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청년패스
이별을 연습했다
김진경
창비 2026.09.01.
가격
15,000
10 13,500
YES포인트?
150원 (1%)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목차

제1부·강물은 흐르고

강물은 흐르고
세상의 불빛
강물 위엔 또 하나의 강이 흘러
화염산
늘 가득히 채워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길 위에서 죽다
밤섬
비가 잔잔하게 오시는 날은
새들은 낮과 밤의 경계에서 운다
가을 강물은 깊어가고
수묵으로 흐려져가는 정물화처럼

제2부·황홀한 귀향

먼 편백나무 숲 향기
황홀한 귀향
물비린내
물안개
첫눈
단풍 든다
휴식
해발고도 307센티미터, 밤섬
저마다의 우담바라
편안한 길
로빈 후드, 어떤 좌절 후에도 희망은 있다고

제3부·깨어진 달 한 조각

산귀(山鬼)
벚꽃이 진다
꽃이 지는 것을 시샘하나
유리창
한월(寒月)
초롱꽃
금강초롱
지귀(地鬼), 봄
지귀, 겨울
귀성(鬼星)
한씨 할머니
귀교(鬼橋)
다시 길 위에 서서

제4부·유목의 나날

유목
뼈의 노래
불멸(不滅)
오래된 길
누구신가
까막잠
어느 늙은 시인의 고향집 풍경
표선
감자에 대한 명상
즐거운 일기예보
이 지구라는 푸른 별에서

제5부·그 여자의 지옥도

이별을 연습했다
그 여자의 지옥도
욕망이 가면을 벗을 때
전설
까마귀
새벽 첫 전철, 심청
내 몸 안의 역사 유적
참혹한 것에는 입이 없다
우리는 신들을 죽이며 살아왔구나
똥 배
두근두근
당신의 한미워킹그룹

해설|권정우
시인의 말

저자 소개 1

서울대 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5월시’ 동인으로 활동했다. 우리나라 첫 연작 판타지 동화인 ‘고양이 학교’로 프랑스 어린이·청소년 문학상인 앵코륍티블상을 받았다. 시집 『갈문리의 아이들』 『슬픔의 힘』, 동화 『목수들의 전쟁』 『거울 옷을 입은 아이들』, 소설 『그림자 전쟁』 『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 등을 출간했으며 그 밖의 저서로 『시대의 경계에서 일인칭으로 말 걸기』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 『김진경의 신화로 읽는 세상』 등이 있다. 1989년 초대 정책실장으로
서울대 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5월시’ 동인으로 활동했다. 우리나라 첫 연작 판타지 동화인 ‘고양이 학교’로 프랑스 어린이·청소년 문학상인 앵코륍티블상을 받았다.

시집 『갈문리의 아이들』 『슬픔의 힘』, 동화 『목수들의 전쟁』 『거울 옷을 입은 아이들』, 소설 『그림자 전쟁』 『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 등을 출간했으며 그 밖의 저서로 『시대의 경계에서 일인칭으로 말 걸기』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 『김진경의 신화로 읽는 세상』 등이 있다. 1989년 초대 정책실장으로 전교조 창립을 주도했으며,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비서관을 거쳐 국가교육회의 의장으로 일하며 우리나라 교육 발전을 위해 힘썼다.

김진경의 다른 상품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120*188*15mm
ISBN13
9788936481643

책 속으로

강물 위엔 또 하나의 강이 흘러
어쩌면 우리는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너무 오래 바람의 말을
잊어버리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어
그렇지 않다면 어찌 잔물결의 반짝임이
도무지 해독할 수 없는
그대의 설렘처럼 느껴지겠어
그렇지 않다면 어찌
강가의 흔들리는 미루나무들이
도무지 해독할 수 없는
그대의 속삭임처럼 느껴지겠어
강물 위엔 또 하나의 강이 흘러
강물의 영혼처럼
자유로이 불어 가는 바람의 강
---「강물 위엔 또 하나의 강이 흘러」중에서

오래전이었을 거야
어딘가 정말 돌아가야 할
영원의 집이 있을 것만 같아
저들이 홀연히 말에 올라
이곳의 낡은 고샅길을 떠난 것은
영원을 향한 터무니없는 그리움처럼
끝없이 불어오는 바람에
푸른 살의 혼 하나하나 깃발처럼 흔들며
(…)
언덕에서 문득
마침내 도달한 영원의 집이
오래전 뿌리치고 떠났던 고향집임을 깨닫고
망연히 바라보고 서 있는 거야
영원의 집을 찾아 멀리 떠나는 자만이
비로소 영원한 고향에 이를 수 있는 걸까?
번개처럼 스치는 깨달음에
하나하나 피 묻은 깃발처럼 흔들던 푸른 잎
저렇게 망연히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거야
영원의 고향에 바치는 눈물처럼 헌사처럼
황금빛 살의 혼 마지막 한 잎까지 흩뿌리고
찬 하늘에 앙상한 뼈의 혼으로 서서
자유혼의 긴 휘파람 휘- 휘- 불고 있는 거야
---「황홀한 귀향」중에서

