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처럼 파인 마음에 우울과 근심이 고일 때 나는 김기석 작가의 책을 펼친다. 행간의 섬세한 표현 속 숙성된 생각이 내게 햇살을 비추고 기운을 북돋아 준다. 글을 통해 나와 세상을 성찰하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점에서 그의 글은 가히 ‘정신의 영양제’라 할 만하다. 신작 『지혜의 언어들』은 전도서를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김기석표 사유의 종합 선물 세트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하이데거와 프리모 레비, 톨스토이와 정현종, 맹자와 칼릴 지브란, 니코스 카잔차키스와 유발 하라리까지, 수많은 지식인의 언어가 자유자재로 동원되어 총체적 사유로서의 책 읽기를 돕는다.
전도서를 “내가 가지고 있는 인습적인 생각이 다 무너진 자리에서도 여전히 인생은 살 만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를 묻는 책이라 정의하는 서두부터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유는 “나와 나 자신의 대화”이고, 생명은 “살라는 명령”이며, 자기확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감의 능력”이라는 말을 마음에 받아 적는다. 그의 단어와 서술을 읽으며 내가 더 단단해진다고 느낀다. 괜찮은 독서이자 효능감 넘치는 지식 습득 과정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어려운 문제가 다가올 때 감당하기 어려워하기보다는 “나는 이 문제보다 훨씬 커”라고 생각해 보라는 조언은, 절룩이는 삶의 길을 함께 걸어 줄 지팡이처럼 든든하다. 『지혜의 언어들』은 매일 조금씩 읽기 좋다. 꽃에 물을 주듯 읽다 보면 우리의 메마른 정신에 생기가 돌고 사유의 줄기도 한결 자라날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삶의 행복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삶을 의미 있게 살 수 있는 길”을 살피시길. 이는 결코 헛되고 헛되지 않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