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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프롤로그 : 철학적 물음으로서 동물 -1장. 동물이란 무엇인가? ― 생명철학의 토대와 고전적 개념 생명체로서의 동물 : 종속영양, 운동, 감각기능 우주에서 동물의 위상 : 정태적 영혼의 단계적 질서에서 역동적 진화과정으로 감각적 존재로서의 동물 본능적 존재로서의 동물 자동기계로서의 동물 주체로서의 동물 -2장. 나는 동물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박쥐로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식론적 핵심물음으로서 의인관 ‘동물의 정신’에서 ‘영리한 한스’로 ‘언어적 전환’ 이후 동물의 사고 유인원에 관한 담론 -3장. 나는 동물을 배려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물음은 왜 제기되는가? 모든 동물은 평등한가? : 도덕적 지위, 이익, 평등성 문화적 산물로서 법 : 계약을 맺을 수 없는 동물 고대의 자연법 : 이성적 존재를 위한 배타적 도덕 정의를 위한 동물의 이성 : 테오프라스토스, 플루타르크, 포르피리오스 성경적 자비와 철학적 동정에 대하여 근대 자연법과 이성법 : ‘간접적 의무’란 무엇인가? 자연주의적 동물윤리학 : 직접적 의무, 도덕적 권리와 이익 -에필로그 : 동물은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부록 주요개념 동물에 관한 철학사 참고문헌 찾아보기 역자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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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부터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문화적 산물인 법적 논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찍이 헤시오도스는 동물은 법이 없기 때문에 서로 잡아먹으며 살지만 인간은 제우스가 부여한 법이 있기 때문에 동물과 달리 우월한 존재가 될 수 있었다고 신화적으로 설명했다. 에피쿠로스는 인간은 쾌를 위해 서로에게 해를 입히지 않겠다는 보호계약을 맺는 능력을 가졌지만 동물에게는 법도 불법도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전통은 근대 계약법으로 이어졌다.
---p.14 근대의 동물윤리학자들은 동물에 대한 자비, 동정, 배려와 같은 간접적인 의무로 만족할 수 없었다. 이들은 인권과 마찬가지로 동물권도 자연법적이며 신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의무, 즉 정의의 의무를 동물에 대해 가져야 함을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최초로 동물보호법 제정을 위해 노력한 제러미 벤담(1748~1832)을 거쳐 프랑스 혁명 이후 이익의 평등한 배려를 주장하는 동물윤리로 발전되었다. ---p.16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영혼은 다음과 같은 세 층위의 기본형식을 보인다. 우선 영혼은 감각 없이 장소에 고착된(sessil) 식물의 발생과정에서 드러난다. 식물영혼의 능력은 성장과정, 영양과정, 번식과정에 제한된다. 다음으로 영혼은 감각할 수 있고 자유로운 장소운동의 특징을 가진, 즉 운동하는mobil 동물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에서 드러난다. 인간은 탁월한 이성능력을 통해 앞서 언급한 모든 생명운동을 완성한다. ---p.33 오스카 풍스트(Oskar Pfungst)는 고전적 저서 『오스텐 씨의 말(영리한 한스). 실험적 동물심리학과 인간심리학을 위한 기고』에서 영리한 한스의 도전을 “동물영혼에 대한 물음의 역사”에서 나타나는 ‘두 가지 경향’의 한가운데 서있을 수밖에 없는 인간학의 도전으로 규정했다. “한 경향은 동물을 인간으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밀쳐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다른 경향은 동물에 가깝게 다가가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동물의 많은 행동이 이성, 즉 개념적 사고에 대해 어떤 것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논란의 여지가 없었다. ---p.101 토마스 아퀴나스는 1500년 이후 그의 『신학대전』에서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증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을 이끌어냈다. 사람들은 동물에게 어떤 호의도 베풀 수 없다. 왜냐하면 동물은 행복의 능력이 없으며 창조자조차도 동물에게 어떤 친애도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p.146 다른 한편에서는 종교개혁 시기에 나타난 비관적 인간학이 겹쳐 있다. 인간이 원죄로 인해 근원적으로 고통이 없는 창조질서 속에 있었던 모든 피조물에게 고통을 야기했다는 사상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었다. 죄인인 인간(homo peccator)과 창조의 타락(natura laps)은 과거를 회상했을 때 드러나는 책임에 대한 사상만이 아니라 미래적 전망에서 획득해야 할 부분적 회복의 사상도 암시한다. ---p.167 “대부분의 인간은 종차별주의자이다.” 이것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윤리적 관계를 드러내는 피터 싱어의 도발적인 발언이다. 그는―처음부터 분석적 도구와 논쟁적 무기의 기능들에서 사용되는―‘종차별주의(Speziesismus)’라는 용어를 일상적 행위는 물론 윤리적 반성에서 부당하게 인간을 ‘다른’ 동물보다 우월하게 여기는 태도를 비판하는 데 적용한다. 이미 여기에서 싱어가 ‘인간’이라는 의미를 순전히 기술적인 생물학적 종의 특징으로 환원하며, 그것에 대해 어떤 가치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입장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p.196~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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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얼마 전에 주인을 알 수 없는 대형견에 50대 여성이 물려 죽는 참혹한 사건이 일어났다. 