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동물을 사랑할 준비가 된 사람이 늘었다고 느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때의 ‘사랑할 준비’라는 말 앞에는 괄호에 숨겨진 ‘제 딴에는’이 붙는 것 같다. 동물을 ‘아기처럼 귀엽고’ ‘인간의 돌봄 없이는 불완전한’ 존재로 취급하는 왜곡된 사랑의 방식은 한 개인이 행할 때는 단발적 사건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문화라는 이름의 거대한 집단 행위가 될 때는 필연적으로 동물을 인간(혹은 세계)에게서 소외시킨다. 그리하여 저자는 지금 이 사회가 “기르던 동물을 잡아먹던 시절보다 동물과의 거리는 오히려 더 멀어진” 것으로 느낀다. 이 책이 ‘뻔한’ 동물 책이 아닌 이유는 긴장감 때문이다. 길고양이가 일으키는 생태적 문제, 동물‘보호’ 수단으로서의 안락사, 개는 특별하다는 관계주의의 허점, 소비자 불매 운동이라는 한계에 갇힌 개 식용 종식 운동, 축산업자들의 ‘동물 돌보는 마음’에 대한 폄하. 저자는 우리가 선악의 범주에 세워두었던 익숙한 주장을 자꾸 ‘다시 살펴보자’ 한다. 속이 부대낀다. 마음에 불이 일어 제대로 논쟁하고 싶어진다. 읽는 행위 자체가 공론장을 만든다.
이 책은 누군가는 시작해야 했던 논쟁의 장을 열었다. 부디 많이 읽히고 더 많은 주장이 들끓길 바란다. 저자가 미리 제시하지 않은 답은 우리 사회가 함께 채워나가야 할 거대한 괄호다. 답을 찾는 과정은 어렵겠지만,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이 주어가 아닌 ‘동물’이 주어가 되는 더 나은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공격적이면서도 필연적인 논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다. 날카로운 문장들이 희망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비인간 동물이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어떻게 지속하고 확산할 수 있을까? 명확한 질문이 있으니 이제 답을 찾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