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피해자를 넘은 ‘행위자’로서 그들이 만들어온 길 1장 내가 왜 쫄려야 돼? 이혼 이후 나답게 자립하고 성장하며 지역과 일상을 바꾸다 구술: 유지윤 / 글: 유해정 “사람에겐 고난이 예기치 않게 찾아오잖아? 종종 나는 그 고난을 어떻게 넘겼을까 생각해보곤 하는데, ‘아, 저렇게 넘긴 사람도 있구나’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삶이었으면 좋겠어.” 2장 국경을 넘고 넘었어요, 내가 되기 위해 20대 탈북여성, 그가 말하는 북한과 남한, 그 경계 넘기 구술: 제시 킴 / 글: 박희정 “북한에서 왔다면 어떤 마인드야? 어떻게 살아야 돼? 말해줘. 그럼 내가 그렇게 살아갈게.” 3장 나는 숨지 않는다 너무 장애인도, 너무 엄마도, 너무 빈민도, 너무 활동가도 아닌 ‘나’이기를 구술: 임경미 / 글: 유해정 “아이 키우면서도 항상 되새겨요. 내가 장애가 있다고 숨으면 아이들도 숨는다. 그래서 숨지 않았어요.” 4장 여기서 성질을 더 죽이면 못 살지 70대 홈리스 여성, 그가 거리를 집 삼은 이유, 그리고 ‘나’의 삶 구술: 김복자 / 글: 박희정 “외롭고 쓸쓸하고, 나는 혼자 살면서 지금까지 그런 거 전혀 없어. 지금부터 앞으로 내가 살아갈 일은 살아봐야 알지.” 5장 내가 만난 이상한 나라 집 나온 청소년에게 ‘쯧쯧쯧’ 하지만…… 청소년의 자립과 주거권 이야기 구술: 김예원 / 글: 이호연 “주거가 안정되고 같이 사는 사람들이 나를 해치지 않는다고 느꼈을 때 수면 아래에 깔려 있던 말랑말랑한 감정이 새살 돋듯 나오기 시작했어요.” 6장 회복도 삶도 일직선이 아니에요 조현병과 함께하며 아이와 부모님과 지역에서 살아가는 법 구술: 묘현 / 글: 박희정 “조현증의 회복이라는 게 쭉 일직선으로 좋아지는 게 아니에요. 뭐랄까…… 진동하면서 언덕을 넘는다고 할까요.” 7장 우리는 청소년 페미니스트입니다 스쿨미투 활동을 하는 5인의 목소리 구술: 라원, 유경, 윤, 이황유진, 혜 / 글: 이호연 “스쿨미투로 ‘새로운 상식’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청소년을 사랑한다는 게, 폭력과 사랑이 결합된 지금의 방식은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해요.” |
박희정의 다른 상품
이호연의 다른 상품
유해정의 다른 상품
|
소수자의 삶이란 이렇듯 고통스럽다거나, 반대로 이렇게 희망적인 삶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두 관점의 이야기 모두 소수자의 삶은 ‘문제’로만 남는다. 소수자는 타자화된 존재다. 그의 삶을 구성한 맥락이 지워진 채 사회적 통념과 편견으로 재단된 평면적 존재로 인식된다. 차별을 드러내고 문제화하겠다는 시도조차 때때로 그의 삶을 오직 하나의 문제로 환원해버리는 함정에 빠지곤 한다. 타자화를 경계한다는 것은 내가 얼굴을 마주한 상대가 고유한 역사와 감정과 사고 체계를 가진 한 사람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그도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동일시하는 것과는 다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어떤 조건 속에 놓여 있으며, 세상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면서 살아가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 p.5 사실 처음엔 나조차도 내가 잘못한 것처럼 부끄럽고 숨고 싶더라. 애 아빠가 바람이 나서 갈라선 건데도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조차 나를 더는 모임에 안 부르는 거야. 정상적인 가정이 아니라고. 지인들이 나를 그렇게 쳐내니까 너무 상처가 되는 거야. 이혼한 게 내 죄야? 애들도 키워야 하고 당장 일을 해야 하는데 그런 시선, 말들이 무서운 거야. 그래서 계속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지. 내가 잘못한 게 아니잖아? 내가 당신들한테 거저 얻어먹는 것도 아닌데 왜 쫄려야 돼? 그러면서 당당해져야겠다 싶었는데 만만치가 않더라고. --- p.27 한국에 와서 초창기에는 공공장소에서 전화를 못 했었어요. 