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과 기록의 차이를 보여 주는 책
존경하는 최평웅 선배 아나운서님, 노년이라는 뜻밖 시기에 놀라운 신간을 내신다니 참으로 큰일을 하셨습니다. 아나운서클럽의 회원들과 함께 축하드립니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방송가에는 오늘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재미난 사건이 생기고, 기묘한 사고가 터진다. 국민이 그 사실을 알 수도 있지만 방송가는 외견상 언제나 조용하기에 모를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그 사건의 기록이 없으면 영영 아무 일도 없는 방송가가 되고, 누군가 세세한 전말을 기록하면 후일 화제의 역사가 된다. 필자가 30년 전쯤에 젊음의 우쭐한 객기로 시도했던 “뉴스 딸국”은 기록에 상당히 의존했다고 자부하지만 상당 부분 구전의 이야기들은 전해 내려오며 보태고 변형돼서 재미에는 보탬이 될 수 있지만 역사성의 검증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런데 30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 다시 대한민국 아나운서 중에 거의 입을 다물고 사신 최평웅 아나운서 선배께서 놀랍도록 꼼꼼하게 기록한 메모를 바탕으로 근세 방송사의 이면을 재미나게 글로 써서 세상에 내놓으니 가히 화제 만발이다. 아나운서 자신의 개인사와 그가 경험하고 목격한 굵직굵직하고 다양한 이야기는 독자를 사로잡기 충분하다 하겠다. 출판 전에 미리 일견한 원고를 보니 그 힘든 업무 중에, 그것도 긴 세월, 끊임없이 세세하고 면밀한 기록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놀랍기만 하다. 무엇보다 대체로 기록을 바탕으로 풀어쓴 회고록은 딱딱하고 건조하기 쉬운데, 최평웅 선배 아나운서의 이번 글은 눈물과 해학웃음이 함께 하는 기막힌 조화를 보인다. 최평웅 선배님의 은퇴의 의미를 빛내주는 이번 신간을 마음속 깊이 축하하며 부디 독자제현의 사랑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