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일생은 걷는 것이다, 라고 정의할 만하다. 모두 걸음마를 떼고부터 걷고 걸어 여기에 이르렀다. 그 긴 여정을 잠깐의 산책에 비유해도 이상하지 않다. 또한 오늘의 산책을 인생에 빗대어 이야기해도 과장만은 아니다. 산책은 앞으로 걸어가는 것이면서 제자리를 맴도는 것. 때로는 옆으로도, 뒤로도 걸어가는 것. 인간은 산책하면서 관찰하고 생각하고 자성한다. 자기 자신에게 묻고 대답하는 자문자답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산책하는 인간이라야 비로소 이성과 지성의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산책하면서, 나는 나의 감정들을 내 것이 아닌 양 바라보기도 한다.
이십 대에 시인이 되어 시집 『지나가나 슬픔』, 『근황』, 『거룩한 그물』, 『여기 아닌 곳』, 『눈 한번 감았다 뜰까』, 『나는 참 어려운 나』, 『각각의 방식』을 썼다. 산문집 『멜로드라마를 보다』,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들』, 『나의 충분한 사생활』도 펴냈다. 우화집 『달팽이 사랑』, 『전생을 기억하는 개』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