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U 졸업생은 세계 어디에서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을 읽던 중 이 말에서 전율을 느꼈다. 대학의 존재 이유와 목표, 대학의 경쟁력을 이처럼 자신있게 함축하는 고백이 있을 수 있을까. 머잖아 “대학의 위기”란 말을 듣지 못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대학이 없어지므로. 2000년 개교하여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한 일본 APU 대학의 성공 스토리는 우리에게 많은 걸 시사한다. ‘로컬이야 말로 글로벌’이라는 발상의 전환, ‘뒤섞임’의 다양한 삶을 통해서 스스로 배우는 학습의 씨앗은 대학 관계자들의 위기의식과 기업가 정신이었다. 그러나 당국의 규제와 간섭의 최소화라는 토양이 있었기에 발아와 성장이 원활히 되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대학 관계자들은 물론, 교육 기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정, 입법부 종사자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쉽게, 인기에 영합하는 규제들이 산성비가 되어 토양을 오염시키는 상황에서 APU와 같은 기사회생의 스토리는 불가능하니 말이다. 대학이 개인과 국가 경쟁력의 산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학생 선발, 교육, 졸업에 이르는 전 과정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 “어디에서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졸업생”과 “어디에서도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졸업생”의 작지만 큰 차이. 이 책은 기성세대의 책임을 우회적으로, 그러나 매우 통렬하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