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피어나는 글의 향기
스무 해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 권의 동인지가 쉼 없이 이어져 왔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와 에세이〉의 20번째 발간을 맞이하며, 문학이 한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또 한 세계와 세계를 어떻게 이어주는지 새삼 생각해본다. 세상의 언어가 점점 메말라 가는 이때에도 시와 에세이는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한 줄기 빛이 되어 준다.
나에게 문학은 언제나 하늘의 뜻을 닮은 길이라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언어로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일- 그것이 곧 시인의 사명이자 문학이 걸어가는 길일 것이다. 〈시와 에세이〉가 그 길 위에서 묵묵히 한 걸음씩 걸어온 세월 속에는 분명 하늘의 은혜와 사람의 진심이 함께 스며 있었으리라 믿는다.
20년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이어져 내려온 이 동인지에 참여하고 페이지를 펼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그것은 글이 단지 종이 위의 기록이 아니라 그것은 누군가의 기도이고, 누군가의 고백이며, 누군가에게는 사랑의 언어라는 사실이다. 시와 에세이가 함께하는 이 지면에는 세상을 향한 따뜻한 위로가 있고, 그 속에는 삶의 고단함을 품어 안는 손길이 깃들어 있다.
스무 해 동안 〈시와 에세이〉를 지켜온 동인 여러분의 손끝마다 빛의 흔적을 본다. 그 빛은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우리 곁에 머문다. 앞으로도 이 문학의 등불이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비추며 진리와 사랑의 길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시를 쓰는 일은 결국 사랑을 나누는 일이다. 에세이를 쓰는 일은 삶을 나누는 일이다. 그 길 위에서 〈시와 에세이〉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서로를 격려하고 세상에 작은 평화를 전하길 소망한다.
주님의 은총이 이 동인과 함께하시길, 그리고 이 아름다운 문학의 여정이 앞으로도 변함없는 빛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