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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이윽고 깊이 숨 쉬는 겨울 삶의 유한성을 느낄 때 전나무 “죽은 나무가 숲을 살린다” 잠재력을 깨워야 할 때 워싱턴야자 “우리는 당신을 믿어요” 지난날이 다 후회될 때 가래나무 “어제가 오늘을 키운다” 미치도록 외로울 때 겨우살이 “편히 기대어 살라” 꿈을 잃었을 때 산수유나무 “비로소 겨울눈이 눈뜰 때” 본성을 이기고 싶을 때 오동나무 “내가 나를 넘어선다” 대지에 숨통을 틔우는 봄 새 출발을 망설일 때 회화나무 “고목도 새순을 틔운다” 초라한 내 모습에 움츠러들 때 귀룽나무 “가장 연한 빛이 가장 밝다” 절망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단풍나무 “그늘에도 빛은 스민다” 더러워진 귀를 씻고 싶을 때 이팝나무 “꽃 피는 소리, 들리나요” 나만 뒤처졌다고 느낄 때 백목련 “모두의 제때는 다르다” 스스로를 믿지 못할 때 은행나무 “네 안의 봄을 깨워라” 푸른 숨결의 정점 여름 재능이 없다고 느낄 때 배롱나무 “꽃피는 자리는 따로 있다” 외모 때문에 움츠러들 때 산수국 “그냥 생긴 대로 살아” 물건처럼 쓰이고 버려질 때 칡 “모든 존재는 귀하다” 이제 늙었구나 싶을 때 느티나무 “백 년도 못 사는 것들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때 팽나무 “바람의 길을 내어라” 목표만 세우고 애쓰지 않을 때 벚나무 “진심을 다해야 이룬다” 나직이 숨을 고르는 가을 한계에 부딪혀 절망할 때 벽오동 “네게도 날개가 있단다” 어우러져 살기가 버거울 때 소나무 “때로는 고립도 필요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갑갑할 때 참나무과 “마음만 맞으면 가족이지” 결과가 시원찮아 힘겨울 때 감나무 “잠시 쉬어감이 어떠리” 기적과 요행만 바랄 때 화살나무 “내 아래 내가 쌓인다” 주변 사람이 하나둘 떠날 때 후박나무 “거리가 관계를 지킨다” |
장세이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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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든 사람이든 오롯이 홀로 사는 존재는 없다. 알게 모르게 모두 기대어 산다. 아등바등 홀로 살아보겠다고 애쓰기보다 힘들 땐 그냥 편히 기대도 좋다. 서로에게 기댄 줄기(人), 한 줄기에서 갈라진 나뭇가지(人), 그 모습이 곧 나무고 사람(人) 아니든가.
--- 「미치도록 외로울 때│겨우살이 “편히 기대어 살라”」 중에서 살다 보면 원치 않은 그늘이 드리울 때가 있다. 누구나 그늘을 좋아할 수는 없지만 견딜 수는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늘은 내력을 키운다. 끝끝내 그늘을 견디면 마음의 근력이 치밀해져 어지간한 외력에는 휘청이지 않는다. --- 「절망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단풍나무 “그늘에도 빛은 스민다”」 중에서 수백 송이의 백목련꽃이 햇살이 겨운 듯 잔바람에 너울거리는 광경은 나만을 위한 진주의 선물 같았다. ‘3월의 크리스마스!’라는 경쾌한 문구를 되뇌며 함박눈 같은 꽃송이를 올려다보던 순간, 생애 처음으로 ‘고결’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 「나만 뒤처졌다고 느낄 때 │백목련 “모두의 제때는 다르다”」 중에서 세상의 모든 풀과 나무가 제각각 다른 때 꽃을 피우듯 우리의 꽃피우는 자리도 모두 다르다. 꽃 핀 날은 잎과 열매가 맺힌 날에 비하면 무척이나 짧다. 하지만 꽃피기에 알맞은 제자리를 찾는다면 한 해에 백일 동안 꽃 피우는 배롱나무처럼 인생의 화양연화도 무한정 길어진다. 그러하니 ‘내 인생은 언제 꽃피려나’ 한탄하기보다 지금 자신이 선 자리를 돌아볼 일이다. 인생은 제게 꼭 맞는 자리, 마땅히 머물러야 할 제자리를 찾는 여정인지도 모르니. 