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류에 가만히 몸을 맡긴다. 그윽한 시가 냄새가 물결 위로 퍼져 나간다. 나는 아스라한 과거로 한없이 떠내려간다. 여섯 살의 내가 외조모의 영정 앞에서 생애 첫 이별을 배우고, 열다섯의 내가 장애 선고를 받고 주저앉아 짙은 절망을 온몸으로 뒤집어쓴다. 스무 살에 서글픈 사랑에 앓아눕고, 고약한 상사를 만나 남몰래 눈물을 삼키는 방법을 터득한다. 서른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문학에 눈을 뜨고 상처를 쓰다듬는 법을 배운다. 위화의 글을 읽는 일은 잊고 지낸 아픔과 잃어버린 시간 들을 향해 필사적으로 역류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엉망이고 음침한 감정을 온전히 쏟아내고 분출해야만 비로소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는 그의 솔직한 고백 앞에서는 끝내 가슴이 먹먹해진다. 상처투성이의 생일지라도 묵묵히 오늘을 버텨내는 우리 모두에게 그의 문장은 등 뒤를 쓰다듬는 깊은 골짜기 산들바람처럼 진솔한 위로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