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진땀으로 전하는 ‘더 넓은 우리’의 상상력”
연구자가 된 이래 계속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에 집중해왔다. 경부축 발전도상에서 배제된 호남이나, 발전도상에는 있지만 이제는 첨단산업을 이끄는 경기도에 밀려버린 울산·경남의 산업도시를 살펴왔다. 경기 북부에 살면서 경기도 내부의 격차를 볼 기회가 생기고 나선, 경기도가 대한민국 전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의 축에서 비켜난 경기 북부, 서울의 산업을 분산하려 조성한 반월산단과 그 노동자들의 거처로 만들어진 안산 같은 서부 산업도시들이 있었다. 충북 음성과 마주하고 있는 저자 이준희 기자의 고향 안성에는 지하철이 없고, 철원과 인접한 접경지역 연천의 노인들에게는 서울로 가는 전철보다 읍내 병원까지 데려다줄 버스 한 대가 더 절실하다. 신도시 베드타운 주민들이 GTX로 서울까지 10여 분이면 간다며 ‘상급지’ 진입을 논하는 시기, 고양시 대장동에서는 GTX 개통과 함께 배차 간격이 50분으로 두 배 길어진 마을버스 탓에 노인들이 병원에 제때 가지 못해 택시를 부른다.
저자는 서울 통근자의 거주지로 기획되었으나 30년이 지나 자연스레 ‘할머니 집’이 되어버린 일산이나 산본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신통기획’처럼 빠르게 갈아엎으면 된다는 믿음으로는 풀 수 없는 쟁점들이 경기도 곳곳에서 끊임없이 드러난다. 유학생과 이주 노동자가 늘었고, 저자가 ‘공단의 아이들’이라 부르는 이주 배경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다. 이 책은 지역의 이상한 점을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상한 나라’가 되어버린 한국을 좀 다른 각도에서 보고자 한다. 24시간 현장에서 대응하는 기자의 진땀으로 전하는 경기도의 사연들이 요청하는 것은 결국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넓은 우리’의 상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