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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야는 한 발 한 발 다리를 옮겨 휘몰아치는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상상을 했다. 파도 아래 깊이 가라앉으면, 연푸른 바다에 풀린 검은 수채물감처럼 머리카락이 떠오르고, 긴 손가락과 팔이 후광을 받아 빛나는 수면을 향해 치켜들겠지. 탈출의 꿈은, 심지어 죽음이라 해도, 언제나 빛을 향해 떠올랐다. 마침내 카야의 몸이 바닥으로 가라앉아 시커먼 침묵 속에 가만히 자리 잡으면, 그제야 저 멀리 대롱대롱 걸려 찬란히 빛나는 평화의 포상이 손에 잡히겠지. 안전할 것이다.‘죽을 때를 누가 결정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