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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세상의 기대와 타인의 기분을 맞추느라 돌보지 못한 나의 마음들 열심히 했는데 “별거 아니었어요”라고 말하는 이유: EP문화 혼란을 주는 상반된 명령, “야근은 자율”이라며 매일 야근하는 상사: 이중구속 남들이 나만 지켜보는 느낌, “너 그거 자의식 과잉이야”: 자의식 ‘나만 이상하고 비정상적인 사람일까’ 두려운 마음: 노모패시 하루 종일 ‘남의 기분’만 생각하는 너에게: 피플 플리저 나는 왜 네가 원하는 역할만 할까: 역할 반응성 미묘한 신경전, 그 사람만 보면 왜 자꾸 긁힐까: 상호주관성 2부 “사랑하는데 왜 이렇게 힘들까” 같은 방식으로 매번 상처받는 관계 패턴 다른 감정의 공존, 너무 보고 싶은데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아: 양가감정 ‘읽씹’ 한 시간째, 연인에게 버림받은 기분인가요: 대상항상성 애인과 함께 있어도 혼자인 것 같다면: 혼자일 수 있는 능력 처음 본 그 사람의 인스타 스토리를 계속 염탐하는 이유: 리머런스 사랑의 오해와 환상, 내가 믿고 싶은 대로 너를 믿는다: 판타즘 그럴 듯하지만 이상한 대화, 연인이 자꾸 ‘아무 말 대잔치’를 해요: 말비빔 나 대신 기능하는 타인,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 자기대상 “나를 추앙해요” 감탄과 칭송을 끊임없이 바라는 심리기제: 자기애적 공급 3부 억압된 기억과 오래된 상처가 지금의 나에게 남긴 흔적 “그때는 괜찮고 지금은 아프다” 지나야 아는 것들: 사후성 나를 비판하는 혹독한 목소리의 출처 찾기: 내면화 절대로 남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사람: 역의존 후배가 내 자리를 뺏을까 걱정되는 마음: 시블링 트라우마 우리는 왜 상처받은 이야기를 반복할까: 트라우마 내러티브 상연을 이해하기 위하여, 죽은 엄마 살리기: 데드마더 콤플렉스 4부 불안과 고통을 견디기 위해 내 마음이 만든 심리적 생존 전략 미운 사람에게 유독 잘해주는 심리, 마음과 반대로 행동하기: 반동 형성 꾀병은 아닌데, 계속 아프고 싶어요: 이차적 이득 아픔이 ‘바쁨’으로 표현될 때, 슬프다고 해보세요: 조적 방어 내가 잘못했으니 날 사랑해줘요, 자기비난의 함정: 도덕적 방어 난 왜 내가 잘나가는 게 두려울까요: 요나 증후군 “그래서 결론이 뭐야”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 소극적 능력 날것의 감정과 경험을 소화하는 힘: 알파 기능 에필로그 추천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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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스스로도 눈치챌 수 없게끔 무의식 속으로 깊이 숨겨지고, 절실했던 것들은 원하지 않는 것이 되어 좌절로부터 나를 보호한다. 이때 정신분석은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기제와 역동을 다루며 알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교한 도구가 되어준다. 이름 없는 마음에 이름을 붙이면 막연하기만 하던 불안과 공포는 다룰 수 있는 마음이 된다. 설명되지 않는 혼란스러운 마음에도 미처 알지 못했던 이름과 몰랐던 이유가 있음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 p.5 원하는 대상에게 원하는 것을 채울 수 없을 때 나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복잡하게 뒤엉킨 슬프고 아프고 이상한 것들이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어떤 식으로도 분류되지 않던 마음들, 알 수 없어서 위로받을 수 없었던 열망의 조각들을 들여다보면서 내 안의 모호함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볼 수 있다면 좋겠다. 이름 없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잘못된 이름을 붙이거나 누군가 이름을 붙여줄 때까지 막연히 기다리지 않도록 말이다. --- pp.6-7 불안, 수치심, 분열, 소진…. 불편하고 어려운 감정을 느끼게 하는 EP문화의 모순은 자주 펼쳐진다. 직장에서는 유능한 동시에 여유로운 동료여야 하고, 집에서는 따뜻하면서도 간섭하지 않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기름진 음식을 즐기지만 날씬한 몸을 유지하고, 갈등 상황에서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되 다른 사람을 수용하고, 과한 노력과 애씀이 없는 자연스러운 성취가 쌓여가는, 쉽지 않은 요구가 끊임없이 계속된다. --- pp.20-21 이중구속 상황에서 듣는 사람은 어느 메시지를 따라야 할지 혼란스럽고, 자신이 잘못 해석한 건 아닌지 불안해진다. 첫 번째 메시지를 따르자니 두 번째 메시지가 떠오른다. 이래도 저래도 틀릴 것 같아서 상대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추측하게 되고, 자율성과 감정 표현 능력은 점점 약해진다. 무엇이 옳은 선택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을 해도 어긋난 느낌을 받는다. 이쯤 되면 마음속으로 ‘괜찮아’와 ‘문제가 생길 거야’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에게도 이중 메시지를 보낸다 --- p.25 노모패시는 정상(normal)에 병리(-pahty)를 결합한 의미 그대로 ‘정상성’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경우를 뜻한다. ‘정상 강박’으로도 불리는 노모패시는 눈에 띄게 모범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에게 자주 발견된다. 