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사람 속에서 별 볼 일이 없어진”(「울었던 자리마다 돌을 쌓으며」) 후, “일주일째 이어진 불면의 밤”(「쑥부쟁이」)을 뜬눈으로 새운 적이 있는가. “서로에게 닿지 못”하는 삐걱거리는 시간에, “울컥이는 된소리들이/탁자 위로 엎질러지”는 술집 모퉁이에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얼룩진 밤을 지켜 냈으나/단 한 사람의 곁도 구하지 못”(「달아 놀자」)했다는 회한과 자책으로 서로가 바깥인 사람 사이에서 섬에 갇힌 것처럼 외로울 때, 빗나가고 “어긋난 시간들을 달래며”, “외발로 서 있던 날들”(「귓속에 눈이 내리면」), 당신은 “삶이라는 병”(「파랑주의보」) 어떻게 통과했는가. 당신은 그러한 날들에 “웅크린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내어 주고/숨이 돌아올 틈을”(「귓속에 눈이 내리면」) 대체 어떻게 마련했는가. 겨울과 봄 사이, 밤과 아침 사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 “가장 은밀한 빛을” 당신은 얼마나 “숨죽여 끌어안”(「파랑주의보」)았는가. 홍경희의 『울었던 자리마다 돌을 쌓으며』는 아침이 밤에 보내는 헌사이자, 밤이 죽을 만큼 천천히 오는 아침의 안쪽에 경배하는 시집이다. “낡은 낙엽 틈에 물집이 잡”(「질문」)히고, “슬퍼 보이는 발자국”(「걸음과 그림자」)을 오래 바라보며, “울음이 따라붙은 말”(「뿔 속의 울음」)들로 채워 간 깊은 숨 고르기다. 하여 이 시집은 “육탄전을 치른듯한/겨울 연못”(「마음 무덤」) 같은 마음에 무덤 한 채를 지어야 했던 우리 모두의 울음이자 위로가 된다. “숨기 좋은 구석”에서 “잃을 것이 없어서/오히려 따듯”(「구석의 시간」)한 그믐밤 같은 시인의 시간을 함께하며, 당신은 문득 마음이 따스해져 올지 모른다. “가난에도 절하고/돌멩이에도 절하며”(「울었던 자리마다 돌을 쌓으며」) “그래도,/남아 있는 것들이 있”음을 감사히 껴안으며, 그믐이 조금씩 빛을 틔우리라 믿어 보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함께는/거리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그 거리를 품고/서로를 지켜보는 일”(「산책하는 사이」)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면서, 다시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나설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