못 한 게 아니라 안 했더라고요. 내가 목소리 톤이 다르다 보니까 조금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되게 많았어요, 저한테 중국 사람이냐 조선족이냐 물어보는 일이. 내가 언제까지 이런 시선에 신경을 쓰고 살아야 되지? 그래, 당신들도 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울에 사는 것 아니지 않냐. 나는 북한이 아니라 혜산에서 태어나서 여기 이사 와서 살 뿐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후로 제가 북한이탈주민이라는 걸 숨기지 않았어요. --- p.89 북한에서 여성은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비공식 영역에 내몰린 여성들은 살기 위해 온갖 고생을 했다. 인신매매로 팔려가는 여성들도 상당수였다. 한편으로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자본주의적 기술을 습득했고, 다층적인 사회적 관계망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며, 바깥세상의 정보에도 해박해졌다. 체제의 틈을 이용할 힘이 축적된 것이다. 그 결과 북한 여성들은 북한사회의 변화를 추동하는 중심에 서게 되었다. 초기에는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국경을 넘었지만, 점차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목적으로 탈북의 이유가 확장되어갔다. 중학교를 막 졸업한 여학생들 열일곱 명이 함께 국경을 넘은 사건도 있었다고 할 정도다. 제시 또한 그러한 흐름 속에 있다. 이 에너지 넘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내 마음을 자꾸 흔든다. --- p.101 “구루마 끈 지 거진 한 20년 다 돼가는구나……. 구루마를 끈 이유는 돈이 없으니까. 서울역에서 방 얻어봐야 쪽방 그런 거잖아. 그러니 그 돈 갖고 차라리 맛있는 거나 먹고 길에서 생활하자 싶었지. 외롭거나 좀 쓸쓸하거나 그럴 거 같으면 벌써 남자 만났다고 그랬잖아. 외롭고 쓸쓸하고, 나는 혼자 살면서 지금까지 그런 거 전혀 없어.” … 김복자는 모든 것에 좋고 싫음의 분명한 기준을 가진 사람이었고 매일의 삶에 자기만의 루틴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주위를 경계하며 살아야 했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오히려 ‘나다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홈리스 여성이 루틴을 가진다는 건, 자신의 행동을 예측 가능한 것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위험한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것들을 고집하고 살아간다. 나에게 빈곤은 관심사이자 가장 멀리하고 싶은 주제였다. 그것은 늘 나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김복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어쩐지 나는 묘한 안도감 같은 걸 느꼈다. 마치 네가 언제 어디서도 고집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토닥임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 p.150 결정적인 이유가 또 있어요. 이제는 스트레스를 받고 소리가 나더라도 조퇴를 안 하게 되더라고요. 약 먹으면 충분히 버틸 정도가 됐어요. 힘들면 소리가 나는 건 똑같지만, 내가 소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소리가 조금이라도 날 것 같으면 불안해서 미칠 것 같았어요. 지금은 그냥 ‘약 먹으면 돼, 너무 호들갑 떨지 마. 괜찮아, 할 수 있어’, 이런 식으로 날 다독일 수 있게 됐어요. 그 말을 의도적으로 스스로에게 많이 했거든요. 이불을 털 때도, 빨래를 널 때도. 조현증의 회복이라는 게 쭉 일직선으로 좋아지는 게 아니에요. 뭐랄까……, 진동하면서 언덕을 넘는다고 할까요. --- p.242~243 정신장애의 원인에 관한 대표적 오해로 ‘마음이 약해서’라는 게 있다. 