노모 패시를 가진 이들은 불평하지 않고, 갈등을 만들지 않으며, 대부분 무난하고 모범적으로 보이는 삶을 살아간 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규정된 ‘정상성’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을 일종의 ‘낙오’로 여기기 때문에 어떻게든 ‘정상성’ 안에 머무르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 p.44 피플 플리저는 늘 타인의 기분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사소한 일에도 크게 사과하고, 눈치를 보며,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늘 불안해한다. “제 잘못이에요” “저는 다 괜찮아요” “원하시는 대로 할게요” 같은 말을 습관처럼 사용하고, 거절을 못 한다. 다른 사람의 요구를 끝도 없이 채워주며 스스로를 소진시키지만, 타인을 기쁘게 하느라 정작 자기 자신을 기쁘게 하지 못한다. 외부의 승인과 인정으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다 보니 갈등과 논쟁을 피하려 자신을 축소시키고 친절하고 헌신적인 모습 이면에는 불안과 우울, 무가치함, 억눌린 분노가 쌓여 있다. --- p.54 사람들과 함께할 때 내가 반복적으로 맡는 역할이 있다면, 나의 성장과정 혹은 그동안 알 수 없었던 결핍이나 바람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특정한 역할을 반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채워지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그로 인해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나도 모르게 반복하던 자동적인 역할 반응을 비로소 멈춰볼 용기가 날 것이다. --- p.71 일방적인 관계 역학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면, 지금 내가 경험하는 현실이 한쪽의 역할이나 책임으로만 발생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우리의 삶은 관계 속에서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는 만큼 끊임없이 반응한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당신이 나를 반응하게 하고, 나는 당신에게 반응한다. 상호주관성은 어느 한쪽의 책임을 따지는 질문에서 나는 이 관계에 무엇을 기여하는지, 너와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게 한다. --- p.81 양가감정을 이해하고 담아내는 것은 복잡한 내 마음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것도 저것도 적절하지 않거나 충분치 않은 마음은 결코 틀린 게 아니다. 전혀 다른 듯 보이는 두 가지 마음을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으려면, 내 안의 복잡한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힘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실망할 수 있고, 신뢰하면서도 분노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더 성숙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감정은 언제나 단순하지 않다. 그리고 단순하지 않아도 괜찮다. --- pp.91-92 자신과 타인을 향한 부정적 사고가 반복되고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면, 내 안에 나도 모르게 내면화된 자기 표상과 핵심 신념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어린 시절 큰 영향을 준 권위자의 표정과 말투, 평가 방식을 떠올려보고 지금도 그 내면화가 내 마음속에서 어떻게 비슷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 pp.188-189 역의존 성향이 있는 사람은 외부에서 보기에 ‘알아 서 잘하는’ ‘의지가 강한’ ‘혼자서도 믿음직한’ 사람처럼 보인다. 타인에게 ‘질척거리지’ 않고 감정적으로도 쉽 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도 조용하게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내향적 유형 도 있지만, 활발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서적 거리 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외향적인 역의존 유형도 있 다. 공통점은 누군가와 친밀해질수록 감정적으로 위협 을 느끼고 가까워지는 것을 회피하거나 불안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198 트라우마 내러티브는 이름 붙일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의 이름을 알기 위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떠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때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왜 그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남겼는지 살펴볼 수 있다. 초반에는 단순한 사실만 떠오르다가 여러 번 이야기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감정과 의미를 담게 되고, 이전에 설명할 수 없었던 반응들도 조금씩 이해 가능한 것으로 바뀐다. --- pp.219-220 우리의 삶에는 예측 불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삶의 불확실성을 마주할 때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비온의 말대로 기억과 욕망, 이해 없이 미리 정해둔 방향을 고집하지 않을 때 새로운 깨달음과발견이 솟아날 공간이 생긴다. 가짜 안전감 속에 숨어 있는 것은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견디는 능력이라고 할 수 없다. 모호함을 견디는 것은 회피와 다르며, 성급한 단정을 유예하는 태도다. --- p.2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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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의존·노모패시·리머런스·대상향상성·
