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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 애벌레의 집
집을 돌려주세요 14 | 아파트 16 | 별들의 집 17 개구리네 집 18 | 주택난 20 | 주택난·2 21 비둘기의 반성문 22 | 진짜 아닌데 24 | 애벌레의 집 25 꿀꺽괴물 26 | 할아버지 손 28 우리 집엔 요원이 산다 29 제2부 | 두고 보라지 목련 32 | 일곱 살 영선이 삼촌 34 | 파란 나비 35 놀기대장 김민성 36 | 옥수수 38 | 겨울나무 39 카톡하고 와 40 | 놀이터 42 | 걱정타령 44 | 바람 45 두고 보라지 46 | 뻘차 48 | 외달도 51 | 바다 52 제3부 | 버려진 것들 버려진 것들 56 | 해맞이 58 | 정말 무슨 일이야 59 핸드폰 새 60 | 국경일 62 | 힘들다 63 | 13살 눈치 64 2학년 66 | 너무 다른 너 67 | 머리카락 68 | 레퍼 70 제4부 | 사랑이 한 다발 눈의 마음 74 | 민들레 76 | 민들레 씨앗 되어 78 잠자는 채소 79 | 비누의 마음 80 | 소나기 82 | 매미 83 조심해야지 84 | 꽃구경 와 86 | 바나나 나무 87 | 벽 88 뿌리 89 | 사랑이 한 다발 90 제5부 | 뭐하고 놀아 모기의 하루 94 | 애국자 96 | 봄바람 97 | 너 진짜 98 모기의 고백 100 | 뭐하고 놀아 102 | 용케도 알아차리고 104 그랬나 봐 106 | 고추대궁 107 | 쑥 108 | 나는 안다 110 조금만 더 힘내자 112 | 올챙이를 만나다 113 해설 | 자연의 말을 동시로 전해주는 시인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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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돌려주세요
나는 집을 잃어 버렸어요 학교에서 학원으로 학원에서 체육관으로 또, 공부방 빙글빙글 나는 지구처럼 돌아요 손톱만큼 남았던 해도 집으로 가고 없는데 -나에게 제발 집을 돌려주세요 엄마 아빠가 있고, 웃음이 가득한 그런 집 아파트 13층 아파트 베란다에 황조롱이가 알을 낳았다 엄마 황조롱이 품에서 세 마리 새끼 황조롱이 태어났다 먹을 것 입에 물고 와 입 속으로 쏘옥 넣어 주고 다시 먹을 것 찾아 아파트를 떠나는 엄마 황조롱이 하루 종일 엄마 기다리는 아파트 별들의 집 그 옛날 신라 때부터 첨성대를 세워 우주와 통하는 길을 만들었다 한 단 한 단 삼백 예순 개의 계단을 쌓아 놓고 하늘로 통하는 길을 열었다 사람의 수만큼 수많은 하늘의 별 고운 이름 하나씩 붙여주고, 은하수 같은 집을 만들어 주었다 신라 천년 속에 첨성대는 별들과 함께 살았다 주택난 물새들이 안전모 속에다가 알을 낳고 우체통 속에도 알을 낳고 주차장에도 알을 낳았다 그것도 부족하여 아파트 지을 때 쓰는 비계 사다리에도 알을 낳았다 차마 알을 치울 수 없어 하던 공사 중단하고 알이 깨어나길 기다리는 공사장 최 씨 아저씨 --- 본문 중에서 자연의 말을 동시로 전해주는 시인 나무들이 짙푸르게 우거진 계절, 김명희 시인이 두 번째 동시집을 펴낸다고 하네요.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해설을 쓰기로 약속했어요. 그런데 동시집 제목이 『꿀꺽괴물』인 거예요. 도대체 어떤 괴물인가 궁금해서 얼른 펼쳐보았어요. 아하~, 시인은 보통 사람과는 달리 주변의 온갖 사물과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가고 있었어요. 쉽게 말하면 자연의 말을 알아듣는 마법사 같은 시인이에요. 아파트와 개구리, 감자, 버려진 것들, 다람쥐 가족 등과도 속마음을 나누며 살아요. 그래서일까요? 그의 동시 속에는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발견이 있고, 가끔은 안타깝고 슬퍼서 눈물이 나오기도 하고, 더러는 너무 미안해서 화가 날 때도 있었어요. 나와 같이 시인이 쓴 동시를 읽어가다 보면 친구들도 시인이 자연 속 사물과 어떻게 속마음을 나누는지 곧 알게 될 거예요. 2 우리 아파트에서는 개구리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우리 집 돌려줘! 우리 집 돌려줘! 아파트 마당까지 뛰쳐나와 아우성치다가 사람들 발에 밟히고, 차에 깔려 더러는 죽고 있던 방죽 없애고 있던 산 없애서 아파트 짓느라 없어진 개구리네 집 할 수 있는 게 오직 목소리 높이는 것뿐이래 - 「개구리네 집」 전문 혹시 개구리가 개굴개굴 아우성치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나요? 