지쳐 돌아와 남모르는 가슴앓이로 이마에 식은땀 촉촉이 젖을 때쯤
어머니는 내 이마에 손을 얹으며 말씀하셨다
신혼 때 어느 혼자 사는 과부댁이 하도 무섭다고 해서
네 아버지 헌 신발을 주었더니
그 집 댓돌 위에 아버지 헌 신발이 놓이고부터
밤마다 그 집으로 가는 꿈을 꾸시더구나
캄캄한 그믐밤 네 아버지 또 그런 꿈을 꾸시기에
수십리를 걸어 그 과부댁 집 댓돌에 놓인 헌 신발을 찾아왔단다
오늘 밤 또 백리라도 걸어 네 헌 신발도 찾아오꾸마
어머니 돌아가시고 헌 신발 꼼꼼히 챙기는 이 없어 그런지
형제들 다 뿔뿔이 흩어져 가고
나도 내 헌 신발이 댓돌에 놓인 집마다 찾아다니다
그것도 참 별게 아니로군, 남모르는 가슴앓이도 식어
까맣게 잊었었는데
오늘 또 어쩌자고 어스름 속으로
길들이 새하얗게 뻗어 소름 돋게 하는 것이냐
(…)
아무래도 저 고갯마루 당산나무 높은 가지 위
별들 총총한 하늘 어디쯤 먹빛 대청마루 시원한 집이 있어
그 집 댓돌 위에 내 헌 신발이 놓여 있나보다
그 헌 신발 찾아올 이 지상에 없어 이제 먼 길 떠나야 하나보다
등 굽은 당나귀 한마리 동무 삼아 가면 좋으련만
당나귀 방울 소리 쨍쨍한 별들로 흩뿌리며 가면 좋으련만
내 몸 밖에 내가 있는 것처럼
달빛 속에 새하얀 길이 아득하다
---「다시 길 위에 서서」중에서

뜨거운 햇볕이 죽은 말들의 해골을 하얗게 풍화하는
언덕의 돌무더기를 지나
거친 바람 따라 흐르는 잔모래에
금방 덮여버릴 것처럼 위태로운
작은 초원, 그곳에
몇마리의 낙타와 말들과 양떼와 함께
둘마네 가족이 산다
작은 초원을 사방에서 포위한
붉은 모래 구릉
모든 관계와 의미를 소각하는 불볕 속에
남아 있는 건 언제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
무수히 뻗은 길들의 의미뿐
둘마 가족의 하얀 게르는
부는 바람 따라 구르는 함흘처럼
언제든 다시 흘러
또다른 위태로운 작은 초원에 뿌리를 내릴 것이다
삶의 의미까지 소각당하는 사막의 영원에
항거하는 그냥 존재함의 아득한 의미처럼
존재하는 한 언제든
기약 없이 떠날 수 있다는 아득한 길들,
사막을 건너는 건조한 표정의 낙타,
늘 태초인 모래 위에
흩어지는 낙타의 방울 소리,
여기저기 사막의 영원 위에
덧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푸른 보석, 그곳에
그냥 존재함의 아득한 의미처럼
둘마네 가족이 산다
---「유목」 중에서

