 이 책은 그런 체제의 잿빛 지붕과 울타리 안에서도 훼손되지 않는 생기를 품고 성장한 어느 마음의 따뜻한 기억일 것이다. 그런 것을 잃지 않으려는 개인들의 삶이란 얼마나 소중한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여느 마음들이 알아볼 것이다. 이 책의 독자는 누구일까? 누구여야 가장 적당할까? 필자처럼 이미 알던 것을 상기하는 독자도 계실 터이고 살지 않은 시절을 건너다보게 된 독자도 계실 것이다. 어느 편이든 이제 자신의 이야기 나누고픈 기분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작품 밑줄긋기

p.228
거미들은 잠자는 사람들의 얼굴과 다리 그리고 손에도 거미줄을 쳤고, 그런 뒤에 번개같이 은신처로 퇴각하여 거미줄이 미세하게라도 흔들릴 때를 기다리다가, 그러다 다시 거미줄을 칠 채비를 했다. 말파리들은 거미줄과 밤으로부터 피신하여 기운 없이 빛나는 불빛 속에서 끊임없이 8자를 그리며 날아다녔다. 케레케시는 반쯤 잠에 빠져서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그의 몽롱한 의식 속으로 폭탄과 추락하는 비행기, 들판을 가로질러 도망치는 병사들, 불타는 도시들의 영상이 순식간에 쏟아져 들어왔다.

작가에게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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