그리하여 끝내 아름다운 꽃 한 송이 피우는 일일지도. --- 「재능이 없다고 느낄 때│배롱나무 “꽃피는 자리는 따로 있다”」 중에서 나무가 해거리로 더 나은 결실을 위해 숨을 고르듯 나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어린 시절처럼 단감 한 입 베어 무는 여유를 즐기며 다시 곳간을 채우기로 했다. --- 「결과가 시원찮아 힘겨울 때│감나무 “잠시 쉬어감이 어떠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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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끝날 것 같지 않던 좁고 긴 그 길 속에서도
나무는 내게 너른 품을 내어주었다” 느긋한 걸음으로 숲을 거닐다 만난 스물네 그루 나무와 나눈 따뜻한 문답 장세이 작가가 나무와 함께한 초록빛의 기록이 담긴 에세이. 그저 나무를 공부하려 했을 뿐인데 숲과 함께 숨 쉬며 성장할 수 있었던 나날들이 담겼다. 책에는 인생의 고비라고 느꼈을 때 길가의 벽 틈을 비집고 자라난 오동나무를 보며 느낀 감동, 황량한 겨울숲에서 새로운 봄을 준비하는 나무의 자그마한 겨울눈에서 본 경이, 다른 나무와 함께 살아가며 힘들 땐 기대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겨우살이에서 받은 단단한 지지처럼 그 자리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나무에서 받은 따스한 위로와 다정한 격려의 순간이 쓰여 있다. 그녀는 오늘도 숨 쉬러 ‘숲’으로 간다고 했지만 나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당신의 숲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에는 《연필》의 작가 김혜은의 따뜻한 식물 일러스트레이터가 함께해 감동을 더했다. 그늘을 버티고 자라는 단풍나무, 좁은 틈에서 더 단단해지는 오동나무, 거리 두기로 서로를 지키는 후박나무…. 지친 나에게 내리는 나무의 초록빛 처방 책에는 저자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만난 스물네 그루 나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무는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이 변한다. 봄에는 모두에게 뽐내는 듯 활짝 꽃이 피었다가 겨울에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삐쩍 마른 가지만 남겨지기도 한다. 언제나 상황에 맞추어 변하지만 또 자신이 움튼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키는 나무의 모습은 여행 기자, 생태책방 주인, 프리랜서 편집자, 숲 해설가 공부를 한 저자의 삶과, 또 각자가 뿌리내린 곳에서도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그래서 수많은 고민과 절망 속에서도 또 견뎌내고 버티며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에 대한 해답을 계절과 환경에 맞추어 변화하는 나무의 생태에서 볼 수 있다. 너른 숲을 공부하러 갔지만, 각각의 나무 하나하나의 깊이에 빠진 작가의 나무 이야기는 결국 치유와 응원의 메시지로 우리에게 닿는다. “나무는 스스로를 믿지 못할 때 첫발 디딜 용기를 외로울 땐 편히 기대어 살라는 위로를 건넸다” 오늘의 초록을 매만지고 끌어안으며 내 곁의 숲에서 숨 쉬는 하루 숲과 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위로는 지금 우리에게 더 특별하다. 어느 때보다 깊은숨을 들이마시는 일이 소중해진 요즘, 나무의 초록을 보면 숨이 저절로 가다듬어진다. 아무 말 없는 식물과의 관계 맺기는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것들에 응답하기 바쁠 때, 오히려 ‘나’를 다시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무가 전하는 묵묵한 격려와 다정한 위로를 받길. 당신의 조금은 힘들고 지친 일상에서 이 책이 당신만의 숲과 함께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