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천이 형은 사랑에 고픈 사람이었다. 표제시 「사랑의 정답」에 보면, “아름다운 사랑을 해 보지 못한 내가/사랑의 시를 쓰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안타까운 발설이다. 그의 꿈은 실로 단순했다. 무슨 거창한 사랑의 다짐을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퇴근하면 아내가/먼저 씻어 주는 내 발/얼굴보다 먼저 늙어 가며/세월 갈수록 완고해지는/불쌍한 내 두 발을” “뜨겁게 만져 주는 아내가”(「발 마사지」) 기다리고 있는 집이면 족했다. 알고 보면 이처럼 다정한 사람이었는데 그걸 채 펼치지도 못하고 꿈만 꾸다 가셨다. “다시 세상에 태어날 때에는/아무도 내 이름을 부르지 말게 하시고/다만, 영원히 사랑을 간직한/두고두고 그리운 이만이 내 이름을 부르게”(「기도」) 해 달라는 간절한 염원의 시를 남기고. 내게는 “무조건 건강하고 볼 일야!” 다독이시더니 이 무슨 배신인가.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형의 부존재. 다시 세상에 오는 날 기다리지 마시고 여기서 못다 한 사랑 거기서는 실컷 나누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