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을 사랑한다. 이 말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매체를 뛰어넘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영상과 글을 넘나들며 작업을 하고 있다. 단편영화 〈BJ PINK〉와 〈소년의 자리〉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단편 수상 작품집 2021』에 수록된 단편 「토막」과 안전가옥 앤솔로지 『호러』에 수록된 단편 「습습 하」를 집필했으며, 단편집 『그분이 오신다』를 출간했다.
위험은 언제나 매뉴얼로 만들어 관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안전한 범주에 모든 것을 가두고는 스스로 안도한다. 우리가 길들이지 못할 것은 없다는 환상, 우리가 만든 것은 반드시 우리 편일 것이라는 기만, 그리고 그 모든 착각이 아무런 경고도 없이 무너지는 순간을 나는 보고 말았다.
서른 즈음 뭐라도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세계 . 이 세계에선 평생 동안 타인보다 내가 더 잘난 부분을 증 명하며 살아야 한다. 어떤 것이 좋아서, 혹은 잘하고 싶어서 하는 건 시간 낭비거나, 사치거나, 등신 짓이거나 셋 중 하나 다 . 그러니 모두들티 내기 바쁘다. 부모든 학교든 직장이든 배우자든 간에 뭐라도 좀 되어야 쓰레기 취급받지 않으니까 모두가 산꼭대기 벼랑 끝에서 까치발을 들고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