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덕에는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선과 악에 관한 지식이 없는 상태, 즉, 순수함이고, 둘째는 근면과 헌신을 통해 선으로 악을 정복하여 쟁취하는 미덕이다.
--- p.32

세월이 흐르면 누구나 필연적으로 나이를 먹고 육체적으로 성장하지만, 영적 성장은 세월에 비례하지 않는다.
--- p.38

신화에서 강은 물질 세상과 영적 세상의 경계선을 상징한다. 물론 보통 사람은 평소에 이 강을 건널 수 없다.
--- p.40

하지만 ‘영적 세상’이라고 해서 다 순수하고, 깨끗하고, 성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영화를 본 독자는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속성은 인간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 p.54

고대 그리스인들은 모든 사람마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하며 필요할 때마다 조언을 해주는 ‘다이몬(Daimon 또는 Dæmon)’이라는 존재가 있다고 믿었다. 하쿠는 치히로의 다이몬이다.
--- p.60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행위를 영어로는 ‘raise’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Raise a child.’) 즉, 아이를 키우는 것은 ‘일으켜 세우는 것’에서 출발한다. 부모는 아이가 육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일으켜 세워주는 존재고, 스승은 사람이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일으켜 세워주는 존재다.
--- p.62

‘산다.’는 말은 ‘성장한다.’는 말과 동의어다. 존재의 목적 자체가 성장이기 때문이다.
--- p.67

부처는 우리가 진리에 이르는 여정에서 꼭 기억해야 할 두 가지를 이렇게 요약했다. “진리에 이르는 길에서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구도의 여정을 시작하지 않는 것, 둘째는 끝까지 가지 않는 것.”
--- p.83

공부는 단순히 지식의 축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 지식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까지 정복해야 진정으로 공부를 마쳤다고 할 수 있다. 힘을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오늘날에도 머리는 똑똑하지만 따뜻한 가슴과 인성이 결여된 자들이 세상을 활보하며 많은 이들을 비탄에 빠트리고 있다.
--- p.83

가마지가 치히로에게 ‘한번 시작한 일은 반드시 끝내거라!’라고 한 말은 이들처럼 한 번 반 태어난 자가 되면 안 된다는 일종의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