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앞바다 ‘대안고래 질주 프로젝트’ 사기 범죄로 엮인 보라와 의택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우당탕탕 포항으로 향하는 이 소설은, 대체 장르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정말 재미있다. 사기당하는 이야기, 뺏긴 돈 돌려받아야 하는 답답한 이야기인데도 그렇다. 두 사람이 모는 차에 한 번 올라타면 내릴 방법이 없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로 같이 도로를 달리는 수밖에.
가해자 보라와 피해자 의택이 만나게 된 사연은 슬프고 웃기고 씁쓸하다. 제발 거기서 그러면 안 된다고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어지다가도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달랐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이야기는 빠르게 질주하면서도 한 번씩 덜컹거리며 과속방지턱을 지난다. 고민의 덫이 곳곳에 놓여 있다. 왜 사기는 속이는 사악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지, 어떤 이들은 왜 ‘나쁜’ 사람으로 변모하는 일에 더 취약한지, 사기가 얼마나 당하는 이들의 삶을 벼랑으로 몰아붙이는지.
그러나 그 모든 것에 앞서, 이 소설은 모든 게 끝난 것 같지만 끝난 게 아니라고 믿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고, 어떻게든 뭐라도 해보려는 이들의 이야기여서, 두 사람을 마냥 미워할 수도 응원할 수도 그렇다고 탓할 수도 없게 된 독자들을 기어이 포항까지 끌고 가고 만다. 끝나야만 하는 여정이 한 장면이라도 더 이어지기를 바라도록 만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