말비빔·이중 구속·피플 플리저·판타즘…” 현대인의 불안과 관계, 상처와 방어를 해석하는 스물여덟 가지 마음의 언어 책의 1부에서는 ‘세상의 기대와 타인의 기분에 맞추느라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살펴본다. 열심히 하고도 “별거 아니었다”고 말하게 하는 ‘EP문화’,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자의식’과 정상성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노모패시’를 통해 오늘의 불안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되짚는다. 상대의 기분을 먼저 살피는 ‘피플 플리저’, 기대받는 역할만 수행하는 ‘역할 반응성’ 등도 자세히 다룬다. 저자는 이렇듯 알 수 없는 마음들을 개인의 예민함이나 부족함이 아니라 타인의 요구와 관계의 구조 속에서 형성된 심리적 반응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타인에게 쏟는 관심 대신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들여다보는 것에 집중해보기를 권한다. 2부에서는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함께 있어도 외로운 관계의 모순’을 들여다본다. 보고 싶지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양가감정’, 상대방에게서 답장이 늦어질 때 버림받은 듯 느끼는 ‘대상항상성’, 연인과 함께 있어도 외로운 마음을 ‘혼자일 수 있는 능력’으로 설명한다.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싶은 대로 보게 만드는 ‘판타즘’, 의미 없는 말들이 뒤엉키는 ‘말비빔’, 타인의 감탄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자기애적 공급’ 등도 살펴본다. 책은 반복되는 관계의 상처를 단순히 자신의 탓이나 타인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서로에게 가지는 관심에서부터 작동하는 결핍과 기대, 의존의 방식이라고 말하며 똑같은 관계의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한다. “과연 ‘정상’이라는 기준에 포섭되지 못한다고 느끼는 감정이나 경험은 과연 삶에서 들어내야 할, 불필요한 경험이어야 할까? 노모패시가 있는 사람은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생각하고, 의미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자기 의심, 자기 탐구, 내면의 모순을 허용하게 되면 지금의 나를 ‘정상적’이라고 여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두걸은 오히려 반대라고 말한다. ‘정상성’을 극도로 강조하는 사회에는 어느 정도의 ‘비정상성’이 오히려 자신을 들여다보는 단서가 된다.”(47쪽) “양가감정을 이해하고 담아내는 것은 복잡한 내 마음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것도 저것도 적절하지 않거나 충분치 않은 마음은 결코 틀린 게 아니다. 전혀 다른 듯 보이는 두 가지 마음을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으려면, 내 안의 복잡한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힘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실망할 수 있고, 신뢰하면서도 분노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더 성숙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감정은 언제나 단순하지 않다. 그리고 단순하지 않아도 괜찮다.”(91~92쪽) 3부에서는 ‘지나간 기억과 오래된 상처가 현재의 감정과 관계에 남긴 흔적’을 추적한다. 사건 당시에는 괜찮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비로소 아파지는 경험을 ‘사후성’이란 개념으로 설명하고,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어떻게 ‘내면화’되었는지 살펴본다. 타인의 도움을 거부하는 ‘역의존’과 후배에게 자리를 빼앗길까 불안해하는 ‘시블링 트라우마’, 과거에 상처받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트라우마 내러티브’의 흔적도 들여다본다. 4부에서는 ‘불안과 고통을 견디기 위해 마음이 만들어낸 심리적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미운 사람에게 오히려 더 잘해주는 ‘반동 형성’, 아픈 증상을 통해 보호와 관심을 얻으려는 ‘이차적 이득’, 슬픔과 공허를 과도한 활동으로 덮는 ‘조적 방어’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모든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도덕적 방어’와 스스로 좋은 기회를 얻는 것을 두려워하는 ‘요나 증후군’, 날것의 감정을 소화할 수 있는 경험으로 바꾸는 ‘알파 기능’을 통해 성숙한 마음의 작동 방식이 어떠한 것인지까지 나아간다. 