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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1부2부3부작품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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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men Lafo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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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을 잃은 전후 스페인 문학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다카르멘 라포렛은 이 작품을 통해 스페인 내전의 후유증과 암울한 시대상을 예리하고 우아한 필치로 묘사한다. 자유민주주의와 파시즘이 서늘한 긴장감으로 대립하는 세계에서 등장인물들은 노이로제와 정신착란, 기이하게 뒤틀린 인정 투쟁, 굶주림에 시달리며, 분출할 데 없는 욕망의 도피처로 성性의 세계에 빠져든다. 그 모든 일들이 벌어지는 주인공 안드레아의 세계를 한 단어로 상징하는 작품의 원제 ‘Nada’는 우리말로 ‘무無’, 즉 ‘아무것도 없다’, 를 뜻한다. 안드레아는 꿈을 좇아 도착한 도시 바르셀로나가 기존의 가치와 질서, 생명력, 개인의 삶까지 파괴된 폐허로 추락한 모습에 직면하고, 자신의 존재마저 ‘무無’로 환원되지 않도록 집요하게 자기정체성을 추구해나간다. 좌절, 증오, 고독, 불화, 그리고 고통으로 점철된 인물들에 대한 작가의 감정이입은 작가가 열렬히 좋아했던 도스토옙스키를 연상시킨다. 동시에 소리 없이 투쟁하는 안드레아의 몸부림을 프랑수아즈 사강을 닮은 섬세한 문체로 그리며 침체되었던 스페인 문단에 신선한 충격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카르멘 라포렛은 때로는 터져버릴 것 같은 열정이, 또 때로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정이 묻어나는 문장으로 안드레아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미묘하고 능숙하게 쓰인 이 소설에서는 이야기된 것보다 침묵된 것들이 더 큰 의미를 지닌 채 독자들을 시종일관 형언할 수 없는 고뇌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폭력으로 해소되는 불안들, 불안을 등진 욕구들 주인공 안드레아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외가가 있는 바르셀로나로 온다. 하지만 머물기로 한 외갓집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손 닿는 곳마다 때가 찌든 집과 표정 없는 얼굴들이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긴장된 분위기가 감도는 이곳에서 안드레아의 꿈 역시 곧장 벽에 부딪히고 만다. 잔인할 정도로 관능적이며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큰삼촌, 겁박과 희롱을 일삼는 작은삼촌, 큰삼촌과 결혼했지만 작은삼촌과의 미묘한 관계 속에서 시종일관 가족 간 극한 대립을 불러일으키는 외숙모, 안드레아의 젊음과 젊음으로 인한 시도마저도 억누르고자 하는 이모, 이렇게 황폐해져가는 가족들을 지켜보면서 정신까지 놓아버린 외할머니가 있다. 불안이 폭력으로 해소되는 이 천박한 소우주에서 안드레아의 욕구와 바람은 매번 억눌린다. 끈적한 때와 절규가 엉겨붙어 있는 이곳으로부터 안드레아는 간신히 발을 떼고 대학에서 만난 아름답고 품위 있는 친구 에나와의 관계에 집중하지만 불안을 등진 욕구는 늘 위태롭다.반미치광이가 되어버린 친척들 틈, 안드레아의 감정을 그린 상세한 해부도라 할 수 있는 이 소설 속에는 내전으로 불타버린 풍경만이 스쳐지나가듯 언급될 뿐 정치적 암시 같은 것은 손톱만큼도 들어 있지 않다. 다만 인물들이 뿜어내는 불안한 기운은 온몸을 갉아먹는 암세포처럼 소설 전반을 무겁게 짓누른다. 이 소설은 질식할 것 같은 현실에서도 어떻게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확립하고 젊음의 에너지를 발산해보고자 하는 진솔한 고백이자 은밀한 저항의 기록이기도 하다.공포소설과 실존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성적 소설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추천의 글에서 “자유의 결핍과 검열, 편견과 오만, 소통의 부재 등이 팽배한 야만적 사회상을 또렷하고 완벽하게 재현해낸” 이 소설을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평가한다. 카르멘 라포렛은 무기력과 무질서로 점철된 도시 속 불안한 인간의 운명, 소통 불가능성, 인간관계에서 수반되는 갖가지 형태의 폭력을 긴장감 있게 다루며 이 소설을 실존소설이자 공포소설로 구현해내는 데 성공한다. 공포소설과 실존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소설이 작가가 직접 경험한 실제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그린 소설이라는 점 또한 의미심장하다. 첨예한 대립과 상징들로 가득한 이 1인칭 소설을 읽으며 독자는 작가의 실제 삶과 1940년대 스페인의 풍경을 자주 들추게 된다. 현실과 허구,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할 수 없게 된 이 난파된 공간에서 안드레아는 때로 중심화자라기보다 상황의 목격자 또는 증인으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필요에 따라 주인공과 적정 거리를 조절하며 개성 강한 주변 인물들에 감정을 이입하거나 소설 속에 가득 찬 시적 형상들을 음미하며 1인칭 소설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작가 카르멘 라포렛은 “혼란스러운 운명에 처한 인물들 속에서 주인공 안드레아는 끝없이 진실에 대한 신념과 조화로운 삶,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굳건한 삶의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르오 바르가스 요사에 따르면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추구하려는 진리란, “오로지 픽션이라는 미로와 상징을 통해서만 드러낼 수 있는, 위험천만하되 늘 손가락 사이를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그런 존재다. 그런데 카르멘 라포렛은 그 진리를 마침내 손안에 넣고야 말았다. 그러기에 반세기가 지난 이 시점에서도 그녀의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운 『아무것도 없다』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리라.”사르트르와 카뮈를 떠올리게 하는 천재적 작품, 그러나 그보다 신선하며 생기가 넘친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 힘을 쏟는 미묘한 책이자 능숙하게 쓰인 다성적 소설. 오늘날의 정치 풍토와 사회적 태도가 이 소설과 맺는 섬뜩한 연결고리를 무시할 수 없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복잡하고도 성숙하며 지혜로운 소설이 20대 초반의 누군가에 의해 쓰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소설은 그 힘과 독창성을 잃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철학적으로나 문체로나, 파시즘이 승리한 가장 어두운 시대에 자유롭게 우리에게 말을 거는 현대적 목소리. 놀랄 만큼 세련됐다.- [인디펜던트]내전에서 살아남았지만 프랑코의 독재정권으로 침묵하고 있는 1940년대 바르셀로나의 기묘한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소설이 표현하는 은밀한 저항정신은 여전히 설득력을 잃지 않는다.- [뉴욕타임스 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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