햇볕 따뜻한 마당에서
손녀 아이와 숨바꼭질 놀이를 한다
아이들의 숨바꼭질 놀이는
이별을 연습하는 거라고 하지
엄마 아빠와 조금씩 이별하고
조금씩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기 위한
아이들의 숨바꼭질 놀이는
이별을 연습하는 거라고 하지
홀로 모험을 떠나더라도
소중한 사람이 어디선가 지켜준다는
믿음을 키우기 위한
(…)
오래전 우리 집에 살던 고양이 버들이는
죽음이 가까워지자
창고 높은 곳에 올라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일주일을 꼿꼿이 앉아
할퀴어대곤 했다 접근하지 말라고
그리고 어느 날 밤 홀연 사라졌다
어디 있지, 못 찾겠는데?
어디 있지, 못 찾겠는데?
산이 뒤 구석에 숨어 있는 손녀 아이가
참지 못하고 키득키득 웃음소리를 낸다
이제 막 피어나는 꽃과
흙으로 툭 떨어져 내리는 꽃
야생성이 남은 개나 고양이가
마지막 순간 보여주는 생의 위엄을 알기에
나는 알은척도 않는 산이를
알은척도 않고 그냥 놓아둔다
---「이별을 연습했다」중에서
욕망이 가면을 벗을 때
네가 내민 손의 가면을 벗겨내고
내 가슴에 들이댄 날 선 칼을 보여줄 때
내가 그 칼을 네가 내민 손이라고 생각했던 건
폭력의 기억과 두려움 때문이었다는 걸
비로소 깨달을 때
거기가 세상의 끝이야
(…)
욕망이 가면을 벗을 때
거기가 한 세상의 끝이고
거기서 비로소 다른 한 세상이 시작되는 거야
언 땅을 밀고 올라오는 푸른 보리처럼
생명은 늘 무너진 벙커와 폐허에서 일어서고
어디서나 새로운 둥지를 틀어
종달새처럼 높이 날아오를
새 새끼들을 키워내리니
---「욕망이 가면을 벗을 때」중에서

옛날 밥 한 덩이 얻어먹은 스님이
성문의 사자상 눈이 붉어지면 큰물이 질 것이니
즉시 높은 산으로 피하라 일렀네
걱정 많은 노파 매일 가서 사자상 눈을 들여다보았지
성문 지키는 병사 장난삼아
사자상 눈을 붉게 칠해놓았더니
다음 날 노파가 와서 보고 허겁지겁 뒷산으로 달음질쳤네
병사들이 그 꼴을 보며 낄낄거리다가
그런데 왜 자네 머리 위에 물고기가 앉아 있나?
글쎄? 자네 머리 위에도 물고기가 앉아 있는데?
그 천년쯤 뒤던가
어린아이들을 실은 배가 침몰하고
그 배와 함께 한 나라가 침몰하고
뒷산으로 피할 수 있었던 사람도 없었다 하지
그런데 왜 자네 머리 위에 물고기가 앉아 있나?
글쎄? 자네 머리 위에도 물고기가 앉아 있는데?

---「전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영원한 현재를 살려는 자들은
마지막 생의 위엄을 알지 못한다”
이별을 그러안으며 마침내 펼쳐지는 생의 총체

평생을 교육 민주화에 헌신하며 격동의 세월을 온몸으로 통과해온 시인은 밤섬, 마포나루, 망월동 5·18 묘지, 한강과 임진강 등 역사적 사건과 아득한 내력이 깃든 지역들을 비추며 인간의 의미를 뼈에 새긴다. 시인은 지나온 삶의 정경을 되돌아보며 “늘 완성되는 삶”(「늘 가득히 채워지는 삶이 어디 있으랴」)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지나간 시간이 회한으로만 남는 것은 아니다. 시인은 때로는 국가의 거대한 폭력에 맞서기도 하고 때로는 은거하며 암암리에 자신의 사상을 전파하기도 한, 이른바 ‘이단적 존재’들의 생생한 생명력을 예민하게 감지한다. “가라앉지 않은 기억의 파편들”(「가을 강물은 깊어가고」)과 “묵은 냄새를 풍기는 오래된 상처”(「내 몸 안의 역사 유적」)들은 서로 포개어져 오늘의 삶을 이룬다. 잘못된 선택이라고 여겨온 젊은 시절의 회한은 삶의 가치를 추구한 아름다운 선택으로 재구성되고, 마침내는 “새로운 한 생을 돋아나게”(「늘 가득히 채워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하는 거름이 되어 삶을 다시 살아가게 한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끝내 미완일 삶을 마주하며, 시인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될 이별과 소멸의 과정을 차분히 바라본다. 시인은 세속적인 집착을 내려놓고 마지막 순간에 홀로 초연하게 “생의 위엄”(「이별을 연습했다」)을 지켜내는 개나 고양이와 같은 가녀린 존재들에게서 오히려 강인한 생명력을 발견한다. 세상과의 이별을 선선히 받아들이는 이들의 방식은 죽음마저 삶의 경로에 포함함으로써 결국 진정으로 죽음을 초월하는 결기이며 동시에, 삶의 총체적인 궤적을 긍정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리하여 시인은 소멸의 비극 앞에서도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으며, 상처로 가득한 세상에서도 끝내 꺼지지 않는 생명의 불씨를 지핀다.

