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나 레즈비언 소설이면서, 동시에 완벽한 가족 소설일 수가!”
이렇게나 레즈비언 소설일 수가! ‘골드 핑거’라는 애칭의 부치 피아니스트가 스크랴빈을 연주하다 전 연인의 출산 소식을 듣는 도입부를 읽으며, 과연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했다. 앉은 자리에서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정말 끝까지 가더라. 또 이렇게나 가족 소설일 수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가족의 탄생』은 제목에서 암시하듯 정통적인 가족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들딸이 등장해서가 아니라, 혼자인 것에 익숙했던 개인들이 용기를 내어 서로 함께하기로 했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엉망진창에 상처투성이지만 기어이 서로를 선택한 이 새로운 가족을 응원하고 싶다. 나 역시 혼자가 익숙했던 퀴어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