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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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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보다 ‘식구’라는 말을 좋아한다. 식구는 ‘한집에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하는 사람.’ 내게는 함께 살고 있지는 않지만 식구로 얽힌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명절이면 한식구처럼 모이고 서로의 생일을 챙기며, 기쁨과 슬픔의 순간을 함께 나눈다. 우리 사이에는 장애라는 공감대가 혈연보다 끈끈하게 이어져 있다. 나를 비롯한 내 식구들은 탈가족화한 이들이 대다수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절연을 선택한 것에 후회나 미련은 없다. 그건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 p.9 ”장애인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존재다. 보편의 기준을 다시 쓸 수 있게 우리 삶을 성찰하게 하는 깊고 크고 빛나는 존재다. 소외되어야 할 목소리가 아니라, 중심을 다시 설계하게 만드는 목소리다. 단지 ‘버텨온 사람’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 새로운 길을 여는 사람이다. 장애 여성은 이중의 침묵 속에 존재해 왔다. ‘여성’이라는 사회적 성역할 안에서, ‘장애인’이라는 분리의 경계 안에서 장애 여성의 목소리는 쉽게 지워지고 만다. 우리의 목소리는 더 힘 있는 스피커에 의해 대신 말해지고는 했다. 그러나 이제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장애 여성은 누구인가?”에서 “장애 여성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로 다시 물어야 한다.” --- p.25 “내게 살날이 석 달 정도 남아 있다면 우선 집으로 돌아와, 첫째 달은 주변 정리를 해야겠다. 주변 정리라야 별 게 없다. 혹시 그동안 써왔던 글 중에서 미발표 원고가 있다면 정리해 두어도 좋겠다. 내가 죽은 뒤 내 글에 관심을 가질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쓸데없는 물건들은 좀 버리고 떠나고 싶다. 장애 특성상 우리 부부에게는 버리는 일이 쉽지 않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우리 부부는 남의 손 타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쓰지 않은 이불을 장롱 속에 잔뜩 쌓아 놓았고, 아들의 농구공, 훌라후프 같은 잡동사니도 버리지 않고 거실 구석에 처박아두었다.” --- p.38 “무대 위에서 장애 배우들의 몸과 언어는 기능적으로 평가받거나 장애의 경중으로 나뉘지 않는다. 오히려 시선의 주체가 전복되거나 교차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바로 그 경계에서 장애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동료 배우들과 함께 연극을 해나간다. 몇 년 전부터 단원들과 함께 자신의 몸을 기준으로 신체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대칭이나 균형이 기준이 아닌, 각기 다른 형태의 몸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작업이다. 자기 몸의 형태와 상태 등을 객관적인 언어로 기술한다. 기록 작업을 거친 뒤에는 서로의 기록 내용을 공유한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나의 몸과 타인이 바라보거나 느끼는 몸이 함께 이야기된다.” --- p.51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지칠 대로 지쳤다. 왜소증이 동반되는 희귀질환 때문에 나는 작은 체격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인다고 해서 의존적인 사람으로 취급하거나 나이를 낮추어 보는 사람들이 있다. 무례한 이들에게는 나도 가끔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는 한다. 장애인이 쇼핑몰을 돌아다니기 힘들다고 해서 보호자가 골라 주는 옷만 입어야 할까?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이다. 온라인 쇼핑을 통해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직접 고르고 살 수 있다. 최근에는 하티스트 같은 장애인 패션몰도 늘고 있다. 장애인도 자기 몸에 편하고 실용적이면서도 개성을 추구하는 옷을 구입할 수 있다. 우리는 각자 취향에 맞는 옷을 골라 입을 권리가 있다.” --- p.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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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존재다. 보편의 기준을 다시 써야 할 만큼 깊고 크고 빛나는 존재다. 소외되어야 할 목소리가 아니라, 중심을 다시 설계하게 만드는 목소리다.” 공저자인 장은미 작가의 말이다. 소수자와 약자를 우린 습관적으로 붙여 쓰지만, 소수자가 곧 약자는 아니다. 강인한 소수는 생태계 안에서 변이를 일으켜 진화를 이끌기도 하고, 완전히 새로운 생명력으로 변화에 적응함으로써 종의 멸망을 막는다. 이런 소수가 약자일 리는 없다. “언젠가 전혀 이렇지 않을 것이다”라는 책의 제목은 시대의 상징 문장이 될 만하다. 존재가 아니라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적응이 아니라 저항이 인간 존엄의 방식이라는 것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퇴행의 시대, 도태되는 정신으로 살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 김성신 (출판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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