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중독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다.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은 착각이라는 사실이다. 제아무리 결연한 의지를 가져도 이 착각을 버리지 못한다면 결국 실패를 되풀이하게 된다. 그리고 중독은 더 이상 소수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모습을 바꿔가며 우리의 삶에 성공적으로 침투한 지 오래다. 스마트폰, 그 안의 소셜미디어와 숏폼 영상들, 매일 만나는 초가공식품들……. 이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중독을 치료하는 나 역시 일상 속에서 매일 패배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이 책은 중독이 왜 의지의 문제가 아닌지, 세계적 기업들이 만들어낸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 갇힌 우리가 얼마나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고 있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불합리한 싸움에서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애당초 중독 치료의 목표 지점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다. 이길 수 없이 거대한 상대의 정체를 정확히 인식하고,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한 뒤 현명하게 도망쳐 다니는 사람들이 삶을 회복한다. 그러기 위해선 첫 단계로 공부를 해야 하는데, 머리 아프게 복잡한 뇌과학의 문턱이 다소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최고의 가이드가 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추천한다. 그간 만나본 그 어떤 관련 서적보다 재미있고 친절하게 전문적 지식을 풀어낸 이 책을 읽는 동안 스마트폰을 멀리할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