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함연진의 다른 상품
|
밤이 되어 별들이 뾰족한 가문비나무를 환하게 비출 때면 기온은 급격히 떨어졌다. 강아지는 은신처로 돌아가 조심스럽게 잘 곳을 정했다. 그는 원을 그리며 터벅터벅 맴돌다 마침내 깊은 한숨과 함께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자리를 잡았다.
--- p.23 그는 엄마의 모습을 찾으려고 애썼다. 작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뗐지만 더는 나아갈 수 없었다. 그의 몸은 경계심과 기대감 사이에서 갈기갈기 찢겨나가는 듯했다. 이윽고 마지막 발걸음을 내딛도록 그를 몰고 간 것은 어떤 순전한 그리움이었다. --- p.28 ‘계속 가렴, 쉬지 말고 계속 가.’ --- p.44 오랜 궁핍의 기간 동안 강아지는 아무 목적 없이 떠돌아다녔다. 그의 기억은 축축한 안개구름 같았다. 이따금 그는 건성으로 사냥했고, 때론 바스락거리거나 끽끽거리는 것을 맹렬히 쫓다가 나무 밑동 옆에서 잠들기도 했다. --- p.50 호수의 만 옆에서는 비버들이 자작나무와 사시나무를 부러뜨려 나무껍질을 벗겨내는가 하면 줄기에서 나뭇가지들을 잘라냈다. 통나무들은 벌거벗은 창백한 모습으로 물속에 뛰어들었다. --- p.56 강아지는 근육질의 성견으로 자라나고 있었다. 그의 내면에서도 무언가가 끊임없이 자라났다. 그것은 목적의식이었다. 입안에 피와 온기를 가득 채우는 일이었다. 계속해서 채우는 일이었다. --- p.76 호숫가는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존재들의 터전이다. 강아지도 그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는 늘 초조해하기 일쑤였다. 그의 몸은 곤충들이 옮기는 피부병 때문에 늘 긴장해 있었다. 햇볕이 비추면 불안해졌고, 따뜻한 밤에도 깊은 잠에 들지 않았다. --- p.80 습지 위로 서리가 얼어있었다. 그는 너무 익어 느글거리도록 달콤한 호로딸기의 냄새를 찾아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풀잎은 하나같이 가루투성이었다. --- p.96 강아지는 서리가 내리기도 전에 산허리에서 불어오는 날카로운 바람을 맞자마자 왔던 길로 돌아섰다. 그때부터 그는 새벽에만 사냥했다. 아무것도 잡지 못했어도 다시 또 달리기 시작했다. 그를 몰아붙이는 것은 굶주림보다도 더 강력한 무엇이었다. --- p.97 이야기는 그의 내면에 생생히 살아있었다. 그것은 불꽃처럼 타올라 어두운 밤이면 번쩍이며 날갯짓을 했다. 기억하는 것과 잊는 것은 똑같이 어둡고 비밀스러운 깊이를 지니고 있었다. --- p.101 사내는 매일 오후 늦게 배를 타고 왔다. 며칠 후 그는 먹이 장소를 오두막으로 옮겼고, 잘게 썬 내장을 바깥 계단 아래쪽에 있는 그릇에 놓은 다음, 비에 젖은 재킷을 그 위에 걸쳐 놓았다. 그는 집으로 향하기 전이면 오랫동안 배 안에 앉아 강아지에게 말을 건넸다. --- p.125 |
|
전 세계 22개국 출간,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스웨덴의 국민 작가, 케르스틴 에크만의 작품 세계! 전 노벨문학상 선정위원이자 유럽이 사랑하는 스웨덴의 국민 작가 케르스틴 에크만의 〈길 잃은 강아지〉가 출간되었다. 〈길 잃은 강아지〉는 〈아들의 밤〉에 이어 열아홉 출판사가 최초로 발굴해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북유럽 작가의 작품세계로, 유럽과 영미권의 독자들에게 〈Hunden〉이라는 원제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배고픔과 추위에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강아지는 살아남기 위해 사냥하고 안전한 은신처를 찾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다. 신뢰할 수 없는 적막과 냄새들 가운데서는 불안감을 느끼며, 그 무엇도 믿지 못하고 그저 정처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독자들은 집을 나온 한 마리의 강아지가 아무도 알 수 없는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여정을 지켜보며 그가 아무쪼록 따뜻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응원하게 될 것이다. 〈길 잃은 강아지〉는 비록 알 수 없는 이유로 길을 잃고 홀로 된 강아지 한 마리가, 살고자 하는 스스로의 강렬한 의지와 따뜻한 손길을 통해 다시 ‘누군가의 강아지’로 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삶에 지친 어른들에게 위안으로 다가가 앞으로 나아갈 힘을 선사하는 이 이야기는 담백하지만 시적인 문체로 마음을 울린다. 결국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된 강아지가 다시 누군가를 믿게 되는 이야기는, 분명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닮아있다. |
|
“길 잃은 강아지의 시선에 비춰진 험난한 세상을 그린, 반려동물에 관한 최고의 이야기” - 베릿 룬드퀴비스트
|
|
“그 자체로 아름다운 한 편의 시"
- 베키 허머 |
|
“명상으로 이끄는 감동적인 이야기” - 스테이시 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