책임을 질 주인을 찾는 것도 문제였지만, 사람을 물은 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사람을 문 맹견이기에 안락사를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관리하지 않은 견주가 책임을 질 문제이기에 동물보호소로 보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았다. 이렇듯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동정 내지 보호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도 있고, 사나운 짐승이나 고기 또는 사물로 대하는 이도 있다. 또 동물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동물과 관련된 도덕 및 법 문제와도 결부된다.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이는 결국 “동물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동물을 동물로 규정하는 ‘본질’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피터 싱어까지 동물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한 시대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동물이론을 처음 제시한 아리스토텔레스(BC 384 ~ BC322)부터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고 선언한 피터 싱어(1946~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설명하는 핵심적인 개념들도 다양한 변화를 거쳐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 개념은 유기체의 생명운동 원리로서 그 능력에 따라 서열을 결정한다. 이에 따르면 지각능력과 감각능력을 가진 동물은 감각이 없는 식물과 감각능력과 사고능력을 가진 인간 사이에 놓인다. 이러한 영혼의 서열적 단계질서는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자연법 이론에 영향을 주었다. 영혼뿐만이 아니라 본능, 감정, 이성과 같은 개념들이 동물에 대한 다양한 이해의 저변에 자리를 차지한다. 이 책은 이러한 개념들과 더불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 전체에서 드러나는 동물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아우르는 동물철학의 역사서이다. 우리는 종차별주의자인가? 동물 사육농장에서 끊임없이 출산을 해야 하는 어미 개를 데려다 애견미용학원에서 미용 실습을 한다는 게 알려지면서 동물학대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한 번 일어났다. 실습생의 실수로 상처가 나도 치료도 해주지 않고 노령의 개를 차가운 물로 목욕을 시킨다는 것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이런 일이 생기면 동물보호법이 개정되기도 한다. 동물은 인간의 윤리와 법 체제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변론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우리는 동물을 배려해서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일반화된 것은 최근의 일이며,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한 법 제도가 논의되면 인간의 권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부분의 인간은 종차별주의자이다”라는 현대 동물윤리학의 주창자라 할 수 있는 피터 싱어의 도발적인 발언은 불편하지만 피해갈 수 없는 지적이다. 동물보호법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주는 동물윤리학은 아주 최근에 생긴 분야이다. 20년 전에만 해도 대학에서 동물윤리를 위한 철학 세미나는 일반화된 것이 아니었다. 1990년대 이후에야 일반 철학사전과 윤리학 개론에 동물윤리에 대한 항목이 들어갔다. 비로소 동물윤리학이 철학분과로 성립된 것이다. 이 책은 철학적 인간학에 기초하여 재구성된 ‘철학적 동물학’에 대해 논의하고, 서구 윤리학의 전통에서 권리개념, 이성능력에 대한 평가, 위계적 목적론을 재검토하는 과제와 함께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이익, 그리고 평등성에 대한 논의를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동물윤리학’을 위한 참고서이기도 하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부분(1장)은 서양 철학 전체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동물에 대한 이해를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생명철학 및 자연철학의 관점에서 기술하고, 거기에서 각인되고 있는 동물에 대한 본질적 규정과 개념들을 설명하는 “동물철학의 역사”이다. 철학사 속에서 파악된 동물에 대한 규정은 네 가지, 즉 ① 감각적 존재로서의 동물, ② 본능적 존재로서의 동물, ③ 자동기계로서의 동물, ④ 주체로서의 동물로 분류되고 있다. 이 규정들은 한 시대에 국한되기보다는 철학사적 맥락에서 다양한 입장과 관점들과 연결된다. 두 번째 부분(2~3장, 에필로그)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논의, 특히 칸트의 철학에 기초하여 재구성된 “철학적 동물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기 위해 칸트가 제기한 세 가지 물음들을 동물의 본질에 대한 물음과 연결시켜 “인간은 무엇을 알 수 있는가?”라는 인식론적 물음을 “나는 동물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인간은 마땅히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윤리적 물음을 “나는 동물을 배려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으로, “인간은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라는 종교적 물음을 “동물은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라는 물음으로 재구성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