그것도 시골이 아닌 도시의 높은 아파트 마당에서 말에요. 시인은 개구리가 ‘우리 집 돌려줘! 우리 집 돌려줘! 한다는 걸 알게 돼요. 개구리들이 자유롭게 살았던 ‘방죽을 없애고/ 있던 산 없애서’ 너무 원통해서 소리 지른다는 것을요. 도시 개발로 인하여 산이 깎이고, 터널이 생기고, 아파트가 올라가고. 솔직히 개구리나 다른 짐승들이 평화롭게 살던 삶의 터전을 사람들이 빼앗은 거예요. 순식간에 집도 놀이터도 다 빼앗겼으니, 내놓으라고 아우성칠 수밖에요. 어디 그것뿐이겠어요. 물새들이 안전모 속, 우체통 속, 심지어 주차장에도 알을 낳아요. 자연 파괴로 인하여 물새들도 살 곳을 잃고 「주택난」을 당하는 것이겠지요. 집에 대한 동시는 갈 곳 없는 인간의 이야기로 확장되어 갑니다. 침낭 속 어떤 아저씨가 공원 의자에 누워 자고 있어요. 시인의 눈에는 침낭이 「애벌레의 집」처럼 보여요. 그 모습이 안타까웠던 시인은 애벌레가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탈바꿈하여 날아가듯 침낭 속 아저씨도 스스로 날개를 달고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따스한 봄 햇살이 아저씨에게 소곤소곤 귓속말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집과 우리들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 「해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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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이사를 했는데 밤이면 개구리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그냥 개구리 소리가 아니라 목이 터져라 울어대는 거예요. 가만히 들어보니, “우리 집 돌려줘! 우리 집 돌려줘!” 하는 것 같았어요. 알고 보니까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 개구리들이 살던 방죽이 있었던 거예요. 개구리 떼들이 비가 오면 아파트 마당까지 나와서 항의 하는 것 같았어요. 차에 깔리어 더러는 죽고 사람들 발에 밟히기까지 하면서도 담을 타고 올라오는 등 그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어요. 황조롱이와 물새도 집을 잃고 방황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어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두 번째 동시집을 내게 되었어요. 총 5부로 나누어서 1부에서는 집과 우리들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2부에서는 나와 사물과의 관계를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보았어요. 3부에서는 변화되는 현실에서 우리의 반응을 그려보았고요. 4부에서는 서로를 위로해주고 걱정해주는 마음을 담아냈습니다. 마지막으로 5부에서는 조금만 더 힘내자고 걱정해주고 보듬어 주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길가에 핀 수많은 들꽃들을 보면 그 조그마한 꽃들이 하나 같이 제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여러분도 각각 모습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잖아요. 앞 다투어 꽃피우는 들꽃을 보면서 누군가 관심을 가지고 이름을 불러 주면 참 좋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허리 굽혀 자세히 보아야 이 아이들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보인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자세히 살펴보아요. 여러분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고 관찰한다면 개구리하고도 금세 친해지고 길고양이하고도 친구가 될 수 있어요. 들꽃들도 이름을 불러주면 살랑살랑 이파리를 흔들며 친구하자고 다가 올 거예요. 2021년 9월 김명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