한 개인에게 가해진 스트레스가 커서가 아니라, 그걸 견디는 마음이 약해서라는 인식은 아직 굳건하다. 그런 식으로 병의 원인을 아픈 사람에게 몰고 낙인화하는 힘이 거세기 때문에 반대로 이것이 ‘뇌의 질환’이라고 강조하게 되는 경향이 보인다. 그러다 보면 정신장애가 사회구조적 문제와 무관한 것 같은 인식이 생기기 쉽다. 뇌는 매우 복잡한 기관이고, 복잡한 방식으로 상처 입는다. 그 상처를 개인적 문제라고만 보기 어려운 것은 삶에서 경험한 여러 스트레스가 ‘사회적 관계’속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 p.251 스쿨미투가 이 사회에 던진 질문은 사회에서 새로운 상식선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엔 당연했던 것이 이제는 아닌 것들이 있어요.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했던 말과 행동이 성희롱이 될 수 있고, 학교 안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개인의 예민함이 아닌 폭력일 수 있는 거죠. 학교에서 이런 것에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등장했고 자신의 문제제기가 틀리지 않다는 감각을 공유하고 있어요. 학생들의 감수성이 변화는 속도에 비해 학교의 변화는 굉장히 더디죠. … 스쿨미투 운동에서 고발자들만 말했다고 생각해요. 이 목소리는 전시되지 않고 들려진 것이 맞을까요? 이런 구조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지칠 수밖에 없어요. 스쿨미투가 고발에 대한 기록으로만 남지 않길 바라요. 고발자의 말하기를 들은 우리의 말하기는 도대체 어디에 남은 것일까요? 이 운동이 우리 모두의 말하기나 우리 모두의 요구로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 p.330~333 |
|
나의 이야기를, 세상이 아닌
나의 관점으로 다시 쓰다 소수자라는 정의를 나부터 새롭게 정의하는 것, 그것이 저항의 출발이다 11명의 구술자들은 자신을 둘러싼 일상을 바꾸려 투쟁한다. 제자리 고군분투가 아니라, 혼자만의 외침이 아니라 주변 사람과 지역 사회를 바꾸는 분투다. 유지윤(1장)과 임경미(3장)는 정상가족이라는 테두리 바깥에서 아이를 키우며 사는 삶을 말한다. 사회는 한부모 여성으로서, 장애를 가진 여성으로서 아이를 양육하는 걸 ‘불완전’하거나 ‘불온’하게 여긴다. 모든 시스템은 ‘정상’이라는 룰에 맞춰져 있어서, 누군가에겐 물 흐르듯 자연스러울지 몰라도 이들에겐 ‘장벽이자 문턱’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양육과 ‘부모됨’은 정상이라는 룰에 대한 저항이고 투쟁이다. 이들은 결코 숨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고난쯤으로 여기고 이겨내는 긍정성으로, “내가 할 거야, 내가 할 수 있어”라는 모험심과 자신감으로. 그렇게 지역과 사회를 바꾼다. 우리에게도 목소리가 있어요 하찮거나 위험한 존재로 여기고 음소거한 이미지에, 내 목소리를 씌우다 제시 킴(2장)과 묘현(6장), 김복자(7장)는 사회가 ‘대표적 타자’로 낙인찍은 인물들이다. 제시 킴은 20대 탈북여성이다. 그러나 종편 예능의 ‘북한 미녀’나 ‘비참한 피해자’, 결혼시장의 ‘이국적 상품’이 만들어낸 수동적 이미지와는 다르다. 북한에 있을 때부터 경제적 주체로서 밥벌이를 했고, 한국에 와서도 자신의 가게를 가진 당당한 사회 일원으로 살아간다. 묘현은 한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이자 조현병을 가진 여성이다. 조현병 당사자를 ‘사람’보다는 ‘잠재적 위험성을 가진 무엇’으로 따돌림 하는 사회에서, 정신질환을 안고 사는 삶의 안전과 회복에 대해 말한다. 김복자는 70대 홈리스 여성이다. 한국사회는 IMF 등 경제적 사건과 ‘남성 실직가장’에 초점을 두어 홈리스 문제를 다뤘기 때문에 ‘홈리스’ 하면 남성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 홈리스 여성이 처한 위험과 문제는 심각하며, 발생원인 또한 남성과 다른 지점이 있다는 점에서 세밀하게 접근해야 한다. 