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의 구술자와 3명의 기록자가 만들어낸 낯설고 새로운 이야기에 빨려 들어간다. 페미니즘은 누구나 소수자성을 지닌다고 말해왔지만, 이 책은 우리가 여태 만나지 못했던 이들의 이야기다. 때로 애잔하지만 주로 강력하고 시종일관 담담하다. 담담한데도 듣다 보면 눈물이 흐르다 못해 흐느끼게 된다. 쉴 틈 없는 분노에 진이 빠져 메말라버린 심장에 다시 뜨거운 피가 도는 느낌이다. 비난·비아냥·비관에도 자신을 사랑하는 것, 스스로 변하는 것,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 것, 타인과 연대하는 것,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 사회를 변혁시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우리가 언제나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하지만 벅찬 지향이다. 이 지향을 기어코 해낸 구술자들을 감히 우리들의 영웅이라고 칭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