절실하게 받아 적은 혼들의 구구한 이야기
존재의 무상함이 선사하는 진정한 자유의 의미

한편 시인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일상적 세계에 겹쳐 보이며, 세상을 떠난 이들의 목소리를 전설처럼 풀어내기도 한다. 꺼져버린 어린 혼의 초롱처럼 아른대는 불빛, 돌아갈 집을 잃어버린 망자의 걸음, 참사 속에서 스러져간 젊은이의 말간 얼굴 등이 그것이다. 그는 “이름도 붙이지 못한 채 가매장된” 망월동 무덤을 찾아 민주화운동에 “목숨을 걸”던 열사들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모든 의미에 앞서 그저 존재함으로써 아름다운 인간의 “살아 있는 한 끝나지 않는 질문”(「까마귀」)에 빠져든다. 또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사라진 존재들이 어둠 속으로 완전히 소멸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곁에 머물며 숨 쉬고 있음을 환기한다. 이처럼 떠난 이들은 현실세계의 도처에 불빛으로 남아 삶의 길을 비추고 인간의 욕심에 경고등을 켠다. 시인은 “할 말이 많은 죽은 넋들”(「금강초롱」)을 애도하고 그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전하는 이야기를 절절하게 옮겨 적는다.

그런가 하면 현실에서 영원한 권세와 생명을 누리고자 하는 이들은 살아 있되 진정으로 산 자가 아니다. 어떤 이들은 “비틀린 욕망을” “내려놓을 줄을 몰라”(「그 여자의 지옥도」) 엉망으로 만들면서까지 세상을 자신의 손아귀에 붙들고자 한다. 또다른 이들은 전 생애에 걸쳐 영원을 찾아 헤매다, 오랜 방황 끝에 자신들이 떠나 온 고향집에 돌아와 그곳이 다름 아닌 “영원의 집”이었음을 깨닫고 비로소 “자유혼의 긴 휘파람”(「황홀한 귀향」)을 불기도 한다. 고정되지 않은 인간의 좌표를 어떻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삶의 순리를 따라갈 수 있을까. 시인은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무수한 길들의 의미”만이 자명한 유목의 삶으로부터, “그냥 존재함의 아득한 의미”(「유목」)로 하루하루를 지탱하는 힘을 찾는다. 인생은 변화무쌍하며 해답을 내어놓기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무상함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고정되지 않은 삶의 경로는 그 자체로 삶의 근거가 되어준다. 시인은 이 사실을 마치 사막 바람처럼 의연하고도 강렬하게 새긴다.

기나긴 침묵 끝에 세상에 나온 이 시집이 특별히 소중하고 귀한 까닭은 단지 22년이라는 세월의 무게 때문만이 아니다. 인생의 지평선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걸어가는 시인의 발걸음이 여전히 묵직하고, 세상을 향한 목소리가 우렁차게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경계에 서서 시 쓰기를 자신의 존재 방식으로 선택”하여 평생을 살아온 그는 “시는 결국 팔 한쪽 떼어주는 것을 대가로 세상에 던지는 한바탕의 농담”(시인의 말)이라고 말한다. 이번 시집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죽음과 이별을 슬픔에 가두지 않고, 영원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귀향’의 과정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시인은 “강물의 영혼처럼/자유로이 불어 가는 바람의 강”(「강물 위엔 또 하나의 강이 흘러」)을 따라 굽이치는 인생의 질곡 사이사이에 새겨진 이야기들을 세상에 부려놓는다. “보이지 않는 것을 언어로 표현하고, 숨은 뜻을 알려주고,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권정우, 해설) 시의 미덕을 오랜 세월 한결같이 지켜온 결과로 탄생한 이 바람의 목소리는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과 깨달음을 선사할 것이다.

추천평

김진경의 이번 시집에는 “풋풋하”고 “달큰하”며 “곰삭아 아리기도 한” 서정의 오묘한 무늬가 물씬 채워져 있다. 나는 이것들에 포획되어 한 생이 이루어가는 아득한 풍정 속에 빠져드는 것인데. 아하, 그런데 거기. 한강, 고수부지, 밤섬, 빌딩 들이 드리운 도회지의 일상적 시공간에 산귀, 지귀, 화귀, 귀접의 영성 세계가 슬그머니 끼어든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이질감 없이 공존하는 것이다. 나는 이를 “수백만광년 멀리서 왔으나/이제까지 밝혀지지 않았고/앞으로도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특별한 원소”가 이끌어내는 “푸른 별” 지구에 대한 김진경 통찰의 진경(眞境)이라 여긴다. 김진경은 스스로 “격정의 시간은 지나갔다”라고 쓰지만, 그가 펼쳐나갈 사랑과 생명의 무한한 가능성은 그래서 격정적으로 현재형이다. - 정우영 (시인)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13,500
1 1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