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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정오 무렵, 잠에서 깨어나 천장을 바라보다가 준의 마음이 내게서 서서히 떠나고 있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명확한 이유나 계기가 있는 건 아니었다. 나는 그저 옆으로 누운 채 잠든 준의 등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여느 날처럼 커튼 사이로 실금 같은 햇빛이 새어나와 벽지를 수놓은 날이었고, 그간 지내온 많은 날들처럼 준을 여전히 사랑하는 날이었다.나의 예감이 어긋나기를, 문득 스쳐가는 막연하고 두서없는 생각이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