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떼지 못하고 단숨에 읽히는 글일수록 그 글이 쓰인 시간의 깊이는 좀처럼 가늠하기가 힘들어진다. 인아영의 글들이 내게는 그랬다. “문학은 억압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견고한 구조 속에서도 불완전하고 미약한 수행을 반복한다”. 동시대 한국문학에 대한 성실하고도 기발한 분석과 날카롭고도 집요한 성찰은 저 두 문장을 확인하기 위해 쓰인다. 그녀의 비평은 급진적이면서도 논리적이고 치밀하면서도 명쾌하다. 사유의 쾌감이 느껴지는 문장들은 멋부리지 않지만 끝내 멋지다. 인아영의 비평으로 인해 한국문학의 현장은 한층 더 뜨거워졌다. 함부로 위기를 말할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누군가의 글을 읽고 ‘안 되겠다’는 마음에 문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비평도 쓰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이 책을 읽자마자 나에게 떠오른 문장도 바로 그것이다. 안 되겠다. 멈추지 말고 읽고 쓰자. 멋진 동료의 글이 그저 고맙고 반갑다. 우리는 왜 ‘미약한 수행’을 멈출 수 없는가. 그리고 그것은 어디까지 가게 될까. ‘진창’이자 ‘별’이 된 우리는 그 ‘아프고 아름다운’ 길을 오래 함께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