보호자가 있는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가족이나 남편과의 관계는 어떤지에 따라 좀 더 일상적인 일로도 여성은 거리에 내몰릴 수 있다. 김복자 할머니의 이야기는 이렇게 ‘거리’가 갖는 의미가 남성과 여성에게 어떻게 다른지, 빈곤과 젠더의 교차점에서 여성의 생존이 남성과 어떻게 다른지 보여준다. 결국 사회가 지운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나면, 그들의 일이 ‘뉴스거리’가 아닌 ‘곁의 일’임을 깨닫는다. 청소년 담론도 빼놓을 수 없다. 김예원(5장)과 청소년 페미니스트 5명(7장)의 이야기는 청소년의 주거권과 인권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김예원은 10대 때 탈가정하여 쉼터 여러 곳에서 지내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은 20대 청년이다. 쉼터 여러 곳과 거리를 오갔던 한 청년의 이야기에서 청소년에게도 주거권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아가 ‘청소년=가족이 책임지는 10대’로만 보는 시선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성폭력을 용인해온 학교문화와 싸우는 청소년 페미니스트 5명은 ‘미투운동’의 맥락에서만 이야기되어온 그간의 논점을 확장해, 스쿨미투는 결국 학교문화의 문제를 짚어내는 일임을 말한다. 구술기록 뒤에 이어진 심도 있는 에세이 새로운 담론과 대안을 제시하다 이 책은 장별로 ‘구술기록 + 기록자들의 에세이’ 구성을 띤다. 한 명의 삶을 깊이 있게 톺아온 다음(구술기록), 보다 넓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각 주제별 사회적 현황과 문제를 제시한다(에세이). 다양한 통계자료와 인권기록활동가들의 통찰이 담긴 에세이에서 우리는 구술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임을 깨닫고 새로운 대안을 얻는다. 한부모가족의 이야기에서 ‘정상가족=이성애자 부모와 자녀’라는 여전한 편견과 서사, 그로 인한 사회적 멍에를, 20대 탈북여성 이야기에서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증가한 탈북여성 비율과 북한경제와의 상관관계를, 두 아이를 키우는 장애여성 이야기에서 출산 기반시설 외에 그들에게 필요한 구체적 지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또한 70대 홈리스 여성의 이야기에서 빈곤과 젠더의 교차점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열악한 현실과 지원실태를, 10대 때 탈가정하여 성인으로 성장한 이야기에서 청소년 주거권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조현병과 함께하며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에선 “뇌는 결코 고립 속에서 성장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11명의 구술기록, 에세이는 결국 ‘길을 만드는 작업’이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편견 없이 함께 나아가는 길을. 소수자의 삶은 ‘특정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얼굴을 마주한 상대의 일이고, 고유한 역사와 감정을 가진 한 사람의 일”이다. 숨기거나 가리지 않고 모두가 건강하게 목소리를 낼 때 세상의 좌표는 다양해진다. 차별과 혐오의 양상이 복잡해져도 그것을 해석하고 풀어낼 사회적 자원이 형성된다. 우리는 결국, 미디어나 주류사회가 드리운 장막 “앞”이 아니라 누군가의 ‘곁’에 있어야 한다.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
|
