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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재현
국내작가 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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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재현
국내작가 문학가
1967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1999년 계간 《사람의 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 『우는 시간』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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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추천

  • 시인은 스스로 “정원사”라고 고백한다. 온갖 꽃들이 자라는 꽃밭, 그 꽃들을 어루만지며 다듬어 키우는 “정원사”는 ‘교사’의 다른 이름으로 걸맞다.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날/햇살 소복소복 내리 쌓이던/시골집 토담에 기대앉아/친구에게”(「김옥순전傳」) “나는 커서 선생님이 될 거야”라고 속삭이듯, 그러나 다부지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던 시인은 그예 농촌 벽지의 교사로 평생을 살았다. 앳된 초임 교사가 어느덧 한 학교를 책임지는 교장을 거쳐 퇴임에 이르렀다. 그동안 시인은 숱한 꽃들을 가꾸어 세상 밖으로 떠나보냈다. 개중에는 “온몸의 가시를 수시로 세우”(「고슴도치에게」)던 꽃도 있었고 “늦게 피는 꽃”(「꽃 필 때가 너에게 봄」)도 있었다. 멀리 영양으로 홀씨가 되어 날아온 “서울 촌놈” “대구 촌놈”(「세상의 중심」)들이 있었고 “버려도 버려지지 않고/꽃을 피운 아이”(「버리지 않아서 다행이다」)들이 있었다. 시인은 온갖 꽃들이 피고 지는 교정에서 시심詩心을 잃지 않는 정원사로 꽃들의 길을 열어 주는 호미질을 하며 어쩌면 스스로 꽃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틈틈이 정원 일기처럼 써 온 시들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많은 순간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무엇’은 정작 자신을 위한 것이기가 십상이다. 시인의 웃는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내 말에 동의할 것이다. 꽃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런 밝은 웃음을 피울 수 있단 말인가!
  • 아파 본 사람이 쓴 시는 읽는 사람도 아프게 한다. 정솔 시인이 고백 하는 그가 살아온 세상은 “나비 숲이면서 나비 숲이 아닌/나비 세상 이면서 나비 세상이 아닌/나비들의 감옥”(「훨훨」)이었다. ‘온통 정지선 이 쳐진 세상’, “지지” “지지”(「지지」) 손사래를 치면서 외면해야 하는 것 들이 지천인 세상에서 시인의 날갯짓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물에 젖 은 나비의 가녀린 날개를 파닥여 나아가는 세상이라니…. 시인은 또 자신이 살아온 방식이 “지는 연습”(「서바이벌리즘」)이었다고 고백한다. 지는 연습에 몰두한 나머지 집으로 돌아오면 “약봉지 같 은 허전함”(「슬하」)이 켜켜이 쌓여 갔으리라.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허전함이, 지는 연습에서 획득한 패배감과 낭패가 암덩이를 떼어내 듯 시인에게서 시를 밀어내기 시작했으리라. 왜 모르겠는가. 다행히도 시인에게는 “아무리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는 발자국”(「고비 사막」)이 있다. 또한 무서운 세상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 응시하는 눈 빛이 있다. 암癌조차도 탐닉하는 앎에 대한 갈구가 있다. 시를 쓰지 않고 어떻게 배기랴! 이제 시인은 “지는 연습”을 끝내고 어떤 객체로 부터도 우위를 점하는 단단한 주체로 자신을 일으켜 세운다. ‘주체’ 가 된다는 것은 더 이상 “지지” “지지”하며 손사래를 치지 않아도 된 다는 것이다. 감옥을 빠져나온 나비가 되어 온갖 정지선을 넘어서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가 쓴 시 속에 갇혀 허우적거리지 않고 노를 저어 자기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나아가는 시인을 만나는 일은 적잖이 반가운 일이다. 자, 그럼 “예상치 못한 비에//(······)//작은 손가방을 머리에 이고 달릴 까/비 올 적마다 사는 우산을 또 살까/궁리에 궁리를 더하다//빗속 으로 뛰어든다”(「궁리」) 시인을 따라 정솔 시인의 시집 『사막여우가 우 는 저녁』 속으로 뛰어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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