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은의 시는 맑은 심성에서 우러나오는 듯하다. 그런데 그 심성을 들여다보면 마음 한구석이 자꾸 따끔거리고 연민이 느껴진다. 시인의 시선이 한없이 바닥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김조은 시인에게 바닥은, 품고 보듬어주어야 할 대상들이 언제나 그를 기다리고 있는 장소다. “저는 프로가 아닙니다/그래도 뒤처지지 않으려고”(「달팽이」) 안간힘 쓰는 시적 주체들은 김조은의 시인으로서의 삶과 닮아 있다. 바닥의 고통을 알기까지 그동안 김조은 시인이 누볐던 원고지의 날들에 비하면 이 시집 『다들 아실 거예요』에 기록된 여정은 찰나에 불과하다. “생(生)은 결국/하나의 점일 뿐”(「결국」)이라는 자아 성찰이 화두처럼, 오래, 뇌리에 남을 것 같다. 한 점으로 남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던 나 자신을 뒤돌아보게 된다. “달은 달맞이꽃을 씻고/달맞이꽃은 달을 씻”(「달 씻는 법」)는 순간을 포착해 내는 시안을 가진 김조은의 이후의 시작(詩作)을 주목해 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