『나는 숨지 않는다』는 지식과 권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한 번도 숨어 살지 않았다. 사회가 보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가 몰랐을 뿐이다. 동시에 당대 한국사회에 만연한 ‘사연팔이’ 글쓰기에 저항하는 말하기와 듣기, 쓰기의 윤리에 모범이 되는 보기 드문 텍스트다. 그래서 이 책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글이 아니다. 나를 포함하여 지금 이 순간, 삶이 힘겹고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이들에게 권한다. 이 책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슬기로운 이웃들이 “친애하는 삶에게” 쓴 편지다. - 정희진 (여성학자,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저자)
|
|
자기 삶을 서사화하는 일을 멈추지 않은 11명의 구술자, 그리고 이들이 대화 중 “크고 장엄하게 눈을 내리감는” 순간을 결코 놓치지 않는 3명의 청자/기록자. 이들이 거듭된 만남, 천천히 진행되는 대화 끝에 찾아낸 결론은 명확하다. 모든 상처받은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치유되고 다른 상처받은 이를 돌아보게 된다는 것. ‘사적인’ 불행은 없으며, 그러므로 ‘사적인’ 방식만으로 해결되는 불행도 없다는 것. 이 책은 소수자의 전형적인 ‘성장’과 ‘치유’를 말하지 않는다. 이해와 연대의 필요성을 애써 설득하지도 않는다. 다만 확신하게 한다. ‘좋은 삶’에 대한 사회적 각본이 바뀌면 이들이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 선택하는 어휘, 말할 때의 어조와 표정, 무엇보다 우리 모두의 ‘삶’이 모조리 바뀌리라는 것을. 바로 그 확신을 전하고자, 이 책은 당신 앞에 도착했다. - 오혜진 (문학연구자, 『지극히 문학적인 취향』 저자)
|
|
세계의 가혹함을 마주 본 열한 분의 목소리를 담은 기록.
찬찬히 읽으며 마음을 다질 수 있는 책이다. - 정세랑 (작가) |
|
70대 홈리스 김복자의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남아 한참 잠들지 못했다.
취향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좋았다. 영화 〈소공녀〉 생각나네. 김복자님이 블랙커피에 설탕 한 숟가락, 오래 오래 마셨으면. - 이라영 (작가) |
|
자신을 향한 기대와 압력을 거부하고 맞서는 것이, 여성에게는 언제나 더 힘든 일이다. 앞으로도 이런 목소리들을 찾아 듣고 읽고 싶다. - 최지은 (작가)
|
|
11명의 구술자와 3명의 기록자가 만들어낸 낯설고 새로운 이야기에 빨려 들어간다. 페미니즘은 누구나 소수자성을 지닌다고 말해왔지만, 이 책은 우리가 여태 만나지 못했던 이들의 이야기다. 때로 애잔하지만 주로 강력하고 시종일관 담담하다. 담담한데도 듣다 보면 눈물이 흐르다 못해 흐느끼게 된다. 쉴 틈 없는 분노에 진이 빠져 메말라버린 심장에 다시 뜨거운 피가 도는 느낌이다. 비난·비아냥·비관에도 자신을 사랑하는 것, 스스로 변하는 것,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 것, 타인과 연대하는 것,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 사회를 변혁시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우리가 언제나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하지만 벅찬 지향이다. 이 지향을 기어코 해낸 구술자들을 감히 우리들의 영웅이라고 칭하고 싶다. - 김고연주 (여성학자)
|
|
내 앞에 있는 낯선 사람에 대해 어쩐지 안다고 느낄 때, 우리는 질문하지 않는다. 호기심이 사라진 자리에 혼자만의 착각과 섣부른 판단이 자라곤 한다. 그런 우리를 위해 이 책은 대신 질문해준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았나요?” 이 질문을 통해 우리는 기존에 알고 있던 세계를 통과해 다른 세계를 만난다. 호기심이 살아나고 상대의 삶이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만남이 시작된다. 책 속 묘현님의 표현처럼 “진동하면서 언덕을 넘는” 우리네의 삶에 대해 함께 웃고 가끔 화도 내며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되 또다른 전형성을 심어주지 않는 이 책의 힘이다. - 김지혜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