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회는 여전히 경계에 놓인 이들을 회피나 격리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내몰곤 한다. 소시오패스 역시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다뤄지는 대신 사회병질자, 비정상 따위로 납작하게 호명될 뿐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속단하고 소거하는 세계에서, 주체성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해답을 갈구하며 전진하는 패트릭의 투쟁기는 그래서 더 빛난다.
삶은 맺고 끊는 게 아니라 관계와 사랑에 관한 고찰을 통해 경유되고 이어진다는 것을, 패트릭은 곡진한 ‘의지’를 통해 보여 준다. ‘의지’라는 단어가 무엇을 해내려는 주체의 강인함과 타인에게 마음을 기대는 교감의 방식을 동시에 끌어안는 것처럼, 패트릭 역시 타인과 소통하고 갈등하며 자신과 타인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끈끈히 잇는다. 누군가를 ‘이상하다’며 내치고 외면하는 대신 타자와 타자를 부드럽게 잇는 이 매듭 짓기의 과정이 참 귀하다. 스스로를 변종 혹은 부적응자로 여기며 움츠릴 이들에게 완강하게 ‘사람의 마음은 대단하다’라고 전하는 이 작품은 유대와 희망의 끈을 기꺼이 엮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