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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길 /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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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구부러진 길』의 특징
① 그야말로 쉽고 깨끗한 말! 시 ‘구부러진 길’을 읽어보면 구불구불 흐르는 ‘말의 길’을 느낄 수 있다. 들길, 산길, 고개도 넘는다. 하지만 ‘말의 숨결’은 순하고 다정하기만 하다. 요즘 여기저기서 우리의 말과 글이 심하게 오염되고 파괴된다는 걱정이 많다. 이런 때일수록 말과 글을 배우는 유아들에게 ‘구부러진 길’을 자꾸자꾸 읽어주고 싶다. ② 아이들에겐 자연을! 어른들에겐 향수를! 그림책 ‘구부러진 길’에는 도시 아이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자연이 펼쳐진다. 그냥 자연이 아니라 사람이 열심히 살고 있는 자연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큰 길에 자동차가 쌩쌩 달리고, 높은 빌딩의 그림자가 사람을 뒤덮는 도시의 삶만이 아니라 또다른 이웃들이 어디선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이웃 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반면에 어른들은 강한 향수를 느낄 것이다. 특히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은 더 그럴 것이다. 가난하고 불편했지만, 가마솥과 군불 같던 인정이 따사로웠던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는 시간에 젖을 것이다. ③ 아이들에겐 수수께끼! 어른들에겐 지혜! 그림책 ‘구부러진 길’을 읽은 아이들은 일평생 ‘구부러진’이라는 수수께끼를 풀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직선으로 쭉쭉 펼쳐지는 시대에 왜 자꾸 ‘구부러진’ 것들을 생각해야 하는지 말이다. 그리고 ‘구부러진’ 것들은 도대체 어떤 것들이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리하게 될 것이다. 어른들은 어떨까? 어른들에게는 그림책 ‘구부러진 길’은 천 갈래, 만 갈래 길이다. 한마디로 자기가 읽고 싶은 대로 읽히는 책이다.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할지는 각자의 몫이다. 자신이 살아온 대로 느끼고 볼 것이다. 울거나 웃을 수도 있고, 자책감 때문에 자기 머리를 한 대 콩! 쥐어박을 수도 있다. 떠나온 고향이 떠오를 수도 있고, 가슴이 뻐근하도록 어떤 사람이 그리울 수도 있다. ④ 누구에게나 선물하고 싶은 책! 그림책 ‘구부러진 길’은 누구에게나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우선은 시가 좋고, 그림이 또한 좋다. 아이들 스스로 읽고 생각할 것이 많고, 독서 후 여운이 긴 노을처럼 펼쳐지는 책이니 이웃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을 것이다. 어른들이 ‘구부러진 길’을 읽고 나면 반드시 어떤 한 사람이 떠오를 것이고, 그 사람에게 책을 꼭 선물하고 싶을 것이다. 특별한 이유를 찾지는 못할 것이다. 왠지 그러고 싶을 것이다. 이 말이 맞는지 안 맞는지 두고 보면 안다. 읽어 보면 안다. 그림책 ‘구부러진 길’은 앞으로 긴긴 인생길을 걸어갈 아이들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혜’를 가르쳐 주고, 이미 많은 길을 지나온 어른들에게는 잠시 쉬면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와 자신의 내면을 살필 ‘성찰’의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