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자신이 한 뼘 자랐다는 사실을 징그러워하는 소년이 있다. 거짓과 아이러니로 가득한 소년 연제의 삶. 복잡한 심상을 불러일으키는 사건과 관계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연재의 소년기는 어른의 기준에서도 녹록지 않은 난제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제는 끝끝내 성장한다. 설령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라도 후회와 자책을 감수하고 선택하는 길로 나아간다. 이런 주인공을 응원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잔인한 생의 모순을 견뎌 내며 지난한 시기를 헤치는 이야기는 언제나 마음을 울리는 법이니까. 마지막 페이지에서 전해지는 생생한 맥동은 무사히 스무 살이 된 연제가 독자에게 보내는 애틋한 인사일 것이다. 그 인사에 새겨진 귀하고도 어려운 선물과도 같은 메시지는 오래도록 곱씹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