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도취가 구겨지는 공명이 임솔아의 소설에 새겨지는 건 문장 사이사이에 만남과 교차에 대한 몰입이 조용한 숨소리처럼 스며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장면을 보기 위해서, 그런 만남을 환영하기 위해서.
이 소설들에는 끝없이 상상하고 되비추는 방식을 통해 우리가 보지 못한 타인의 장면을 마련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 신비로움 속에 깃든 사랑의 세계는 임솔아가 그려낸 긍정적인 마주침들이다.
하루에 내뱉고 들이쉬는 이만 번의 호흡에 새겨진 각각의 사정과 아름다움을 수집하기 위해, 그리고 각기 다른 그 숨이 전부 어렵게 내뱉어졌다는 걸 기록하기 위해 이 소설집은 생겨났다. 정선임은 그렇게 모든 일상의 면면을 세계의 희망으로 받아들여 채록한다. 작은 생명이 군집되어 우글거리는 미니어처와 디오라마, 그리고 옥상 정원의 풍경 속에서 멸망 직전의 우주를 구해내는 역설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