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중편소설 「차 마시는 시간을 위하여」(『21세기문학』)로 등단. 소설집으로 『숨을 쉬다』 『그만, 뛰어내리다』 『여우』 『무관심 연습』, 장편소설로 『어쩌면, 진심입니다』 『후예들』 이 있다. 소설집 『신의 한 수』로 2022년 김용익소설문학상, 2023년 제1회 백릉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했다. 2020년 ‘심순’이란 이름으로 동화 「가벼운 인사」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비밀의 무게』로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했다.
‘무성하고 영화로웠던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고 혼돈과 무질서를 선택한’ (〈지금산에 사는 벽려 씨〉 중) 소설이다. 그래서일까? 소설 곳곳에 ‘몸부림이 몸부림을 만나는’(〈유홍초〉 중) 장면이, 그러니까 지난한 우리네 삶의 모습이 보인다. 깊은 슬픔, 무참한 상실을 뼈에, 살에 켜켜이 녹여낸 소설이다. 내면의 어린아이를 지나치게 연민하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손 놓지는 않으리라 약속하는 소설이다. 이끼와 같은 삶의 만찬에 향 좋은 애절함 한잔 기울이기를 마다하지 않는 소설이기에 ‘나자빠진다면 나자빠져도 좋다’(〈비둘기 편지〉 중)는 말은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