책은 방어기제를 미성숙한 것으로 단정하지 않고, 한때 자신을 지켜준 전략을 이해할 때 새로운 방식으로 바꿔갈 수 있다고 말한다. “비온은 적절한 좌절이야말로 우리 안에 내재된 창의성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는데, 이는 이해할 수 없고 배울 수 없는 경험들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사고와 창조가 싹튼다는 말이기도 하다. 견딜 수 없어 보이는 것을 소화하고 견뎌내는 과정에서 알파 기능은 우리에게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알파 기능이 활발히 작동한다는 것은, 경험이 단순한 자극과 반응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것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뜻이다.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었던 감정과 경험이 ‘생각되고’ ‘견딜 만해’지면서 말이다.”(305쪾) “소화되지 않은 감정을 ‘담아줄’ 공간 찾기” 당신과 나에 대해 AI에게 물어보는 것을 멈추고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 경제적 불안, ‘정상성’에 대한 집착, SNS를 통한 비교와 관계의 피로가 일상이 된 오늘. 많은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전에 그것을 빠르게 진단하고 해결하려고 한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손쉽게 생성형 AI에 자신의 증상을 입력해 ‘우울’ ‘번아웃’ ‘애착 유형’ 같은 진단명을 확인하고 잠시 안도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나는 왜 이 사람 앞에서 유독 작아지는지’ ‘왜 쉬면서도 불안한지’ ‘왜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가까워지는 것은 두려운지’ 깊은 내면까지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자신을 하나의 유형이나 증상으로 단정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감정이 어떤 관계와 경험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이해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모호한 마음에 이름 붙이기』는 정신분석의 언어를 빌려 낯설고 모순된 마음을 섣불리 고치려 하기보다 천천히, 그리고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설명할 수 없었던 마음에도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독자들은 자신을 탓하는 대신 이해하기 시작하고 오래 반복해온 감정과 관계의 패턴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예측 불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삶의 불확실성을 마주할 때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비온의 말대로 기억과 욕망, 이해 없이 미리 정해둔 방향을 고집하지 않을 때 새로운 깨달음과발견이 솟아날 공간이 생긴다. 가짜 안전감 속에 숨어 있는 것은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견디는 능력이라고 할 수 없다. 모호함을 견디는 것은 회피와 다르며, 성급한 단정을 유예하는 태도다.”(29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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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어가는 것이 한 문장이라도 있으면 충분히 좋은 책이라는 생각으로 독서를 한다. 그런데 챙겨가야 할 문장들이 너무 많은 이 책을 만났다. 책의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모호한 마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무엇인지 정체도 모르는 감정과 생각들에 답 없이 괴로워하다가, 그를 설명하는 언어를 만날 때 비로소 편안해지던 얼굴들. 아무리 바쁜 삶 속에도 무의식을 살펴보며 살아야 하는 이유다. 그 안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독서와 사유, 심리상담은 비효율적이란 이유로 뒷전으로 밀리는 오늘날, 이 책이 무의식 탐험의 매우 효율적인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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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우리 모두 아프다. 아닌 척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허리를 곧게 세워보지만 언제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어떤 화살이 내 마음이라는 과녁에 슬쩍 와서 꽂혀 있는 걸 여전히 발견하지 못한 채 나약한 스스로를 채찍질 할 뿐이다. 《모호한 마음에 이름 붙이기》는 그 화살과 그로 인한 흉터와 고름에 대한 이야기다. 누군가와 마음의 상처를 공유하기로 결심하는 순간의 용기를 보여준다. 내 마음이 어떤 건지 알 수 없어 위로받을 수도 없던 순간의 틈을 언제나 따뜻한 온기로 함께 들여다보던 작가의 노력. 그 과정에서 작가가 하나씩 길어 올린 정신분석 단어들에는 여전히 쓰라린 상태의 우리가 앞으로 한걸음씩 나아가기를 결심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제 당신과 나의 상태에 대해 AI에게 물어보는 것을 멈추고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 변영주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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