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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리
심아진
상상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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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안내
커피와 하루
안녕, 우리
혹돔을 모십니다
절정의 이유
불안은 없다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 소개 1

1999년 중편소설 「차 마시는 시간을 위하여」(『21세기문학』)로 등단. 소설집으로 『숨을 쉬다』 『그만, 뛰어내리다』 『여우』 『무관심 연습』, 장편소설로 『어쩌면, 진심입니다』 『후예들』 이 있다. 소설집 『신의 한 수』로 2022년 김용익소설문학상, 2023년 제1회 백릉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했다. 2020년 ‘심순’이란 이름으로 동화 「가벼운 인사」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비밀의 무게』로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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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18g | 124*188*15mm
ISBN13
9791191197426

책 속으로

애정운을 상승시키는 선물, 가구 배치, 태도…….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차휘랑의 안내에는 좋은 내용만 나와 있었다. 연인을 떠나가게 하는 비법 같은 건, 하다못해 항간에 떠도는 닭 날개나 신발 선물에 관한 것마저도 일절 나와 있지 않았다.
--- 「안내」 중에서

여자가 잔을 들어 올려 거의 경건해 보이는 태도로 향을 맡는다. 흩어진 여자의 조각들이 커피 향과 함께 밤의 장막 사이사이로 스며든다. 엷은 색채만을 간직한 채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라앉는다.
--- 「커피와 하루」 중에서

안녕, 우리…….
그러나 아름답고 푸른 나, 청춘은 그걸 작별 인사로 받을 생각이 없다. 스러질 생각이 없다. 언제든 다시 인사할 것이다.
--- 「안녕, 우리」 중에서

family나 member는 ‘식구’를 설명할 수 있는 충분한 단어가 아니었다. 보승은 막연히 감자 한 바구니가 놓인 소박한 식탁을 떠올렸다. 빙 둘러앉아 파근파근하게 삶긴 감자를 나눠 먹는…….
--- 「혹돔을 모십니다」 중에서

「러브이유」라는 상호가 붙은 매장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워 문다. ‘러브’와 ‘이유’ 사이에 작은 구슬들로 모자이크한 하트 조형물이 박혀 있다. 사랑의 이유, 이유의 사랑. 이유는 사람뿐만 아니라 개들에게도, 공원에 가끔 출몰하곤 하는 너구리에게도 아낌없이 사랑을 베풀었다.
--- 「절정의 이유」 중에서

어쨌거나 그녀들은 나를 필요로 하고, 나는 필요와 사랑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믿는다.
더는 불안하지 않다. 내 자유가 다시금 그녀들에게 단단히 묶여버렸으므로 나는 진심으로 안도한다.

--- 「불안은 없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나’를 꿰뚫는 시선

현대 사회는 개인의 존재마저 사회의 작동을 위한 하나의 부품으로 환원시킨다. 현대인들은 어떻게든 그 속에서 ‘진짜 나’라는 것을 찾으려 애쓴다. 공산품을 그러모아 자기 자신을 정립하려는 시도도, 각종 기호로 우리 자신을 표현해 보려는 시도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어떤 지점에서 우리 자신을 찾기 위한 단서를 얻어야 할까.

작가는 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어떤 길을 보여 준다. 「커피와 하루」는 이름을 감춘 것만으로도 모호해져 버리는 개인을 보여 주며, 인간 존재가 정의되는 기원을 찾아 들어간다. 「안내」는 미신을 업신여기던 ‘성준’이 기이한 하숙집 주인 ‘차휘랑’을 통해 점점 변화되는 모습을 조망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인물을 보며 우리는 자아와 존재의 정의를 다시 쓰게 된다. 주변의 것을 소유하고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의 상호작용이 그 존재를 정의한다. 심아진 작가의 소설집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넓고 열린 세계를 향해 발을 뻗게 된다.

무결하지 않은 실제의 인간

우리의 삶은 선과 악을 나누기 모호한 지점에서 펼쳐진다. 심아진의 소설집 『안녕, 우리』는 선악의 회색지대에 위치한 존재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인간의 본질에 대해 사유한다.

핍박받는 외국인 노동자인 동시에 흠결을 지닌 존재로 그려지는 레이(「혹돔을 모십니다」), 여러 여자를 동시에 만나면서도 자신은 그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불안은 없다」)는 시대가 요구하는 ‘올바른 사람’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있다. 무결하지 않은 인물을 따라가며 우리는 보다 현실적인 세계를, 보다 다층적인 의미를 마주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랑과 삶

삶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시선은 이윽고 인류의 근원적 감정, 사랑에 가닿는다. 심아진 작가가 그리는 사랑은 다채롭다. 그의 사랑은 낭만적이면서도 비참하다. 분명한 촉감으로 남아 있으면서도 허망하다. 죽은 연인의 사인을 파고들수록 사랑의 양면성이 드러나고(「절정의 이유」), 젊은 시절의 사랑을 떠올리면서 현재 자신을 이겨 보고자 발버둥 친다(「안녕, 우리」). 사랑을 보는 작가의 눈은 지극히 냉정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본질적이다.

포장을 걷어 낸 사랑 속에서 우리는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는다. 그는 누구보다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무결함을 추구하는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흠결 있는 인간을 그리는 것도, 위태로운 주체에 대해 사유하려는 것도 모두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람으로서 자신을 사유하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작가는 현실의 삶을 치열한 갈등으로 그려 낸다.

추천평

결코 죽지 않았으나, 오래도록 잊힌 나머지 죽었다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는 언어들을 채굴하여 소설에 옷을 입히는 행위는, 왠지 몰라도 오늘의 한국문학 현장에선 다소 드물게 찾을 수 있는 미덕인 것 같다. 나는 작가의 소설에서 그것을 발견했다. 담담하게 의표를 찌르는 개성적인 입담, 감칠맛나고 입에 들러붙는 서술들이 차려진 성찬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 직관적으로 핵심을 전달하여 만족감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속도의 시절일수록, 우리에게는 그것을 지연시키는 해학의 묘가 필요하다. - 구병모 (소설가)
고작 이십 대에 상늙은이처럼 어이없는 그 집주인……. 나무늘보처럼 느리고 잊을 만하면 사고를 치는 직원……. 저마다 상대를 염탐하면서 혹여 내 속내를 들킬까 조바심치는, 얄밉고 귀여운 아줌마들……. 날씬한 해설사에 넋이 나갔다가도 경품을 받아 오라는 아내의 명령에 칼 루이스로 돌변하는 남편들……. 연인을 잃고 연인의 반려견들을 떠나보내며 매 순간 연인의 기억으로 허공을 걷는 듯 헛헛해하는 남자……. 당신은 그들을, 그들의 시간을 거부할 수 있을까? 애틋하고 짠하고 사랑스러운 우리의 이웃을. - 서하진 (소설가)
리뷰 총점 9.8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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