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독일 뮌헨대학교LMU에서 언어학과 미국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영어와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 소설 『블루 시스터스』, 『아웃랜더』, 『레슨 인 케미스트리』, 『스파크』, 『미드나잇 선』, 그래픽노블 『인어 소녀』, 『티 드래곤 클럽』, 배우 톰 펠턴 에세이 『마법 지팡이 너머의 세계』와 아동 시리즈물 『이사도라 문』, 『마녀 요정 미라벨』 등이 있다.
그날 오후, 해가 뉘엿뉘엿 저물며 건물을 온통 금빛으로 물들일 때 매그놀리아와 아이리스, 제시카와 애스펀 그리고 루이스는 팔을 쫙 벌리고 공중에서 몸을 휘리릭 돌리면서 보도를 껑충껑충 뛰어다녔다. 피겨 스케이팅 동작을 흉내 내다 보니 숨이 찼다. 아이들은 서로의 어설픈 모습을 보고 다 같이 웃고 말았다. 아이리스는 애스펀의 농구공으로 드리블을 했고, 제시카는 한쪽 어깨에 배낭을 멨다. 매그놀리아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엄마표 국수를 자랑하는 바람에 다음 주에 매그놀리아네 모두 모여 저녁을 먹기로 했다.
매그놀리아는 탄성을 지르며, 일본이 뉴욕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살펴보았다. 매그놀리아는 일본 왼쪽에 있는 커다란 초록색 모양의 땅, 중국에서 부모님이 태어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매그놀리아는 젊은 엄마를 떠올렸다. 고향을 떠나 넓디넓은 푸른 바다를 건너 여기까지 와서 새로운 가정을 꾸릴 만큼 용감한 사람이었다.
양말 인형을 통해서 이야기하면 좀 더 쉬웠어. 이게 나라고 생각하면 말이야. 진짜 나는 아니지만 내가 말할 수 없는 걸 할 수 있었어. 내가 바라는 거나 분노나 걱정 같은 거 말야. 네가 양말 주인을 찾아 주길 바랐던 건 이런 이유도 조금은 있어. 정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주 중요한 걸지도 모르잖아. 이 양말은 정말 소중한 거였어 내 목소리였으니까.
"엄마가 네 나이였을 땐 집 밖을 몰래 돌아다녔단다. 저 밖에는 더 많은 게 있다는 걸 알았거든. 난 항상 무언가를 찾아다녔어. 내가 뭘 찾아낼 수 있을지 궁금해서 어디든 갔단다. 지금 보니, 내가 옳았지. 이곳의 모든 삶이 날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나한테는 허드슨강과 그 위를 지나다니는 배, 태양과 튤립, 깨끗한 물과 가로등 그리고 도시 전체가 있고, 특히 네가 있잖아."
아이리스는 그저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추억을 누군가에게 모두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매그놀리아는 대나무 숲이 되어 아이리스의 속마음을 잘 들어 주고, 아이리스의 기분을 바꾸려는 대신 그저 옆에만 있어 주면 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차분해지는 유일한 장소는 캘리포니아라고 했던 아이리스의 말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